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강제추행죄 형법 298조 해설, 추행으로 인정되는 행위 15가지와 친고죄 폐지

강제추행죄 성립 기준을 형법 제298조 조문부터 정리하고, 실무에서 추행으로 문제 되는 행위 15가지와 기습추행 법리, 친고죄 폐지로 달라진 절차를 표로 설명합니다.

2026.09.04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폭행·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던 종래 기준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폐기됐습니다(2018도13877).
  2. 갑자기 몸을 만지는 기습추행에서는 접촉 행위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되므로, 별도의 물리력이 없어도 죄가 성립합니다.
  3. 2013년 6월 19일 친고죄가 폐지되어 고소 기간 제한이 없어졌고, 고소를 취소해도 처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이라는 말은 뉴스에서 자주 듣지만, 막상 내 일이 되면 이게 그 죄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접촉이 몇 초에 불과했다거나, 옷 위였다거나, 상대가 동성이었다는 이유로 스스로 사건을 작게 만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법이 보는 기준은 접촉의 세기도 아니고 시간도 아닙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지금 기준으로는 붙잡거나 밀치는 정도의 물리력이면 강제추행이 성립하고, 갑자기 몸을 만지는 유형에서는 만지는 행위 그 자체로 요건이 채워집니다.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문장은 짧지만 그 안에 요건이 세 개 들어 있고, 그중 '폭행 또는 협박'의 해석은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 글은 조문과 구성요건, 실무에서 추행으로 문제 되는 행위 열다섯 가지, 그리고 2013년 친고죄 폐지로 달라진 절차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내 사건이 어디쯤에 놓이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읽으시면 됩니다.

형법 제298조 조문과 세 가지 구성요건

조문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써서 다른 사람을 추행한 사람을 처벌한다는 것이고, 법정형은 징역이 10년 이하, 벌금이 1,500만 원 이하입니다. 벌금형이 함께 규정돼 있어 사안에 따라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되기도 하고,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 실형이 선고되기도 합니다.

요건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① 폭행 또는 협박 — 상대의 몸에 가해진 위법한 물리력, 또는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

② 추행 —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

③ 고의 — 그 행위를 한다는 인식(성적 욕구를 채우려는 동기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요건에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가해자 측은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 "친근함의 표시였다"고 말하지만, 추행의 고의는 별도의 성적 동기가 아니라 그 행위를 한다는 인식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장난이었다는 해명이 그대로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기습추행, 만지는 행위 자체가 폭행입니다

예전에는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만드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 기준 때문에 "왜 더 세게 저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수사와 재판에서 반복됐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종래의 잣대를 폐기했습니다(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지금은 상대의 신체에 가해진 위법한 물리력이면 요건이 충족됩니다. 어깨를 붙잡는 것, 팔을 잡아끄는 것, 몸으로 앞을 가로막는 것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더 나아가 갑자기 몸을 만지는 유형에서는 접촉 그 자체를 폭행으로 보는 법리가 오래전부터 인정돼 왔습니다(대법원 2001도2417). 이것을 기습추행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저항한 흔적이 없다"는 말은 죄의 성립을 가르는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 아무 대응을 하지 못했더라도 범죄는 그대로 성립합니다. 폭행과 협박의 폭이 실제로 어디까지 넓어져 있는지는 성추행 유형에서 함께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실무에서 추행으로 문제 되는 행위 15가지

아래는 실무에서 추행으로 평가돼 온 행위를 상황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죄명을 확정해 주는 목록이 아니라, 어떤 행위가 문제 되는지 가늠해 보기 위한 정리입니다. 개별 사건에서는 접촉 부위와 경위, 두 사람의 관계가 함께 평가되므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몸에 직접 닿은 여덟 가지입니다.

