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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뉴스] 남자친구 데려오지 말라는 집주인…“집 주인이 어디까지 세입자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지?
집주인이 세입자의 사생활에 관여할 권리 없어
CCTV로 세입자의 일상을 지켜본다면 스토킹 행위에 해당
어젯밤 집 주인이 월세 사는 A(27‧여)씨를 찾아와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집주인은 복도에 설치된 방법용 CCTV를 통해 확인했다며 “남녀가 함께 있으면 소음이 발생하니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오지 말아라. 필요하면 모텔로 가라.”는 등 듣기 민망스러운 말을 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소음이 나는지 안 나는지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일을 생각할수록 너무 수치스럽고 화가 난다는 A씨. 임대차계약서에는 외부인을 데려오지 말라는 조항이 없는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이런 요구를 할 권리가 있는지, 변호사에게 문의했다.
남의 집 문에 귀대고 소리를 듣는 행위는 형법상 주거침입죄에 해당
변호사들은 집주인이 세입자인 A씨의 사생활에 관여할 권리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심앤이 법률사무소 심지연 변호사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사생활에 관여할 권리는 없다”며 “과거부터 집주인이 세입자의 일상에 관여하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해 온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데, 이건 법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쉐어하우스처럼 애초 계약 때부터 공동규칙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 원룸에서 집주인에게는 세입자의 생활에 관여할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지세훈법률사무소’ 지세훈 변호사도 “1명만 거주하겠다며 임차해 놓고 실제로는 다른 사람과 같이 거주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의 사생활을 간섭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권행위를 한다면, 이에 맞서 싸우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한다.
심지연 변호사는 “보통 젊은 여성 세입자에게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하는데, 집주인 말을 계속 들어주면 만만하게 보고 계속 괴롭히게 된다”며 “월권행위를 하는 집주인에 맞서 싸우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의 집 문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는 행위는 형법상 주거침입죄에 해당하고, 부당한 성희롱적 발언이 반복되면 민사소송으로 위자료 청구를 해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집주인의 행위는 스토킹행위 내지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어
변호사들은 또 CCTV를 통해 A씨의 일상을 지켜본 집주인을 스토킹 처벌법으로 고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집주인이 CCTV를 이용해 A씨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의 부근에서 지켜보는 행위는 스토킹 처벌법상 ‘스토킹 행위’ 내지 ‘스토킹 범죄’로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CCTV 설치의 목적은 범죄예방 등에 한정되는 것이지, 이를 넘어 집주인이 CCTV를 이용해 A씨가 남자친구를 집에 들이는지 안 들이는지를 감시할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스토킹 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지켜보는 행위’를 스토킹 행위에 포함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고,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회봉 기자 caleb.c@lawtalknews.co.kr
출처 https://lawtalknews.co.kr/article/8LGJAHJ3VG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