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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 증거 수집 방법은?
최근 뉴스나 미디어를 보면 하루가 다르게 발생하는 강력 사건과 묻지마 범죄들 때문에 우리 사회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고 정말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겠지만, 사건과 사고는 미리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의 인생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의 특수성
일반적으로 형사 사건은 피해자의 신고 또는 고소, 고발로 수사기관이 이에 대한 수사를 하여 최종적으로 법원이 범죄에 대한 유, 무죄를 판단합니다. 성추행, 성폭행과 같은 성범죄 역시 형사 사건이므로 마찬가지의 절차로 진행이 되는데, 성범죄는 주로 가해자와 피해자 단둘만이 있는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범행 장면에 관한 영상이나 목격 진술 등의 직접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성범죄 피해자가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피해사실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성범죄 피해자가 알아두어야 할 증거수집방법
재판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나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결국 재판부 또한 제시된 증거를 가지고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증거를 제시하여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까요?
첫째, 진료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가해자의 체액이나 기타 법의학적인 증거 수집은 보통 피해가 발생한 때로부터 72시간 이내에 검사가 이루어져야 가능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몰래 투여한 약물이나 과도한 음주로 심실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가 되어 피해가 발생했다면 혈액검사 등 진료기록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잠시 기억을 잃었다거나 또는 범죄로 인한 심리적인 충격, 그리고 공포 때문에 신속하게 병원에 간다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늦더라도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리고 법적으로도 말입니다. 왜냐하면 피해자가 신체적 피해를 염려하여 진료 기관에 가서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안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늦어도 2~3주 이내에는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사건 이전부터 다른 사유로 정기적인 진료를 받아 온 의료 기관이 있다면 그곳이 아닌 다른 진료 기관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범죄는 신체적인 피해 못지않게 정신적인 피해가 큰 범죄입니다. 따라서 진료기록은 신체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고, 정신과 진료나 전문 상담 등의 기록을 남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사건 자체를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고,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의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로, 그리고 가해자의 형량이나 형사 합의금, 민사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피해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사실 사건 자체도 다시 떠올리기 싫은 피해자에게 기록을 남기라는 것이 무척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건 경위만을 간략히 써도 좋고, 피해 당시 또는 기록하는 당시의 심경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일기나 메모든 형식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작성일이 전자기록으로 남는 매체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자필로 썼다면 촬영일이 기록되도록 사진으로 남기면 됩니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 등 신뢰할 수 있는 주변 사람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도 신체에 남아 있는 피해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좋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아는 사람이라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 통화를 하는 경우 그것을 녹음하는 것도 사건의 정황 등을 알 수 있는 증거가 됩니다.
흔히 골든타임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무엇이든 제때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범죄 피해자에게 신속한 대처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속하게 대응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반드시 방법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