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술에 취해 피해자가 준강제추행 기억 못했으나 증거 확보로 자백한 사례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지인 부부와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부부가 좋은 의도로 가해자를 소개해 주었고,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지인 부부도 함께였기 때문에 여행 역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가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다가 술에 취한 의뢰인은 먼저 숙소 2층 방에 들어가서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새벽 3시경, 가해자는 다른 사람들 몰래 의뢰인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와 술에 취해 반항하지 못하는 의뢰인에게 강제로 키스하였습니다. 그때 지인이 방에 들어와 가해자의 범행을 목격하였고, 범행은 여기에서 중단되었습니다. 다음 날 술에 취해 기억이 온전하지 않았던 의뢰인은 지인들과 대화하다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고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형법 제299조는 준강제추행에 관해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추행이란 성욕의 흥분 또는 만족을 얻을 동기로 행하여진 정상의 성적인 수치심을 심히 해치는 성질을 가진 행위를 말합니다.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술에 취한 사람을 상대로 키스하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추행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입증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보통 성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단둘만 있는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범행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성범죄 피해자가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절도나 다른 범죄에서와 같이 누군가 범행을 목격하거나 범행 장면이 CCTV 등에 녹화되는 것은 흔치 않습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의 경우 당시 범행을 목격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목격자 증언을 확보하면 쉽게 범행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격자가 가해자의 친구였기 때문에 자기 친구에게 불리한 목격 증언을 거부하거나 피해자인 의뢰인을 도와주지 않을 위험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렇게 물증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일관된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진실의 신빙성은 인정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 의뢰인이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범행이 일어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간접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주변 지인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다거나 범행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치료하기 위해 진료를 받은 기록을 남기는 것은 모두 간접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건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증거, 예를 들어 가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건의 진행
우선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연락하여 경찰에 인계하였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의뢰인에게 사과했던 문자와 통화 기록을 가해자의 범행을 입증하는 증거로 확보하였습니다. 가해자는 자신과 의뢰인을 소개해 준 지인들을 통해 어떻게든 법적 절차만은 피하고 싶었지만, 의뢰인은 단호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으로 했던 사과는 오히려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의뢰인에게 유리한 자백 증거를 재구성하고, 의뢰인이 다른 지인들과 피해 사실에 관한 대화를 한 정황 증거까지 결합해서 신빙성을 확보하였습니다.
사건의 결과
이렇게 증거가 확보되자 가해자는 범행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첫 조사 때 자신의 범행을 스스로 자백하였고, 즉시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최종적으로 가해자는 벌금 500만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 시설 취업제한 3년의 형사 처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