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떤 일이 있었나요
의뢰인과 가해자는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얼굴을 알고 지내던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지만, 몇몇 지인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로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사건 당일 의뢰인은 가해자, 다른 지인 두 명과 함께 새벽 스포츠 중계를 보기로 하고 한 지인의 집에 모였습니다. 저녁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새벽까지 이어졌고, 의뢰인은 기억이 끊길 만큼 취해 방 안 침대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 무렵 의뢰인은 누군가 옷 위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주무르는 느낌에 잠에서 깼습니다. 돌아누워도 손은 떨어지지 않았고, 팔꿈치로 밀어내 겨우 떼어내자 곧바로 다시 뒤에서 손이 들어왔습니다. 의뢰인이 상체를 일으켜 앉자 이번에는 바지 허리춤 뒷부분을 잡아당겼습니다. 겁에 질린 의뢰인은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침대에서 빠져나왔고, 거실로 나와서야 옆에 누워 있던 사람이 가해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거실에서 자고 있던 지인을 깨워 곧바로 피해 사실을 알렸고, 가해자가 들을까 봐 휴대전화 메모장에 글을 써서 주고받으며 대응을 상의했습니다. 이후 방에 들어가 따져 묻자, 가해자는 '내가 몇 시에 그랬는데?'라며 시간만 거듭 묻다가 미안하다며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날 저녁 의뢰인은 지인도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폰을 켜고 가해자와 다시 통화했습니다. 가해자는 술에 취해 자고 있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여자친구에게 하던 습관이 나온 것 같다고 변명했습니다. 그러고는 '다음에 비싼 밥 한번 살게'라는 말로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에는 사과를 받았으니 넘어가려 했던 의뢰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날의 감각이 계속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되짚어 볼수록 실수가 아니었다는 확신이 들었고, 사과 전화 한 통으로 모든 일을 덮으려는 가해자의 태도에 분노한 의뢰인은 약 한 달 뒤 고소를 결심하고 심앤이를 찾아오셨습니다.
2심앤이는 이렇게 싸웠어요
1. 잠결 실수라는 변명을 미리 내다본 고소장
이 사건에서 가해자가 내세울 주장은 분명했습니다. 술에 취해 잠결에 저지른 실수였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앤이는 고소장 단계에서부터 이 변명을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먼저 가해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실수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① 의뢰인이 돌아눕고 팔꿈치로 밀어내 손을 떼어냈는데도 곧바로 다시 손을 넣어 같은 행동을 반복한 점, ② 의뢰인이 잠에서 깨 상체를 일으켜 앉았는데도 바지 허리춤을 잡아당긴 점, ③ 의뢰인이 따져 묻자 추행 사실은 부인하지 않고 몇 시에 그랬냐며 시간만 되물은 점을 차례로 정리해, 가해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추행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저녁부터 새벽까지 장시간 술을 마셨고 어느 시점 이후의 기억이 없다는 점, 그 뒤 침대에서 깊이 잠든 상태였다는 점을 술자리의 흐름에 따라 구체적으로 정리해 의뢰인이 항거불능 상태였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교제하는 상대가 있었고 서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도 덧붙여, 신체 접촉을 용인할 만한 관계가 전혀 아니었다는 점을 못 박았습니다.
