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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사용 입증하여 강간상해로 처벌한 성공사례
사건의 의뢰
2018년 11월, 의뢰인은 가해자인 직장 선배와 음주 중 의식을 잃었다가 다음 날 가해자의 집에서 깨어났습니다. 옷이 모두 벗겨져 있는 등 강간 피해가 의심스러웠지만 전날 밤의 일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고, 가해자와 직장 동료라는 점도 마음에 걸려 사건 직후 검사를 받거나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약 2개월 후 지인들과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약물 사용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를 찾아왔습니다.
사건의 진행
약물을 사용하여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강간하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형법 제297조는 강간죄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01조는 강간상해에 대하여 강간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해란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람의 신체를 손상하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기능이 저하되어 생활상의 기능 장애가 발현된 것을 말합니다. 성범죄에 있어서 약물을 사용하여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면 상해로 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쟁점
의뢰인은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후 바로 검사를 받지 않아 약물 사용을 입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사건 당시의 기억도 거의 없어 강간으로 인한 피해 입증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약 물을 사용한 범행의 경우에는 유사한 피해자가 존재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해자의 주변 사람 그리고 다른 회사 동료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피해를 당한 2명의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피해자들의 진술을 계기로 수사는 가해자가 어떻게 약물을 입수했는지, 그 경로를 파악하는데 집중됐습니다. 결국, 가해자가 인터넷에 약물을 검색한 기록, 여러 차례 수면제를 처방받았던 의료 기록 등을 유력한 증거로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결과
약물을 사용했다는 사실, 그리고 강간에 관한 직접적인 물증은 없었지만, 다른 유력한 증거들로 혐의가 인정되어 가해자는 결국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약물 사용이 의심스럽다면?
2019년 발생한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에 의한 피해 사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안타깝게도 성범죄에 악용되는 이러한 약물의 밀반입은 계속 급증하고 있습니다. 밀반입이 7배까지 늘었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의 약물 검사 요청도 증가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가 약물 검사를 의뢰한 건수는 2017년에는 1,274건, 2019년에는 1,979, 그리고 2021년 2,538건으로 계속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8,795건의 약물 검사 가운데서 GHB가 검출된 사례는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해당 약물의 경우 체내 유지 기간이 짧고 4시간 이내에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통상 12시간, 최대 24시간 이내에 시료를 채취해야 범죄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 내에 검사받기가 어렵다 보니 약물 사용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사례처럼 신체에서 직접 약물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한다면 얼마든지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검거된 국내 마약류 사범은 모두 20,230명. 한 해에 검거된 마약 사범이 2만명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초라고 합니다.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수치까지 생각한다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약물과 이로 인한 범죄는 더 이상 연예인이나 일부 소수의 사람이 겪는 사건, 사고가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누구라도 노출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피해를 당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만약 약물로 인한 성범죄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지체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