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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검찰보완수사 요구 시 피해자 대응 방법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
최근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법에 대한 감정과는 사뭇 다른 결과의 판결이 나오는 바람에 법조계에도 인공지능 판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악질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형사처벌, 지나치게 가해자만을 보호하는 규정과 제도, 촉법 소년의 연령에 관한 논의, 사력 구제와 정당방위의 한계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로 인해 현재의 사법 체계가 과연 정의로운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실제 법을 다루는 전문가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와 한계를 느끼고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이 모든 과정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또 사람이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준비도 의미가 있고, 그 과정이나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무언가 놓치거나 실수할 수가 있고, 때로는 그러한 빈 팀이 기회가 되기도, 혹은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분이 나왔다면?
사건을 맡아서 진행하다가 가장 답답할 때는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의 법률적인 주장이나 입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입니다. 경찰에서 불송치결정이 나거나,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이 나오면 피해자가 느끼는 실망은 상당히 큽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관련된 다양한 사건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담당 수사관이나 담당 검사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해도, 어쨌든 절차와 법률이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간혹 처음부터 맡은 사건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가 있었거나, 의뢰인과의 상담을 통해서도 알 수 없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작용하여 그런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 분노하기보다는 어떻게 대응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간혹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었는데 검찰에서 보완수사요구가 나왔다고 해서 실망하는 의뢰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완수사요구는 불기소처분이 아닙니다. 물론 피해자 입장에서 혹시라도 불기소처분으로 이어질까봐 불안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찰 단계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했다면?
말 그대로 담당 수사관님에게 수사 내용을 보완하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검사님들은 보통 매월 300건 정도의 사건을 처리합니다. 하루도 안 쉬고 한 달 내내 일한다고 해도 하루에 10건은 처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것을 모두 자세히 검토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검사님이 사건과 관련된 자료들을 보니 분명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직접 수사할 수는 없으니 이미 그 사건을 수사한 담당 수사관에게 더욱 자세히 수사하길 요청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완하라고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건을 유죄로 볼 수 있는 증거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를 요청했다면, 그것을 보완함으로써 공소가 제기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재판 단계를 준비해야 하는 검사님 입장에서 증거가 약하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보완을 지시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보완수사 내용을 통해서 검사님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완수사를 요구한 이유는 검찰에 연락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제 보완수사를 진행할 담당 수사관님에게 물어보면 솔직하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할 일은?
검찰에서 보완수사요구 결정이 나왔다면 우선 경찰에 있는 담당 수사관님에게 어떤 내용의 보완이 필요한 것인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검사님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현재까지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더 채워 넣어야 할지를 찾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와 의견을 제출해서 검사님이 궁금한 부분을 자세히 밝힌다면, 검사님도 결국은 기소 처분을 내리고 공판을 준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