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군대 성폭행 고소, 군형법 제92조 군인등강간과 잠든 사이 준강간 입증

군 복무 중 당한 성폭행은 군형법으로 고소합니다. 군인등강간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죄명별 조문과 잠든 사이 당한 준강간의 입증, 전역 뒤 고소까지 정리했습니다.

2024.11.21 · 읽는 시간 8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군 복무 중에 벌어진 강간은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 제92조 군인등강간으로 다뤄지고, 법정형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벌금형 규정이 없습니다.
  2. 술에 취하거나 잠들어 항거불능이던 사이에 당했다면 폭행·협박이 없었어도 군형법 제92조의4에 따라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로 처벌됩니다.
  3. 부대 안 사건은 생활관 출입 기록과 동기의 진술이 증거의 중심이고, 이 자료들은 전출과 전역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먼저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군 복무 중에 당한 성폭행은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으로 고소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이면 강간은 군인등강간이 되어 군형법 제92조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고, 이 조문에는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 형법상 강간의 하한이 3년 이상이니 하한부터 다릅니다.

지금 현역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해가 군인 신분일 때 벌어졌다면 그 뒤에 전역했더라도 죄명은 그대로입니다. 수사와 재판은 2022년 7월부터 민간 경찰과 일반 법원이 맡습니다. 부대가 사건을 끝까지 쥐고 있는 구조는 이미 없어졌습니다.

이 글은 행위별로 어떤 조문이 붙는지, 잠든 사이에 당한 경우를 무엇으로 입증하는지, 부대 안에서 증거가 어디에 남는지, 합의 압박과 2차 가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전역한 뒤의 고소는 어떻게 되는지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군대 성폭행, 어떤 죄명으로 고소하나요?

행위에 따라 네 개의 조문이 갈라집니다. 순서대로 보시면 됩니다.

- 군인등강간(군형법 제92조): 폭행이나 협박으로 간음한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

- 군인등유사강간(제92조의2): 구강이나 항문 등에 성기를 넣은 경우, 또는 성기나 항문에 손가락이나 도구를 넣은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군인등강제추행(제92조의3):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군인등준강간·준강제추행(제92조의4):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 위 세 조문의 예에 따라 처벌

네 조문 모두 벌금형이 없습니다. 그래서 유죄가 되면 금고 이상의 형을 피할 수 없고, 가해자 측이 판결 전에 합의를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급한 쪽은 피해자가 아닙니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를 하나 정리하겠습니다. 죄명은 사건 당시의 신분으로 정해집니다. 고소 시점에 둘 중 누가 이미 전역했는지는 죄명을 바꾸지 않습니다. 반대로 전역한 뒤에 이어진 접촉이나 연락은 민간인 사이의 일이라 일반 형사법이 적용됩니다.

잠든 사이에 당했다면 준강간이 되나요?

됩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어도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다면 군형법 제92조의4가 적용되고, 처벌은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를 따릅니다. 회식 뒤 생활관이나 휴가 중 숙소에서 벌어진 사건이 이 조문으로 다뤄집니다.

조문 요지 — 군형법 제92조의4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과 추행을 제92조, 제92조의2, 제92조의3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입증의 중심은 그 시점에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사실입니다. 기억이 끊겨 있으면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기억나는 구간과 끊긴 구간을 나누어 진술하는 것이 오히려 신빙성의 근거가 됩니다. 추측으로 빈칸을 메우면 그 대목만이 아니라 진술 전체가 흔들립니다.

빈칸을 메우는 것은 주변 기록입니다. 술자리 결제 내역과 시각, 이동 경로, 함께 있던 사람들이 본 상태, 다음 날 아침의 대화가 그 시간대를 복원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술 방법은 준강간·준강제추행에 유형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부대 안에서 증거는 어디에 남나요?

부대 사건의 증거는 대부분 사람과 기록에 남고, 둘 다 시간이 지나면 흩어집니다. 아래 표는 자료별로 어디에 있고 언제 사라지는지, 지금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자료어디에 있나요사라지는 시점지금 할 일
몸에 남은 흔적피해자의 몸씻거나 하루가 지나면씻기 전에 외진을 요청해 증거 채취
당시 입은 옷피해자세탁하면세탁하지 말고 따로 담아 보관
생활관 출입·근무 기록부대보존기간이 지나면고소장에 어떤 기록인지 특정
동기·생활관 인원의 기억사람전출·전역으로 흩어짐이름과 연락처를 먼저 적어 두기
성고충상담관 문자·상담 신청서휴대폰과 부대기기 교체·전역화면을 캡처해 사본으로 보관
진료 기록과 진단서병원남지만 초진 시점이 중요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 두기

표를 세로로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증거가 사라지는 시점은 대부분 고소 여부를 정하기 전에 먼저 옵니다. 그래서 고소를 결심한 뒤에 자료를 챙기면 이미 늦는 항목이 생깁니다.

