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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합의금 함부로 받으면 안 되는 경우?
성범죄 피해를 당하면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형사 고소를 하게 됩니다.
형사 고소 이후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진술도 듣고, 가해자를 출석시켜 조사도 하게 되는데요. 이후 혐의가 인정된다면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은 기소처분 후 재판을 통해 형을 구형하고 재판부는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
요즘 사회적 분위기가 성범죄 가해자에게 엄한 편이라 가해자가 선처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해자와 합의하여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가해자는 어떻게 해서든 피해자와 합의를 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데요.
“ 가해자측 변호사가 굳이 합의서 안 써줘도 되니 편하게 위로금으로 생각하고 받으라고 하는데 받아도 되나요? ”
“ 어차피 받을 합의금인데 먼저 조금 받고 나중에 또 받으면 되지 않을까요? ”
성범죄 피해를 당하면 피해자 보상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피해자분들 중에는 합의금 받는 것을 쉽게 생각하시고 방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덜컥 합의금이나 위로금부터 받으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신데요.
가해자가 주겠다는 합의금, 위로금 함부로 받으시면 안 됩니다!
실무를 진행하다 보면 참으로 뻔뻔한 가해자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단계 초기부터 재판에서 판결 선고시까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합니다.
‘합의된 성관계였다.’ ‘오히려 내가 피해자다’ ‘나는 속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뻔뻔한 주장을 하는 가해자가 뒤로는 변호사를 통해서 합의금이나 위로금을 지급하려고 한다? 그럼 당연히 의심부터 해야 합니다.
‘죄가 없다면서 왜 합의금을 주려하지? 심지어 합의서 안 써도 되니까 위로금이라 생각하며 편하게 받으라고?
위로금을 받는 순간 성범죄는 무혐의로 끝날 수 있습니다.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일관성 있는 진술이 유·무죄의 향방에 큰 결정을 합니다.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의 신빙성 있는 진술을 수사기관은 더 믿는 것이지요.
하지만 피해자가 정당한 형사 조정절차 진행 없이 합의금이나 위로금을 받게 되면 수사기관의 태도는 돌변하게 됩니다.
가해자는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인데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위로금 명목으로 소정의 합의금을 받는다면 수사기관은 피해자를 금전을 목적으로 가해자에게 접근하는 소위 ‘꽃뱀’으로 생각하며 종국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하기도 합니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합의금은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런데 방심하여 함부로 합의금을 받게 되면 정당한 권리 행사가 오히려 ‘꽃뱀’이라는 수치스러운 모욕을 당하며 2차 피해까지 입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 가해자의 자백. 그리고 합의서의 사죄 문구는 꼭 필요합니다. ”
성범죄 피해자만을 변호하는 저는 가해자측으로부터 합의금, 위로금 이야기가 나오면 먼저 이렇게 묻습니다.
‘그래서 자백하시는 건가요?’
가해자가 자백 혹은 사과를 한다면 저는 합의를 진행하며 피해자를 위한 최대의 합의금, 위로금을 받기 위해 최고의 전략을 짜며 합의에 응합니다.
하지만 자백의 의사도 없고, 사과의 마음도 없이 먼저 합의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이러한 금액으로는 합의 안 해줄 것이라는 협박을 하여도 저는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해자의 자백도 없고 ‘사과 혹은 사죄한다’ 라는 문구조차 없는 합의서는 오히려 저의 의뢰인인 피해자에게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당장 눈 앞의 수백, 수천만원의 합의금에 유혹되지 마십시오.
합의금, 위로금을 함부로 받지 마십시오.
성범죄로 인한 피해는 나의 평생의 아픔입니다. 그리고 합의금은 나의 평생의 아픔에 대한 정당한 권리입니다. 하지만 가해자의 사과도 없고, 자백도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합의금, 위로금을 받는다면 나는 또 다른 아픔과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