행위자주 벌어지는 상황가해자 측 단골 주장
엉덩이를 움켜잡음술자리 뒤 귀갓길”장난이었다”
가슴을 만지거나 스침좁은 통로에서”실수로 닿았다”
옷 위로 신체를 만짐회식 자리 옆자리”옷 위라 추행이 아니다”
옷 안으로 손을 넣음팔을 붙잡은 채, 좁은 공간”취해서 기억이 없다”
허리·어깨를 감아 끌어당김2차 이동 중”부축한 것뿐이다”
갑작스러운 포옹헤어지는 자리”인사였다”
기습적인 입맞춤택시 안, 귀가 직전”분위기가 그랬다”
허벅지를 쓰다듬거나 주무름차량 안, 노래방”다리를 두드린 것뿐”

다음 일곱 가지는 접촉 방식이 간접적이거나, 적용 법조가 갈리기 쉬운 유형입니다. 고소 단계에서 죄명을 어떻게 적을지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행위어떻게 평가되나함께 검토되는 죄명
몸을 밀착해 성기를 비빔접촉 부위·반복성 확인공중밀집장소 추행
피해자 손을 끌어다 몸에 댐피해자를 도구로 삼은 접촉강제추행
잠들거나 만취한 사람을 만짐항거불능 상태를 이용준강제추행
동성 사이의 신체 접촉성별과 무관하게 성립강제추행
지위를 이용한 상사의 접촉위력 행사 여부 확인업무상 위력 추행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접촉연령에 따라 가중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항의한 뒤에도 반복된 접촉반복성은 양형 가중 사유강제추행

표에 없다고 해서 추행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판단의 기준은 행위에 붙는 이름이 아니라, 그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입니다. 그리고 두 표를 나란히 보면 알 수 있듯이, 같은 접촉이라도 장소와 상대의 나이, 두 사람의 관계에 따라 적용되는 법조가 달라집니다.

마지막 행은 오해가 잦은 자리입니다. 한 사건 안에서 접촉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상습범 가중이 붙지는 않습니다. 상습범은 같은 종류의 전력이나 반복된 습벽이 인정될 때 비로소 문제 되고, 그렇지 않은 반복 접촉은 하나의 사건 안에서 형을 무겁게 만드는 사정으로 다뤄집니다. 그러니 고소장에 죄명을 무겁게 적는 것보다, 언제 어디서 몇 차례였는지를 각각 특정해 두는 편이 실제로는 더 힘이 됩니다.

옷 위로 만졌는데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됩니다. 강제추행죄는 맨살에 닿았는지를 따지는 죄가 아닙니다.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만진 행위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접촉이라면 추행으로 인정돼 왔습니다. 접촉이 몇 초였는지, 세게 잡았는지 가볍게 스쳤는지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양형에서 고려되는 사정에 가깝습니다.

다투는 지점은 대개 성립 요건이 아니라 사실의 증명입니다. 가해자 측은 "옷 위로 살짝 스쳤을 뿐"이라며 접촉의 정도를 낮춰 말합니다. 이때 힘이 되는 것은 '스쳤다'와 '움켜잡았다'를 갈라 주는 구체적인 진술입니다. 손이 어느 방향에서 들어왔는지, 몇 초나 머물렀는지, 그 순간 몸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나눠서 말하면 접촉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눈에 보이는 증거가 없어 보여도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사건 직후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그날 남긴 기록, 상담과 진료 자료가 진술을 받쳐 줍니다. 무엇부터 모아야 하는지는 증거가 없는 경우에 순서대로 정리돼 있습니다.

동성 사이의 추행도 같은 조문으로 처벌됩니다

강제추행죄가 보호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이 권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 조합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남성이 남성을, 여성이 여성을 추행한 경우에도 적용되는 조문이 같고 법정형도 같습니다.

실제 사건이 있었습니다. 취미 모임에서 알게 된 동성 가해자가 술자리 뒤 귀갓길에 엉덩이를 움켜잡은 사건입니다. 쟁점은 동성 사이라는 이유로 '가벼운 장난'으로 정리될 위험이었습니다. 뒤늦게 잘못을 시인한 가해자의 메시지, 사건 직후 지인에게 털어놓은 기록, 심리상담과 정신과 자료를 묶어 의견서로 제출했고,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돼 벌금 300만 원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처분이 나왔습니다(사건 보기).

성적 수치심은 가해자의 성별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다만 동성 사이의 사건일수록 '장난'이라는 틀이 먼저 씌워지기 때문에,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사건 이후 달라진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특히 중요합니다.

2013년 친고죄 폐지로 달라진 세 가지

2013년 6월 19일 전까지 강제추행죄는 친고죄였습니다.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었고, 고소할 수 있는 기간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규정이 사라졌습니다.

