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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자 엄벌탄원서 효과 없다고?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차이는?
법률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일반인들은 소송의 종류에 따른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민사소송은 개인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절차이고, 형사소송은 살인, 상해, 폭행, 성범죄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국가가 형벌권을 실현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민사소송에서는 분쟁의 양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가 재판 과정에서 서로의 주장을 입증하고, 최종적으로 법원이 그에 대한 판단을 합니다. 형사소송은 피해자가 직접 범죄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가 대신해서 소송을 하게 됩니다. 피해자는 경찰 또는 검찰의 조사를 받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조력하게 됩니다.
형사소송에서 피해자의 역할은?
실제 재판을 해보면, 가해자는 어떻게든 가벼운 처벌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유리한 양형 조건을 찾고 재판부에 감형과 선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되겠지만, 범죄자가 감형받고 자신이 지은 죄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을 받아 사회적인 공분을 사는 경우를 뉴스나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피해자도 단순히 수사에 협조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역할만을 해서는 안 됩니다.
엄벌탄원서란?
피해자는 재판부에 엄벌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재판을 통해 법을 집행함에 있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문서입니다. 엄벌탄원서에 특별한 양식은 없고, 사건을 특정할 수 있도록 사건 번호,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적 사항만 적고 이후에는 가해자가 어떤 범행을 저질렀는지, 그로 인해 피해자는 얼마만큼 큰 피해를 당했는지, 따라서 가해자는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을 적으면 됩니다.
엄벌탄원서의 효과는?
간혹 엄벌탄원서를 제출해도 형량에 별 차이가 없다거나 제대로 읽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의뢰인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물론 판사님들이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 사건과 관련해서 너무나도 많은 문서를 봐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자필로 작성하여 제출한 엄벌탄원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서 중의 하나입니다. 가해자가 제출한 반성문과는 차이가 큽니다.
피해자가 성범죄로 인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고, 이것이 평범한 삶과 일상에 어떤 충격을 주었는지 진심으로 이야기하는데 재판부가 가해자를 함부로 감형해 줄 수 없습니다. 벌금으로 처벌될 사건이 집행유예로, 집행유예가 될 사건이 구속 및 실형으로 바뀔 수가 있습니다. 또한 성추행 사건의 경우, 직접 재판까지는 가지 않고, 검사님이 약식 기소 후 벌금형 처벌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엄벌탄원서를 제출했다면 그냥 약식 기소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이런 처분을 내리고 싶다면 어떻게든 피해자와 합의를 보라고 충고합니다. 따라서 엄벌탄원서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길 원한다면?
물론 엄벌탄원서가 유, 무죄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형량을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후,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 측에서 반성하기는커녕, 합의를 빌미로 피해자를 압박하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부당하게 합의를 종용하거나, 가족 혹은 지인에게 연락해 협박에 가까운 행동을 취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파렴치하게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척 감형을 받으려 한다면 반드시 피해자는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성범죄의 육체적, 정신적 피해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느끼는 분노와 충격은 엄청날 것입니다. 따라서 진심을 담은 엄벌탄원서가 재판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