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성희롱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내가 속한 방에 성적인 말이나 사진이 올라왔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고, 내가 없는 방에서 나를 두고 성적인 험담을 했다면 모욕이나 명예훼손입니다. 어느 쪽이든 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두 번째입니다. 내가 그 방에 있지도 않았는데 고소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됩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려면 메시지가 나에게 도달해야 하지만,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애초에 도달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보는 자리에서 벌어진 일인지가 기준이지, 내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이 글은 단톡방에서 벌어진 행위별 죄명과 처벌, 소수에게만 말했다는 변명이 왜 깨지는지, 실제로 어떤 처분이 나왔는지, 캡처 말고 무엇을 더 남겨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단톡방 성희롱 처벌은 어느 조문으로 가나요?
방의 성격이 아니라 행위의 내용과 내가 그 공간에 있었는지가 조문을 가릅니다. 아래 표에서 마지막 칸을 특히 보시기 바랍니다. 고소가 반드시 필요한 죄가 있고,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한 죄가 있습니다.
| 벌어진 일 | 붙는 죄명 | 법정형 | 고소 요건 |
|---|---|---|---|
| 내가 있는 방에 음란한 말·사진 | 통신매체이용음란(성폭력처벌법 제13조) |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 고소 없이도 수사 가능 |
| 여럿 앞에서 성적으로 조롱 | 모욕(형법 제311조) |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 | 친고죄, 고소 필요 |
| 성관계 등 사실을 퍼뜨림 |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1항) |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 처벌 불원 시 처벌 못 함 |
| 거짓 소문을 퍼뜨림 |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2항) |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 처벌 불원 시 처벌 못 함 |
| 비방 목적으로 온라인에 거짓 유포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 |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 | 처벌 불원 시 처벌 못 함 |
표를 세로로 읽으면 두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거짓이 섞이면 형이 크게 올라갑니다. 사실을 퍼뜨린 경우와 거짓을 퍼뜨린 경우는 같은 명예훼손이라도 법정형이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둘째,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고,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312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범죄라 결이 다릅니다. 고소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할 수 있고,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 이수명령 같은 보안처분이 함께 붙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가볍게 말하는 죄일수록 뒤따르는 결과는 가볍지 않습니다.
내가 없던 방의 험담도 죄가 되나요?
됩니다.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내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요건은 공연성,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였는지입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나중에 전해 들어 알게 된 경우에도 성립합니다. 오히려 뒤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더 넓게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반박할 수 없는 자리에서 한 말이 가장 오래 남습니다.
다만 조문이 달라지면 준비도 달라집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은 메시지 자체가 증거의 중심이지만, 모욕과 명예훼손은 누가 그 말을 들었고 어디까지 퍼졌는지가 증거의 중심이 됩니다. 캡처를 넘겨받는 데서 그치지 말고, 넘겨준 사람이 그 방의 구성원이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소수에게 말했다는 변명은 전파가능성에서 깨집니다
가해자들이 준비된 듯 꺼내는 항변이 있습니다. 친한 몇 명한테만 말했다, 사적인 대화였다는 주장입니다. 이 항변은 대법원 법리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판시 취지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알린 경우에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옮길 개연성이 있다면 공연성 요건이 채워진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이 법리가 단톡방 사건에서 갖는 의미는 큽니다. 인원이 세 명뿐인 방이었다거나 1대 1 대화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공연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옮길 만한 관계였는지, 실제로 옮겨졌는지가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준비할 것도 분명해집니다. 소문이 몇 다리를 거쳐 나에게 닿았는지, 누가 누구에게 전했는지를 시간 순서로 적어 두시면 됩니다. 전달 경로가 길수록 가해자에게 불리한 자료가 됩니다.
거짓 소문으로 번진 사건
거절당한 뒤 사실관계를 뒤집어 퍼뜨린 사건입니다. 험담이 단순한 뒷말이 아니라 형사 사건이 되는 지점을 보여 줍니다.
신입사원이던 피해자는 직장 사수인 가해자가 퇴근 후에도 개인적인 연락으로 호감을 드러내자 부담을 느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그때부터 가해자는 부적절한 업무 지시를 하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 큰소리로 질책하는 식으로 괴롭혔고, 피해자가 사내 고충 신고를 해 다른 근무지로 발령되자 이번에는 동료들에게 피해자가 먼저 계속 연락하며 호감을 표시했다, 물건을 던지고 소리를 질렀다는 말을 퍼뜨렸습니다. 피해자는 사감으로 허위 신고를 한 사람으로 오해받았습니다.
심앤이는 그 말을 옆에서 들은 동료들에게 진술을 받아, 사내 고충 조사에서 남은 기록과 하나씩 맞춰 보며 가해자의 말이 객관적 자료와 정반대라는 점을 항목별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먼저 호감을 표현했다가 거절당한 뒤 괴롭혔다고 진술했고 반성 취지의 확인서까지 제출한 사실을 들어, 허위임을 알면서 말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참고인들의 정보가 가해자 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요청하는 조력까지 더해 사건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신고한 뒤 돌아오는 소문과 보복에 붙는 죄명은 2차 가해·보복범죄 대응에 정리돼 있습니다.