세 번째 줄과 네 번째 줄은 특히 군 사건에만 있는 항목입니다. 생활관은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공간이라 누가 언제 그 자리에 있었는지가 기록과 기억 양쪽에 남습니다. 이 둘을 묶어 두면 가해자의 '그 시간에 없었다'는 해명이 무너집니다.

동기와 생활관 인원의 진술이 결정적인 이유

부대 사건은 밀실이 아니라 공동생활 공간에서 벌어집니다. 그래서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의 진술이 직접 목격이 아니더라도 쓸모가 있습니다. 피해 직후의 표정과 말, 가해자가 평소 하던 행동, 피해자가 자리를 피하던 정황이 모두 정황증거가 됩니다.

부실했던 부대 조사를 형사고소로 뒤집은 사건이 그 예입니다. 선임이 어깨와 허리를 반복해 만지고 옷 안으로 손가락을 넣는 행위를 이어 갔는데, 피해자가 불편하다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멈추지 않고 욕설까지 더해졌습니다. 상급자에게 상담을 신청했지만 부대 안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심앤이는 주변 동기들에게 진술서를 받아 추행을 날짜와 장소별로 갈라 총 7회로 특정한 범죄일람표를 냈고, 성고충상담관과 주고받은 문자와 진단서를 함께 제출했습니다. 가해자가 복장 검사였다고 주장하자 같은 계급의 병사 사이에는 복장을 검사할 권한 자체가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결국 군인등강제추행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장난이었다', '동성끼리 그럴 수 있다'는 변명

이 변명에는 두 가지로 답합니다. 첫째,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같은 행위가 반복됐다면 그 반복이 고의의 근거입니다. 둘째,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는지를 보는 것이지 가해자가 마음속으로 무엇을 의도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관에서 반년 가까이 이어진 피해가 그 판단을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선임이 개인 정비 시간이면 후임의 생활관을 찾아와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잠을 못 자게 했고, 이후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성기를 몸에 대는 행위까지 했습니다. 심앤이는 범행 하나하나의 일시와 장소, 수법을 적은 범죄일람표를 만들어 고소보충서에 첨부했고 이로써 총 10회의 추행이 세워졌으며, 세 차례에 걸친 경찰조사에서 진술이 흔들리지 않도록 준비했습니다. 가해자는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동성 사이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해서 죄명이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난으로 치부하는 말 자체가 피해자를 침묵시키는 2차 가해입니다. 남성 군인 피해자에게 적용되는 죄명과 지원 절차는 동성 성추행·남성 피해자에 정리돼 있습니다.

'합의하고 조용히 끝내자'는 말에 답합니다

부대를 통해 전해 오는 합의 요청은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처벌을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피해에 대한 보상이고, 금액과 시점을 정하는 쪽은 피해자입니다. 가해자나 부대 동기가 직접 연락해 오면 대리인에게 연결하라고만 답하고 그 대화는 남겨 두세요.

서두르지 않은 것이 결과를 바꾼 사건이 있습니다. 가깝게 지내던 직장 동료가 술자리 뒤 데려다주겠다며 집에 들어와 잠자리에 든 피해자를 제압하고 강간한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1,000만 원을 제안했습니다. 심앤이는 저항하다 탈진할 정도의 공포를 겪은 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들어 형식적인 반성으로는 피해 회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냈고, 응하지 않으면 엄벌을 탄원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가해자는 선고를 이틀 앞두고 처음 제안의 세 배가 넘는 3,500만 원을 마련했습니다. 합의서에는 비밀유지와 접근·보복금지, 통신제한, 소제기금지에 더해 한 번이라도 위반하면 추가로 지급하게 하는 위약벌 조항을 넣었습니다. 재판부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징역 1년 6개월 · 집행유예 3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했습니다(사건 보기).

부대에서는 합의 압박이 소문과 함께 옵니다.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나 부적응자로 몰거나, 문제를 키운다는 이유로 전출을 권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 말과 조치는 사건의 일부이지 배경이 아닙니다. 날짜와 발언자를 적어 두시면 양형자료와 위자료 근거가 됩니다.

