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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벌탄원서 변호사의견서] 성범죄 재판, 가해자 세게 처벌하는 방법
"가해자가 최대한 높은 형량을 받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피해자 변호사로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가해자가 단 1개월이라도 높은 형량을 받게 하는 것, 즉 엄벌은 피해자의 제일 큰 관심사입니다.
막상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무도 속 시원하게 방법을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엄벌탄원서를 내면 된다는 뻔한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엄벌탄원서 하나 내면 판사가 엄벌을 해줄까요?
피해자가 적극적이어야 형량도 높아진다
피해자 변호사로서 수많은 성범죄 재판을 보고 확신을 갖게 된 사실 하나는,
피해자가 자신의 간절함을 법원에 얼마나 잘 어필하느냐에 따라서 가해자가 받는 형량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성범죄 피해자에게 자꾸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경찰은 알아서 수사하겠다, 검찰은 알아서 처벌하겠다, 법원은 알아서 재판하겠다면서 피해자는 가만히 있으라 합니다.
그럼 진짜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가해자에게 감형을 해줍니다.
가만히 있으라 해놓고, 정말로 가만히 있으면 피해자가 괜찮아서 가만히 있는 줄 압니다.
반면에 가해자는 큰 돈 써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판에 가서 울고불고 자기 인생이 불쌍하다고 하소연을 해대니까
판사는 정말로 가해자가 불쌍한 줄 압니다.
이게 법의 속성입니다.
법은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사람에게만 혜택을 줍니다.
법은 가만히 있는 피해자를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재판에서 사사건건 싸워야 한다
그럼 피해자가 뭘 해야 할까요.
정답은 사사건건 가해자와 싸우고, 반성하고 있다는 가해자의 거짓말을 일일이 반박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판사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쌍한 사람은 죄를 짓고 처벌받는 가해자가 아니라, 무고한 피해자인 나라는 사실을 판사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이 당연한 사실도 피해자가 직접 말하지 않으면 법원은 알아주지 않습니다.
가해자의 범행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지금은 또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지 하나하나 법원에 알려야 합니다.
피해자가 이 재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판사도 가해자에게 부당한 감형을 해주지 못합니다.
가해자의 거짓말을 밝혀내야 한다
가해자들은 항상 감형을 요구합니다.
심지어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혹시 유죄가 나오면 감형을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말인데, 이 어이 없는 요구를 법원은 또 들어줍니다.
우리나라 법은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어떻게든 감형을 해주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직접 재판에 가서 가해자 변호사의 변론을 듣거나 가해자 변호사의 의견서를 열람해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우발적이었다, 술에 취해서 실수했다, 피해자가 먼저 여지를 줬다, 피해자가 동의한 줄 알았다, 피해자가 지나치게 높은 합의금을 요구해서 합의를 못 했다 등등
온갖 거짓말로 피해자를 괴롭힙니다.
이걸 내버려두면 판사는 가해자의 말에 속아서 감형을 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판사가 가해자의 말에 속지 않게 하려면, 가해자의 주장이 왜 거짓인지를 피해자가 직접 설명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엄벌탄원서를 내든 피해자 변호사 의견서를 내든, 아니면 피해자가 직접 재판에 출석하든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힘든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가해자의 거짓말을 열심히 반박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판사를 설득할 수 있고, 그래야 가해자에게 최대한 높은 형량이 내려진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