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유사강간죄 형법 제297조의2 해설, 강제추행과의 경계 기준표와 사례 3건

유사강간죄는 법정형이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형법 제297조의2의 두 갈래 행위를 나눠 읽고, 강제추행과 갈리는 지점을 기준표로 정리했습니다.

2026.09.04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유사강간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만 처벌되고 벌금형이 없어, 벌금이 가능한 강제추행과 처리 경로부터 갈립니다.
  2. 두 죄를 가르는 기준은 힘의 세기나 피해의 크기가 아니라, 행위가 신체 내부에까지 이르렀는지 여부입니다.
  3. 특수강간 조문은 강간·강제추행·준강간을 이름으로 들고 있어, 두 명 이상이 가담한 사건은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송치 통지서나 공소장에 '유사강간'이라는 낯선 죄명이 적혀 오면 그 단어부터 막막합니다. 강간도 아니고 추행도 아닌 이름이라서, 내가 겪은 일이 어중간하게 취급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유사강간은 강제추행보다 훨씬 무거운 죄이고, 법정형에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

이 죄가 따로 만들어진 이유는 조문의 문언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형법은 성기의 결합만을 강간으로 보고 나머지를 전부 추행으로 몰아 두는 대신, 신체 내부에 대한 침해를 별도의 죄로 떼어 강간에 준하는 형을 정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조문을 행위별로 나눠 읽으면 내 사건이 어느 칸에 놓이는지 스스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조문이 나눈 두 갈래 행위, 강제추행과 갈리는 지점, 미수와 치상으로 죄명이 올라가는 경우, 두 명 이상이 가담했을 때의 가중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유사강간죄 조문이 나눠 놓은 두 가지 행위

형법 제297조의2는 처벌 대상을 두 갈래로 적어 두었습니다. 첫째는 구강이나 항문처럼 성기가 아닌 신체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입니다. 둘째는 반대 방향으로, 성기나 항문에 손가락 같은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입니다. 조문이 성기를 괄호로 빼 둔 것은 성기끼리의 결합은 강간으로 따로 처벌되기 때문입니다.

두 갈래를 관통하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신체의 내부로 들어갔는지입니다. 손이 닿았는지, 옷을 벗겼는지, 얼마나 오래였는지가 아니라 내부 진입이 있었는지가 죄명을 가릅니다. 그래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말하기 가장 곤란한 부분이 정작 가장 중요한 진술이 됩니다.

다만 두 갈래는 넣는 대상도, 들어간 부위도 서로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성기를 넣는 쪽은 부위를 넓게 잡아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를 모두 포함하지만, 손가락이나 도구를 넣는 쪽은 성기와 항문으로 부위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한정 때문에 뒤에서 볼 경계 기준표가 같은 도구라도 두 줄로 갈립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필요하다는 점은 강간·강제추행과 같습니다. 다만 그 정도를 어디까지 요구하는지는 죄명마다 판례가 달리 다뤄 왔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에 관해 상대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던 종전 기준을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리했고(대법원 2018도13877), 갑작스러운 기습 행위는 그 행위 자체가 폭행으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1도2417). 몸이 굳어 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사정은 동의가 아닙니다.

유사강간과 강제추행을 항목별로 대비하면

두 죄는 이름만 비슷할 뿐 조문의 짜임이 다릅니다. 형의 바닥이 정해져 있는지, 벌금으로 끝날 수 있는지, 두 명 이상이 가담했을 때 별도 조문에 이름이 올라 있는지가 모두 다릅니다. 아래 표는 그 차이를 항목별로 세워 둔 것입니다.

비교 항목유사강간(제297조의2)강제추행(제298조)
형의 하한징역 2년하한 없음
벌금형조문에 없음1,500만 원 이하
약식명령 여지없음있음
미수 처벌처벌함처벌함
특수 가중 열거이름 없음특수강제추행으로 열거
항거불능 이용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표에서 가장 실질적인 줄은 벌금형과 약식명령입니다. 강제추행은 법정형에 벌금이 있어 사건이 서류만으로 끝나 버릴 수 있지만, 유사강간은 벌금으로 마무리될 길이 조문상 없습니다. 죄명이 한 칸 올라가면 사건이 지나가는 길 자체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하한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유사강간은 바닥이 징역 2년으로 정해져 있는 반면 강제추행은 하한이 없어, 같은 사실관계라도 죄명이 어느 쪽으로 적히느냐에 따라 선고할 수 있는 범위가 통째로 옮겨집니다. 가해자 측이 사건을 추행으로 부르려 애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맨 아래 두 줄은 뒤에서 다시 다룹니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에는 이름 앞에 '준'이 붙고, 두 명 이상이 가담한 사건에서는 조문에 죄명이 열거되어 있는지가 적용 법조를 가릅니다.

