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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가해자 형사 공탁 악용 시 피해자 대응 방법
형사 공탁 제도란?
가해자가 범죄나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서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합의가 이루어지면 형사처벌을 피하거나 형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형사 공탁을 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공탁이란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법원에 합의금을 맡겨 반성의 뜻을 나타내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사 공탁 제도를 활용하려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아야 하는데,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서 인적 사항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특례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인적 사항이나 사생활을 보호하고 2차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공탁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성범죄자들이 어떻게 악용할 수 있나요?
가해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감형과 선처를 구하는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의 요구에 한참 부족한 금액을 공탁금으로 맡기고 마치 합의를 위해 노력한 것처럼 연출하고 이득을 취하는 것입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지도 않았는데 법원이 감형하는 등 가해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에게 공탁금을 수령할 권리가 생겼으므로 피해보상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입니다. 새롭게 도입된 특례라서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합니다.
피해자의 대응 방법은?
제도적인 보완이나 개선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장 피해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형사 합의의 기본적인 원리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재판부가 성범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를 형량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는 이유는 가해자가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참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형사 합의가 이뤄지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게 됩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피해자의 의사를 받아들여 가해자의 형량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1. 엄벌탄원서 제출
만약 가해자가 공탁했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법원으로부터 받았다면 피해자는 지체하지 말고 엄벌탄원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가해자의 선처를 바라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가해자가 지급하는 공탁금을 받을 의사가 없다. 가해자가 피해 보상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러한 합의에 응할 생각도 없다.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내용을 기재하면 됩니다. 피해자가 이러한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면 재판부 입장에서도 형사 공탁을 이유로 감형하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반대로 말하면 피해자가 형사 공탁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재판부는 가해자를 감형해 줄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얼마를 공탁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감형 사유가 되는 것입니다.
2. 공탁금을 수령해서는 안 됩니다.
간혹 형사 공탁의 통지를 받은 피해자는 법원에서 온 것이니까 무조건 따라야 하는 줄 알고 그대로 수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공탁금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공탁금을 수령하면 재판부는 피해자 또한 합의에 동의했다고 판단하고 감형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공탁금을 수령하지 말고, 반대 의견을 피력해야 합니다. 범죄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피해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가해자가 제시한 합의금이 이러한 피해와 경제 사정을 고려했을 때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면 됩니다. 또한 가해자의 사과와 반성 없이 합의를 시도하고 형식적으로 공탁금을 내는 것은 2차 가해라는 것도 주장할 수 있습니다.
3. 출급 청구 시에는 이의 유보 의사표시
만약 치료나 생계유지 때문에 긴급하게 금전이 필요해서 공탁금을 출급해야 한다면 반드시 이의 유보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사표시를 하면 가해자가 공탁한 취지대로 채무소멸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민사 소송을 제기합니다.
보통 민사 소송은 형사 소송이 확정되고 하는 것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입증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형사 공탁을 했다는 것은 가해자가 자신의 범행이나 혐의를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바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피해자는 가해자와 합의 의사가 없고, 처벌 의사 또한 얼마나 강한지를 재판부에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