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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기 기습추행 고소 2천만원 합의 사례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대학 동기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당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하여 일행들과 함께 근처 모텔로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셨습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며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있었는데, 가해자가 의뢰인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의 손을 만지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하면서 의뢰인의 어깨와 허리를 만지면서 추행하였습니다.
가해자의 갑작스러운 범행으로 당황한 의뢰인은 황급히 피하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다시 한번 의뢰인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똑같은 방법으로 추행을 시도하자 의뢰인이 즉각 일어나 도망치고 경찰에 신고한 사건입니다.
사건의 쟁점
당시 의뢰인은 술을 마시고 있었지만 만취 상태는 아니었고, 가해자가 강압적으로 의뢰인을 추행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가해자가 기습적으로 추행하여 반항할 겨를이 없었다는 기습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기습추행이란 폭행이나 협박 없이 곧바로 추행한 것으로, 폭행행위가 동시에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강제 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을 그 수단으로 합니다. 실제 형법 제298조에 따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데 이 사건의 경우,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상대방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한 뒤 추행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곧바로 추행행위가 이루어졌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강제추행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판시하여, 기습추행 역시 강제추행죄의 일종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습추행으로 인한 피해를 얼마나 신빙성 있게 진술하고, 추행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사건 당시의 대화 내용, 가해자의 정확한 행동, 그리고 피해 당시의 느낌에 대한 진술을 최대한 자세히 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세부적인 단어 하나, 하나에까지 정말 신경을 써서 준비했습니다. 또한 추행을 입증하기 위한 목격 진술과 정황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건의 진행
처음에 가해자는 범행을 부인하였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일관되고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하고 여기에 부합하는 목격 진술과 정황 증거를 제시하자 더 이상 혐의를 부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가해자는 자백하고 피해자와의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추행 사건의 경우, 실형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 정도의 처벌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기소유예가 되기도 합니다. 기소유예란 검사가 형사 사건에 대하여 범죄의 혐의를 인정하나 범인의 성격, 연령, 환경, 범죄의 경중과 정상,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추행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는 범행 후의 정황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소유예를 받는다면 가해자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처입니다. 특히 취업이나 직장에서 가해자가 받는 불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이러한 이유로 빠른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의뢰인에게 가해자 측에서 합의를 원한다고 알렸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직업적 문제로 수사 단계에서 조기에 합의를 원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쉽게 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드렸습니다. 그 결과 가해자는 최초 500만원의 합의금을 제안했다가 결국 2천만원을 합의금으로 피해자에게 지급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가해자의 범행을 인정하는 사과문과 접근 및 연락 금지, 피해 사실 유포 금지와 같은 세부 사항까지 보장받는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