2. 사건 직후 남긴 전자필담을 핵심 증거로
의뢰인과 지인이 메모장으로 주고받은 대화는 녹음도 CCTV도 없는 이 사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심앤이는 이 메모가 범행 직후 가해자 몰래 실시간으로 쓴 기록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수사나 분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남긴 글이니 가공이나 과장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의뢰인이 가해자를 추궁하고 나온 직후 메모장에 옮겨 적은 대화는, 가해자가 범행 자체는 다투지 않은 채 시간만 묻다가 사과했다는 의뢰인 진술을 그대로 뒷받침했습니다. 심앤이는 이 기록에 그날 오전 지인과 나눈 메신저 대화, 녹음이 남지 않은 저녁 통화를 입증할 통화내역까지 엮어, 사건 직후부터 고소에 이르기까지 의뢰인의 진술이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나아가 가해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아침과 저녁 두 차례 사과하고 비싼 밥을 사겠다며 일을 무마하려 한 점을 짚었습니다. 추행 사실을 전제로 사과를 반복한 것 자체가 가해자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 사건의 처음과 끝을 지켜본 참고인
피해 직후 의뢰인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메모장 필담을 함께 나누고, 저녁 통화까지 스피커폰으로 들은 지인은 이 사건의 핵심 참고인이었습니다. 심앤이는 참고인 진술서가 ① 범행 직후 의뢰인에게 들은 이야기, ② 가해자가 사과하게 된 경위와 내용, ③ 저녁 통화 내용을 들은 그대로 구체적으로 담도록 방향을 잡았습니다.
지인이 필요하면 수사기관 조사에도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까지 고소장에 담아, 의뢰인 진술의 신빙성을 피해자 본인의 기록과 제3자의 진술 두 겹으로 받쳤습니다.
4.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합의 제안에는 선을 긋다
피의자 조사가 끝나자 가해자 측은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타진해 왔습니다. 잠결이라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의도하지 않은 접촉으로 고통을 줬다면 도의적으로 사과하고 위자료를 주겠다는 내용이었고, 사건 당일 대화에서 의뢰인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가해자의 말에 수긍했다는 주장까지 덧붙였습니다.
심지연 대표변호사님은 이 제안이 혐의는 부인한 채 합의서만 받아 두려는 전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가해자 측이 내세운 당일 대화 역시 이미 검토를 마치고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고소한 것이니 입장이 바뀔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답했습니다.
의뢰인과 상의한 끝에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경우에만 합의를 검토하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심앤이는 합의에 기대지 않고 고의성 입증에 계속 힘을 싣기로 했습니다.
3이렇게 끝났어요
경찰은 피해자와 참고인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의뢰인의 진술에서 허위라고 볼 만한 점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가해자가 술에 취한 의뢰인을 추행한 것으로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사건은 준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잠든 사이 벌어진 추행은 목격자도 영상도 없는 경우가 많고, 가해자는 대부분 잠결의 실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사건은 범행 직후 피해자가 남긴 기록과 곁에 있던 지인의 진술을 놓치지 않고 엮어 잠결 실수라는 변명을 꺾은 사례입니다. 술에 취하거나 잠든 상태에서 당한 피해를 어떻게 입증하는지는 준강간·준강제추행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해자 측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채 합의만 타진해 온 상태입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가해자가 내미는 합의 제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합의금·합의대행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심앤이는 검찰 단계에서도 의견서를 제출해 가해자가 기소되어 죄에 맞는 처벌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4변호사 해설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잠든 피해자를 추행한 가해자가 술에 취해 잠결에 한 행동이라 기억나지 않고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할 때, 그 고의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있었습니다. 준강제추행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했을 때 성립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손을 떼어낸 뒤에도 같은 행동이 반복되었고 피해자가 깨어 앉은 뒤에도 바지 허리춤을 잡아당겼다는 사정이 단순한 잠결의 접촉이 아님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기에 범행 직후 실시간으로 남긴 메모장 필담, 사건 당일 두 차례의 사과, 이를 모두 지켜본 참고인의 진술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경찰은 피해자 진술에 허위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면 범행 직후의 기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곧바로 피해를 알리고, 메모나 메시지처럼 작성 시각이 남는 형태로 당시 상황을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진술의 신빙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가해자의 사과는 녹음이 없더라도 통화내역과 함께 들은 사람의 진술로 뒷받침할 수 있으니, 통화 기록과 메시지는 지우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수사 도중 가해자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도의적 위로금 명목의 합의를 제안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합의서는 이후 처벌 수위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혐의 인정 여부부터 확인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결과를 증명하는 문서
판결문·수사결과통지서·합의서 등, 사건의 결과를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문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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