여러 사람 앞의 성적 조롱은 모욕으로 처벌됐습니다
신체 접촉이 없으면 형사는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보고 듣는 자리에서 성적으로 깎아내렸다면 모욕죄로 처벌됩니다.
팀장이던 가해자는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의 업무 태도를 트집 잡다가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러느냐고 비아냥거렸습니다. 피해자가 웃으며 화제를 돌리려 하자 성관계를 암시하는 말을 반복했고, 회식이 끝난 뒤에도 사과 없이 성희롱과 폭언을 이어갔습니다. 피해자는 결국 퇴사한 뒤 고소했습니다.
심앤이는 행정 절차와 형사 절차를 나눠 진행하면서, 발언을 함께 들은 동료들에게 진술서 양식을 전달해 목격 진술을 확보하고 남편과 동생에게 피해를 알린 정황, 고용노동부 진정조서까지 형사 증거로 모았습니다. 다수의 동료가 있는 공개된 자리였다는 점과 사생활을 성적으로 조롱한 발언 내용을 구성요건에 맞춰 입증해 벌금 50만 원의 구약식 처분을 받아냈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죄질과 무반성 태도, 피해자의 공황장애 진단을 들어 공판회부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사건 보기).
게시판에 올린 글도 도달로 인정된 사건
내가 그 방에 없었더라도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도달 요건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지점이 치열하게 다투어진 사건이 있습니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1년을 교제한 가해자가 이별을 통보받자 보복에 나섰습니다. 동아리 사람들에게 피해자가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대학 커뮤니티의 동아리 전용 게시판에 피해자를 겨냥한 성적 욕설과 허위사실을 댓글로 올렸습니다. 문제는 공개 게시판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가해자 측은 특정인에게 보낸 것이 아니니 도달이 아니라고 다툴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심앤이는 그 게시판이 동아리 전용이어서 피해자가 댓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점을 관련 판례를 다수 인용해 주장했고, 거짓 소문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대화 내용과 주변 증언으로 근거 없는 의심이었다는 점을 짚어 미필적 고의를 입증했습니다. 그 결과 고소한 모든 범행이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고, 이후 합의금 3,000만 원으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사건 보기).
캡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을 더 남겨야 하나요?
메시지 캡처는 출발점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특히 내가 없던 방의 사건은 캡처를 넘겨준 사람과 전파 경로가 사건의 뼈대가 됩니다. 아래는 캡처 외에 확보할 항목입니다.
| 항목 | 왜 필요한가 | 놓치기 쉬운 점 |
|---|---|---|
| 방 구성원 명단 | 공연성과 전파 범위 판단 | 나간 사람은 목록에서 사라짐 |
| 캡처를 준 사람의 진술 | 그 방에 있었다는 사실 확인 | 관계가 틀어지면 받기 어려움 |
| 전달받은 대화 원본 |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 | 캡처의 캡처는 출처가 끊김 |
| 계정과 표시 이름 | 가해자 특정 | 닉네임은 수시로 바뀜 |
| 전송 시각이 보이는 화면 | 반복성과 기간 입증 | 부분 캡처는 시각이 잘림 |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첫 줄과 셋째 줄입니다. 단톡방은 나간 사람이 목록에서 지워지고 대화가 삭제되기 쉬워, 며칠 사이에 방 자체가 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그러니 캡처를 받았다면 그날 바로 전달해 준 사람에게 방 구성원이 누구였는지 물어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원본도 중요합니다. 캡처본을 다시 캡처해 받으면 어느 방에서 언제 나온 말인지가 끊깁니다. 가능하면 전달자가 자기 기기에서 내보낸 대화 파일을 받아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증거를 어디서부터 모아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증거가 없는 경우에 항목별 목록이 정리돼 있습니다.
'화나서 한 말'이라는 변명에 대하여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 성적인 의도만 부인하는 것이 가장 흔한 방어입니다. 화가 나서 한 말일 뿐 성적 욕망은 없었다는 주장인데, 이 주장은 이미 정리된 법리입니다.
판시 취지 — 대법원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성적 욕망에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수치심을 줌으로써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포함되고,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돼 있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8도9775).
'다 같이 웃자고 한 말'이라는 변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장은 성희롱을 분위기의 문제로 바꿔 놓고, 불쾌해한 사람을 분위기를 깬 사람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법이 보는 것은 방의 분위기가 아니라 발언의 내용과 그것이 놓인 자리입니다. 여럿이 웃었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아니라 공연성의 증거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있던 방이면 메시지 자체를, 내가 없던 방이면 전파 경로를 남기시면 됩니다. 어느 쪽이든 방이 사라지기 전에 움직여야 하고, 캡처는 전송 시각과 계정이 함께 보이도록 남기셔야 합니다. 단톡방과 오픈채팅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의 유형별 대응은 SNS·오픈채팅 성희롱에 더 자세히 정리돼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