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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고소 시 압수수색 요청도 함께 해야 하는 이유
지하철, 공중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현행범으로 잡힌 몰카범은 경찰이 휴대폰을 바로 압수하기 때문에 유포도 막을 수 있고, 증거확보도 용이합니다. 문제는 연인사이나 친구, 직장동료처럼 지인이 찍은 몰카입니다. 피해자는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가해자의 휴대폰에서 우연히 불법촬영물을 발견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남자친구의 휴대폰을 보다가 앨범, 클라우드, 메일에서 우연히 자신의 몰카를 발견하고, 놀란 마음에 삭제부터 합니다. 이후 가해자가 내 나체사진이나 성관계 영상을 다른 곳에 따로 저장하지 않았을까, 혹시라도 유포하지 않았을까 등으로 공포에 떨게 됩니다.
실제 제가 가장 많이 상담하는 디지털성범죄 사건도 남자친구 몰카로,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이처럼 증거가 사라진 상태에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압수수색을 요청해야 합니다.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할 때 압수수색도 함께 요청해야 합니다.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면 알아서 압수수색 하고 디지털 포렌식과 클라우드 조사 등 가해자의 휴대폰을 싹 털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경찰입장에서 압수수색은 매우 귀찮은 절차입니다. 압수수색은 경찰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검찰에 요청하면 검사가 1차로 승인해줘야 하고, 이후 법원으로 보내면 판사가 최종 결정을 내려줘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습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경찰관들은 가해자의 집으로 찾아가 집행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없으면 나타날 때까지 잠복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게다가 압수수색은 아주 강압적인 절차여서 집행과정에서 사고도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피해자 요청이 없으면 압수수색은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피해자가 신고만 하고 압수수색 요청을 하지 않으면 경찰은 가해자에게 전화로 출석을 요구하면서 휴대폰을 제출하라고 합니다. 이걸 임의제출이라고 합니다. 가해자가 문제의 휴대폰을 가지고 올까요? 가해자들은 변호사부터 찾아갈 것이고, 가해자 변호사들은 제일 먼저 증거인멸을 조언해줍니다. 가해자는 핸드폰을 바꾸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몰카 고소는 가해자가 증거인멸을 하지 못하도록 무조건 압수수색을 요청해야 합니다. 최근 법원은 가해자가 몰카를 인정한 문자나 녹취록 등 증거만 있어도 압수수색을 허가해줍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증거로도 압수수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수사관님이 배정되자마자 일단 전화부터 해서 압수수색을 미리 요청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압수수색은 기밀 유지가 핵심입니다.
압수수색은 밀행성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가해자 모르게 집으로 들이닥쳐야 의미가 있습니다. 가해자가 고소당했음을 알아챌 수 없게 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 이미 증거인멸은 끝낸 상태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렇듯 압수수색 시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경찰이 이런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장 준비해서 가해자 소재도 파악하고 집행날짜까지 정했는데, 수사관님이 가해자에게 전화해서 너 고소당했으니 언제까지 출석하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실제로 경험했던 너무 황당한 사건입니다. 압수수색하려고 보니 예상대로 가해자는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고,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직접 감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관님께 전화해서 일일이 확인하고 여러 번 부탁드리고, 잔소리도 좀 해야 합니다. 그래야 혹시 모를 실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몰카 고소는 압수수색이 핵심입니다. 수사관이 배정되면 바로 압수수색을 요청하고, 기밀유지가 되는지 본인이 직접 체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