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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고소해서 가해자 처벌하는 방법
"신체 접촉이 있었나요?"
일단 언어적인 성희롱과 신체적인 성희롱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보통 가벼운 행위들을 묶어서 전부 성희롱이라고 하는데, 언어적인 성희롱과 신체적인 성희롱은 신고절차와 처벌 방법, 피해보상절차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나눠서 대처 방법을 결정해야 해요. 실제로 언어적인 성희롱은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신체적인 성희롱은 아무리 가벼워도 성추행에 해당되기 때문에 강제추행이나 업무상 위력 추행으로 강하게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게 성추행이 맞나 싶은 애매한 경우들 있잖아요. 은근슬쩍 손이나 팔 만지작거리기, 어깨나 허벅지 위에 손 올려놓기, 머리카락 쓰다듬기, 등쪽 속옷 위 만지작거리기 등등. 성추행 기준은 가해자가 손을 대는 것입니다. 꼭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지 않아도 내가 원하지 않는데 몸에 손을 대는 순간 가벼운 성희롱이 아니라 성추행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니까 가해자의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이 부분은 따로 빼서 정식으로 경찰에 성추행으로 고소를 해주세요.
"언어적인 성희롱은 원래 형사처벌이 불가능해요"
아니 성희롱인데 왜 형사처벌을 못 하냐 황당하지만, 우리나라 형사법에는 원칙적으로 신체 접촉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규정이 있고, 말로만 하는 성희롱은 처벌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저한테 이런 모욕적인 말을 했어요'라면서 경찰서에 가면 접수처에서 고소장 접수를 해주지 않고 돌려보내는데, 이게 바로 그 이유입니다.
대신에 예외적인 경우들이 있는데요, 바로 모욕죄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입니다. 언어적인 성희롱의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것은 가해자와 1:1 상황일 경우입니다. 만약 1:다, 즉 제3자들이 옆에 있는 상황이면 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모욕죄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성적인 모욕도 모욕죄에 해당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가해자가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나에게 성적인 이야기를 한다던가, 외모를 비하하면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직장 상사가 다른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성희롱을 하는 직장 내 성희롱 케이스가 많은데, 모욕죄를 이용하기에 아주 좋은 사건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야한 사진이나 채팅을 보내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 흔히 알려져 있는데요, 전자기기(핸드폰)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경우도 해당되기 때문에 언어적인 성희롱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나 카톡, 사내 메신저로 성적인 이야기를 한다거나, 갑자기 자기 몸 사진을 보내는 경우, 성인사이트 주소를 보내는 경우처럼 채팅이나 전화로 하는 성희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만 보관해도 증거가 되기 때문에 입증도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정리해드리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했으면 모욕죄, 전화나 메신저로 했으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입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세요"
내가 당한 건 신체 접촉이 없는 언어적인 성희롱이고, 가해자와 실제 1:1 대면 상황이어서 모욕죄와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전부 안 된다면 아쉽지만 형사처벌은 불가능합니다. 대신에 지인 사이의 성희롱이 아니라 회사에서 일어난 직장 내 성희롱이라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서 가해자가 사내 징계를 받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해서 처리하는 정식 형사처벌절차는 아니구요,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회사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가해자에게 감봉이나 정직, 심하면 해고같은 징계를 줄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신고가 좋은 점은, 형사처벌이 가능한 직장 내 성희롱 케이스에서도 중복으로 신고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이미 경찰서에 고소를 해서 진행 중이더라도 고용노동부 신고를 동시에 할 수 있고, 가해자에게 형사처벌과 사내 징계로 중복 처벌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피해보상은 합의금이나 민사소송으로"
경찰서에 신고(고소)를 하고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상황이면 가해자에게 합의금을 받고 합의를 해줘도 됩니다. 아니면 제대로 처벌받게 하고 민사소송을 해도 되구요. 이 부분은 다른 성범죄와 똑같습니다.
형사처벌까지는 안 되고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용노동부 신고를 한 케이스라면 민사소송으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이 안 되기 때문에 형사합의금을 받을 수는 없지만, 가해자의 성희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민사소송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