첫째,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합니다. 목격자의 신고나 현행범 체포로 사건이 시작돼도 절차가 그대로 진행됩니다. 신고를 망설이는 사이 다른 사람이 먼저 신고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고소 기간의 제한이 없어졌습니다. 몇 해가 지난 뒤에 마음을 정했더라도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고소할 수 있습니다. 늦어진 이유를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면 진술의 신빙성을 오히려 받쳐 줍니다.

셋째, 고소를 취소해도 처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합의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효과가 '처벌 불가'에서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래서 합의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줄었고, 접근금지나 비밀유지 조항을 조건으로 걸어 협상할 여지가 생겼습니다. 금액의 기준과 조항을 어떻게 잡는지는 합의금·합의대행에 사건 유형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폐지 시점 이전에 벌어진 오래된 피해에는 옛 규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고소가 가능한 사건인지부터 확인한 뒤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고소는 어디에 내고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고소장은 경찰서에 접수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지금은 검찰에 직접 내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다만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고소는 경찰에만 할 수 있게 되므로, 그 이후에는 경찰서 접수가 기본이 됩니다(개정 내용 정리). 접수하면 고소인 조사가 잡히고,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송치와 불송치로 갈립니다.

준비할 것 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날짜와 장소, 접촉 부위, 그 앞뒤의 대화를 시간 순서대로 적어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억이 흐린 부분은 억지로 메우지 말고 그대로 비워 두는 편이 낫습니다. 진술의 힘은 빈틈없음이 아니라 일관성에서 나옵니다.

CCTV가 있는 장소였다면 시간이 관건입니다. 보존 기간이 지나면 영상은 덮어씌워지므로, 장소와 시각을 특정해 최대한 빨리 보전을 요청해야 합니다. 지하철이나 상가처럼 관리 주체가 따로 있는 곳은 신고 접수 번호를 함께 알려 주면 확인이 빨라집니다.

지하철에서 벌어진 두 사건의 결말

같은 지하철 추행이라도 사건의 갈림길은 서로 달랐습니다.

첫째는 퇴근길 승강장에서 모르는 남성에게 엉덩이를 만져진 사건입니다. 즉시 신고해 역 내 CCTV에 장면이 남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철도경찰과 계속 소통해 신원을 찾아냈고, 가해자 측이 처음 제시한 300만 원을 반박해 합의금 1,000만 원과 접근·보복 금지 조항까지 받아냈습니다(사건 보기).

둘째는 혼잡하지 않은 지하철에서 뒤에 밀착해 성기를 접촉한 사건입니다(적용 법조는 공중밀집장소 추행, 성폭력처벌법 제11조). 현행범으로 체포돼 행위 자체는 다툼이 없었고, 쟁점은 100만 원을 제시하며 사건을 서둘러 덮으려던 합의 제안이었습니다. 수사기록을 확보해 가해자의 강제추행 전과를 확인한 뒤 그 제안을 거절하자, 하루 만에 조건이 1,000만 원으로 바뀌었습니다(사건 보기).

두 사건의 공통점은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그 특정에 맞는 자료를 순서대로 붙였다는 점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의 결과를 가르는 것은 접촉의 세기가 아니라, 그 접촉이 무엇이었는지를 얼마나 분명하게 남겼는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옷 위로 만졌는데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됩니다. 강제추행죄는 맨살에 닿았는지를 따지는 죄가 아니어서,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만진 행위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접촉이라면 추행으로 인정돼 왔습니다. 접촉이 몇 초였는지, 세게 잡았는지 가볍게 스쳤는지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양형에서 고려되는 사정에 가깝습니다.
Q. 그 자리에서 저항하지 못했는데도 강제추행으로 인정되나요?
인정됩니다. 폭행·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던 종래 기준은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폐기됐고(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갑자기 몸을 만지는 기습추행에서는 접촉 그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됩니다(대법원 2001도2417).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 아무 대응을 하지 못했더라도 범죄는 그대로 성립합니다.
Q. 몇 년 전 일인데 지금 강제추행으로 고소해도 되나요?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됩니다. 2013년 6월 19일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고소 기간의 제한이 없어졌고, 늦어진 이유를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면 진술의 신빙성을 오히려 받쳐 줍니다. 다만 폐지 시점 이전에 벌어진 피해에는 옛 규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고소가 가능한 사건인지부터 확인한 뒤 시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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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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