남성 군인이 피해자여도 죄명은 같습니다

군형법의 성범죄 조문은 피해자의 성별을 가리지 않습니다. 남성 병사가 남성 선임에게 당한 사건도 군인등강간이나 군인등강제추행이고, 형의 하한도 같습니다. 남성 피해자 사건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조문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입니다.

말을 꺼내는 순간 놀림거리가 될까 봐, 전역까지 참으면 끝난다고 생각해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미룬 시간만큼 앞의 표에 있는 자료들이 사라집니다. 늦어진 이유가 조직의 분위기였다면 그 사정 자체를 진술에 적으면 됩니다.

전역한 뒤에 고소하면 죄명이 달라지나요?

달라지지 않습니다. 복무 중에 벌어진 일이면 전역한 뒤에 고소해도 군형법의 죄명 그대로이고, 가해자가 먼저 전역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소시효 안이라면 절차도 그대로 진행됩니다.

다만 전역하면 자료를 얻는 경로가 바뀝니다. 부대에 있는 동안에는 사본을 요청하면 되지만 나간 뒤에는 정보공개청구를 거쳐야 합니다. 직접 신청했던 상담 기록과 자신이 당사자였던 징계 서류가 청구 대상이고, 기소된 사건이라면 관할 검찰청에 공소장과 진술조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미 고소한 사건은 전역해도 멈추지 않습니다.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바뀐 주소와 연락처만 알려 통지가 끊기지 않게 하시면 됩니다. 가명조서와 신변보호 같은 제도도 전역 뒤에 다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군대 성폭행은 죄명부터 다릅니다. 벌금형이 없는 조문이라 가해자 측은 판결 전에 합의를 서두르고, 그 조급함이 피해자가 낮은 금액에 응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먼저 하실 일은 자료를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씻기 전의 증거 채취, 세탁하지 않은 옷,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의 이름, 상담 기록의 사본입니다. 고소 여부는 그 뒤에 정하셔도 됩니다.

부대의 조사가 부실해도 형사고소는 별개로 진행되고, 심앤이가 진행한 사건 중에는 내부 조사가 멈춘 뒤 고소로 송치를 받아낸 사건이 있습니다. 군에서 신고 경로가 어떻게 나뉘는지와 민간 이첩 이후의 절차는 군인 성범죄·군인등강제추행에, 위력을 이용한 성폭행 전반의 법리는 성폭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군인 성폭행 처벌은 일반 형법과 어떻게 다른가요?
하한이 높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군인등강간은 군형법 제92조로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형법상 강간은 3년 이상입니다. 군인등유사강간은 3년 이상, 군인등강제추행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어느 조문에도 벌금형 규정이 없습니다.
Q. 전역한 뒤에도 군대 성폭행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죄명은 행위 당시의 신분으로 정해지므로 복무 중에 벌어진 일이면 전역 후 고소해도 군형법이 적용되고, 가해자가 먼저 전역한 경우도 같습니다. 다만 부대 자료는 정보공개청구를 거쳐야 하므로 전역 전에 사본을 확보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Q. 술에 취해 기억이 없는데 준강간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있습니다.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는 군형법 제92조의4로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기억나는 구간과 끊긴 구간을 나누어 진술하고, 술자리 결제 내역과 이동 경로, 함께 있던 사람들이 본 상태로 그 시간대를 채우는 것이 입증의 방법입니다.
Q. 군대 성폭행 신고는 군사경찰과 경찰서 중 어디에 하나요?
2022년 7월 이후 군인이 저지른 성폭력 사건은 민간 수사기관이 맡고 재판도 일반 법원에서 이뤄지므로, 경찰서 접수나 112가 형사절차의 입구입니다. 군사경찰에 신고해도 사건은 민간 수사기관으로 넘어갑니다. 부대 성고충상담관 신고는 분리조치와 징계로 가는 경로여서 형사고소와는 별개입니다.
Q. 가해자가 부대 선임을 통해 합의하자고 연락해 옵니다. 어떻게 하나요?
대리인을 통해서만 연락하라고 답하고 대화 내용을 남겨 두세요. 직접 연락과 부대원을 통한 연락은 같은 의미이고 그 자체가 2차 가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합의 제안을 거절하고 판결을 받는 선택도 가능하며, 합의 여부와 처벌은 별개입니다.
Q. 남성 군인도 군인등강간의 피해자가 되나요?
됩니다. 군형법의 성범죄 조문은 피해자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아 남성 병사가 남성 선임에게 당한 경우도 군인등강간이나 군인등강제추행이고 형의 하한도 같습니다. 동성 사이의 일이라거나 장난이었다는 말은 죄명을 바꾸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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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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