강제추행과 유사강간은 어디에서 갈립니까?

두 죄를 가르는 것은 폭행의 세기나 피해의 크기가 아니라, 행위가 신체 내부에까지 이르렀는지입니다. 신체 표면에 대한 접촉에서 그쳤다면 강제추행이고, 조문이 든 부위의 내부로 들어갔다면 유사강간입니다. 아래 표가 그 경계를 행위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행위죄명갈리는 지점형의 하한
옷 위로 신체를 만짐강제추행표면 접촉하한 없음
옷 안에 손을 넣어 만짐강제추행내부 진입 없음하한 없음
성기·항문에 손가락을 넣음유사강간신체 내부 진입징역 2년
구강에 성기를 넣음유사강간성기 외 부위 내부징역 2년
성기·항문에 도구를 넣음유사강간도구도 조문에 포함(성기·항문에 한함)징역 2년
구강에 도구를 넣음강제추행도구는 성기·항문만 해당하한 없음
성기의 결합강간간음에 이름징역 3년
넣으려다 그치게 됨유사강간미수실행 착수 여부징역 2년(감경 가능)

도구가 쓰인 경우는 표에서 두 줄로 갈립니다. 조문이 도구를 적어 둔 곳은 성기·항문에 넣는 갈래뿐이기 때문입니다. 성기·항문에 넣은 경우라면 가해자가 직접 몸으로 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죄명을 낮추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반대로 같은 도구라도 구강에 넣은 행위는 조문의 두 갈래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아 강제추행으로 다뤄집니다.

경계가 실제로 문제 되는 순간은 대개 진술 단계입니다. 피해 사실을 "만졌다"는 한마디로 뭉뚱그려 진술하면 조서에는 추행으로 남습니다. 무엇이 어디에 어떻게 닿았고 들어왔는지를 그대로 말해야 조문이 든 행위와 맞춰집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어도 유사강간이 됩니까?

됩니다. 형법 제299조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를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과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잠들어 있었거나, 술이나 약물로 의식이 흐려져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없었던 상태를 이용했다면 폭행·협박이 없어도 죄가 성립합니다.

이때 붙는 이름이 준유사강간입니다. 앞에 '준'이 붙는다고 형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이 "예에 의한다"고 정해 두었기 때문에 법정형은 유사강간과 같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다만 입증의 초점은 달라집니다. 폭행·협박형 사건에서는 저항과 제압의 정황이 중심이 되지만, 준유사강간에서는 그때 술을 얼마나 어떤 속도로 마셨는지, 의식이 끊긴 앞뒤로 무엇이 기억나고 무엇이 기억나지 않는지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시간 순서대로 적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술이나 약물이 개입된 사건에서 그 상태를 무엇으로 받치는지는 준강간·준강제추행에 모아 두었습니다.

미수와 치상으로 죄명이 올라가는 경우

끝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형법 제300조는 유사강간의 미수범을 처벌합니다. 실행의 착수는 마음속 의도가 아니라 실제 행위의 시작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몸을 눌러 제압하고 옷을 벗기기 시작한 시점이면 이미 착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만두게 된 이유가 피해자의 저항이었는지 제3자의 개입이었는지도 함께 진술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반대로 몸이나 마음에 상처가 남았다면 죄명이 치상으로 올라갑니다. 형의 하한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크게 뛰기 때문에, 진단서 한 장으로 사건의 무게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정신적 기능의 장애도 상해에 포함된다고 보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상해로 인정했습니다(대법원 98도3732).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점입니다. 사건 이후에 처음 병원을 찾은 날짜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피해와 진단 사이의 연결이 보입니다. 저항하다 생긴 찰과상이나 멍은 가볍게 보여도 사진과 진료기록으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두 명 이상이 함께한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성폭력처벌법 제4조는 흉기를 지녔거나 두 명 이상이 합동해 범행한 경우를 별도의 죄로 정합니다. 강간은 무기 또는 7년 이상, 강제추행은 5년 이상이고, 항거불능 상태를 함께 이용했다면 특수준강간으로 그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합동'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대법원은 사전에 공모가 없었더라도 범행 현장에서 서로 뜻이 통해 실행행위를 나누어 맡았다면 합동으로 본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97도1757). 한 사람이 직접 범행하고 다른 사람이 문을 막거나 지켜본 경우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조문을 그대로 읽으면 한 가지 공백이 보입니다. 제4조가 이름을 들어 놓은 죄는 강간, 강제추행, 준강간·준강제추행이고 유사강간은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명 이상이 가담한 사건에서는 실제 행위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일수록 각 가해자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거들었는지를 사람별로 나누어 진술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죄명이 정해지는 순간

