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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유명 스포츠 스타도 당했다…'수백억 꿀꺽' 사기꾼들
300억원 규모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로 유죄를 선고받은 KH자산관리법인 일당이 새로운 법인을 차려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 중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뛴 유명 야구선수와 해외파 축구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자산관리업체 A사 대표 이모씨와 모집책 장모씨, 유모씨 등이 지난달 피해자 20여 명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규제법 위반 혐의로 피소돼 수사받고 있다. 피해액 규모는 이날 기준 22억940만원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이 계속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2022년께 A사를 설립해 서울 역세권 주택 개발 등 부동산 사업을 미끼로 지난해까지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 등은 “최소 6%에서 최대 13.5%의 고정 연이자 수익과 투자 원금을 보장하겠다”고 내세우며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수신규제법상 인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가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대표는 앞서 300억원대 피해를 낳은 KH자산관리법인 사건 당시에도 범행에 가담해 2023년 유사수신 사기 행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 피소된 모집책도 KH자산관리법인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새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배당금을 돌려막다가 자금이 부족해지자 피해자들에게 파산 신청 계획을 통보한 상황이다. 피해자 중에는 유명 야구선수와 축구선수도 포함돼 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지훈 법무법인 심앤이 변호사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피해액이 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초경찰서는 증거 확보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사기 범죄 건수는 4만8981건으로 전년 대비 1만489건 감소했으나 검거율은 39.4%로 전년 대비 9.7%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사기 범죄가 교묘해지고 지능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출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184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