죄명은 법이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진술과 기록이 쌓이면서 정해집니다. 실무에서는 첫 경찰조사에서 적힌 행위 묘사가 사실상 출발점이 되고, 이후에는 그 틀 안에서 다투게 됩니다. 부끄럽거나 말하기 어려워 한 단계 순화해 진술하면, 그 순화된 표현이 그대로 죄명이 됩니다. 고소부터 송치까지 각 단계에서 무엇이 정해지는지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6년 10월 2일 시행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검사가 피해자를 직접 조사하는 절차가 없어져 첫 경찰조사의 비중이 커집니다. 내부 진입이 있었는지를 처음에 완곡하게 적어 두었다가 나중에 바로잡으려 하면 진술을 바꾼 것으로 읽히기도 합니다(개정 내용 정리).

죄명을 다투는 데 필요한 성립 요건, 그리고 가해자 측이 반복하는 변명의 반박 방향은 성폭행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는 네 가지입니다. 행위를 뭉뚱그려 말하는 것, 저항하지 못한 이유를 스스로 감추는 것, 죄명은 수사기관이 알아서 정할 것이라고 두는 것, 그리고 진료를 미루는 것입니다.

행위 특정이 죄명을 지킨 사건 세 건

첫째, 친구의 집들이에서 잠든 사이 친구의 애인에게 피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가해자가 자백과 부인을 오가며 피해자를 증인석까지 불러냈지만, 증인지원절차로 진술 환경을 확보하고 유리한 증거가 재판에 제출되도록 조율해 유사강간으로 징역 1년 6개월이 항소심에서 그대로 유지됐고, 이어진 민사에서 형사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4,662만 원의 배상이 인용됐습니다(사건 보기).

둘째, 같은 과 선배가 집 앞까지 따라와 안으로 끌고 들어간 사건입니다. 2차 가해가 이어져 2년이 지난 뒤에야 고소한 탓에 물적 증거가 부족했지만, 지인에게 남의 일처럼 털어놓았던 대화 기록까지 확보해 진술을 받쳤고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가 이루어지면서 신변 안전조치까지 받았습니다. 처분은 검찰 단계에 남아 있습니다(사건 보기).

셋째, 유흥주점에서 근무하던 중 손님 두 명에게 피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구강성교 강요에 그치지 않고 삽입까지 이어져 죄명이 유사강간이 아니라 특수준강간으로 올라간 사안으로, 두 명이 함께 가담한 점과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신 뒤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이 쟁점이 되어 가해자 두 명이 특수준강간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세 사건이 놓인 자리는 서로 다릅니다. 첫 사건만 항소심까지 유죄가 유지됐고, 나머지 두 사건은 아직 검찰의 처분을 기다리는 단계입니다. 그럼에도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피해자 쪽에서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했고, 그 특정이 조문의 문언과 맞물렸다는 점입니다. 죄명은 처음 적힌 대로 굳는 것이 아니라, 수사와 재판이 끝날 때까지 다투어지는 대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사강간은 강제추행보다 무거운 죄인가요?
네. 유사강간(형법 제297조의2)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의 하한이 정해져 있고 벌금형 규정이 없는 반면, 강제추행(제298조)은 하한이 없고 벌금형이 함께 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유사강간은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될 길이 조문상 없습니다.
Q. 강제추행과 유사강간은 어디에서 갈리나요?
행위가 신체 내부에까지 이르렀는지에서 갈립니다. 폭행의 세기나 피해의 크기가 기준이 아니어서, 옷 안에 손을 넣어 만진 정도는 강제추행이고 성기나 항문에 손가락·도구를 넣거나 구강에 성기를 넣은 경우는 유사강간입니다. 조사에서 "만졌다"로 뭉뚱그리면 조서에는 추행으로 남으므로, 무엇이 어디에 어떻게 닿았고 들어왔는지를 그대로 말씀하셔야 합니다.
Q. 잠든 사이에 당했는데 폭행이 없었으면 처벌이 안 되나요?
처벌됩니다. 형법 제299조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를 유사강간과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준유사강간의 법정형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다만 입증의 초점이 달라, 술을 얼마나 어떤 속도로 마셨는지와 의식이 끊긴 앞뒤로 무엇이 기억나는지를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시간 순서대로 적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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