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때 내가 몇 살이었는지. 공소시효 계산에 실제로 필요한 정보는 이 두 가지와 죄명뿐입니다. 그런데 검색해서 나오는 답은 대부분 "성범죄 공소시효는 10년"에서 멈춥니다. 그 10년이 언제부터 시작하는 10년인지, 피해 당시 나이가 그 시작점을 어떻게 밀어내는지가 빠져 있어서 내 사건에 대입이 되지 않습니다.
만료일은 세 개의 값을 순서대로 넣어 구합니다. 죄명, 범행이 끝난 날, 피해 당시 만 나이입니다. 여기까지 넣으면 1차 만료일이 나오고, 그다음에 법 개정 이력과 시효 정지 사유를 얹으면 그 날짜가 뒤로 밀립니다. 혼자 계산해서 "이미 지났다"는 결론이 나온 경우는 대개 세 번째 값이나 정지 사유를 빼놓은 계산입니다.
아래에 죄명별 시효표와, 상황을 바꿔 가며 만료일을 구한 예시 열 건을 정리했습니다. 표의 연도와 나이는 계산 방식을 보여 주기 위한 가정이고, 실제 사건에서는 죄명이 무엇으로 서는지부터가 다툼의 대상입니다.
죄명별 공소시효표, 10년이 기본이고 촬영은 7년입니다
공소시효 기간은 죄의 무게, 정확히는 법정형의 상한에 따라 정해집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성범죄 대부분은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해 10년이 붙고, 피해의 결과가 무거워지면 기간도 함께 길어집니다.
| 죄명 | 공소시효 | 계산할 때 함께 볼 것 |
|---|---|---|
|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 10년 | 준강간·준강제추행도 같음 |
| 강간 등 상해·치상 | 15년 | 상해 결과가 늦게 확인되면 기산점도 이동 |
| 카메라등이용촬영 | 7년 | 소지가 이어지면 별도 죄명 검토 |
| 통신매체이용음란 | 5년 | 메시지를 보낸 시점 기준 |
| 강간살인 | 배제 | 기간 제한 없음 |
| 13세 미만·장애인 대상 일정 성범죄 | 배제 |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3항 |
| 미성년 피해(일반) | 성년 후 기산 | 만 19세가 되는 날부터 셈 |
시효가 흐르기 시작하는 지점, 즉 기산점은 범행이 끝난 때입니다(형사소송법 제252조). 피해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진 사건이라면, 그 행위들이 상습범·계속범처럼 하나의 죄로 묶여 평가되는 경우(포괄일죄)에 한해 첫 피해가 아니라 마지막 행위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반대로 개별 행위가 각각 별개의 죄로 서는 실체적 경합이라면 행위마다 공소시효가 따로 진행해, 오래된 회차부터 차례로 닫힙니다. 첫 피해 연도만 놓고 계산해 포기하는 분이 많은데, 이 지점 하나로 몇 년이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표의 숫자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죄명이 인정되느냐에 따라 7년짜리 사건이 15년짜리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무겁게 봤던 죄명이 가볍게 정리되기도 합니다.
만료일을 구하는 3단계, 죄명·기산점·특례 순서로 넣습니다
1단계는 죄명을 세우는 일입니다. 강제추행인지, 준강제추행인지, 촬영이 함께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할 기간이 달라지므로 이 단계를 건너뛰면 뒤의 계산이 전부 무의미해집니다. 피해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아 왔다면 그 기록이 죄명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이 단계에서 확인합니다.
2단계는 기산점을 잡는 일입니다. 마지막 행위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하되, 상해나 후유증처럼 결과가 나중에 확인되는 유형이라면 그 결과가 드러난 시점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3단계는 특례를 얹는 일입니다. 피해 당시 미성년이었다면 만 19세가 되는 날로 기산점을 옮기고, 나이와 관계없이 과학적 증거가 남아 있으면 10년을 더합니다. 13세 미만 피해이면서 배제 대상 죄명에 해당한다면 애초에 기간 계산이 필요 없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빼야 합니다. 시효를 멈추는 것은 고소가 아니라 기소입니다(형사소송법 제253조). 고소장을 낸 날이 아니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날에 시계가 멈추므로, 위 계산으로 나온 만료일에서 수사에 걸릴 기간을 미리 빼 두어야 실제 마감일이 나옵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는 고소장을 경찰서에 내고,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받으면 1개월 안에 마쳐 통보해야 합니다. 시효가 임박한 사건에서는 이 기한들이 그대로 일정표가 됩니다(개정 내용 정리).
계산 메모 예시
① 죄명: 강제추행(10년) ② 범행 종료: 2015년 8월 ③ 당시 나이: 만 15세 ④ 성년 도달: 2019년 4월 ⑤ 형식적 만료: 2029년 4월 ⑥ 수사 기간을 뺀 실질 마감: 2028년 상반기
상황별 만료일 계산 예시 여덟 가지
아래 여덟 건은 앞의 3단계를 그대로 대입한 결과입니다. 상황이 한 칸씩만 달라져도 만료 시점이 크게 벌어진다는 점을 보시면 됩니다.
| 예시 | 상황(가정) | 적용 규칙 | 만료 시점 |
|---|---|---|---|
| 1 | 2018년 5월 강제추행, 당시 성인 | 기본 10년 | 2028년 5월 |
| 2 | 2015년 6월 강간, 당시 만 16세 | 성년 후 기산 | 만 19세 도달일 + 10년 |
| 3 | 2번 사건에 과학적 증거 존재 | 10년 연장 | 만 19세 도달일 + 20년 |
| 4 | 2010년 추행, 당시 만 11세 | 시효 배제 | 기한 없음 |
| 5 |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반복 추행 | 포괄일죄로 묶이면 마지막 행위 기준 | 2029년(경합이면 회차별로 따로) |
| 6 | 2019년 3월 불법촬영 | 7년 | 2026년 3월 |
| 7 | 2022년 통신매체이용음란 | 5년 | 2027년 |
| 8 | 추행 피해 후 확인된 상해 | 15년·결과 기준 | 상해 결과 확인 시점 + 15년 |
1번과 2번의 차이가 성년 기산 특례입니다. 2015년에 같은 피해를 입었더라도 성인이었다면 2025년에 끝나지만, 만 16세였다면 만 19세가 되는 날부터 다시 10년을 세므로 2020년대 후반까지 남습니다. 나이 한 칸이 계산 전체를 바꾸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피해 당시 미성년이었던 사건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는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3번은 여기에 과학적 증거가 더해진 경우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죄 등은 범행을 입증할 만한 과학적 증거, 이를테면 DNA가 남아 있으면 시효에 10년이 더 붙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2항). 이 연장에는 나이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피해 당시 성인이었더라도 증거가 남아 있다면 같은 연장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나이를 이유로 미리 접을 자리가 아닙니다.
4번처럼 피해 당시 13세 미만이었고 그 죄명이 배제 대상에 들어간다면 기간 계산이 필요 없습니다. 다만 배제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기간이 끝나 버린 아주 오래된 사건은 아래 개정 이력 섹션에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5번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뒤집히는 유형입니다. 2016년 첫 피해만 놓고 보면 이미 끝났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같은 가해자에게 2019년까지 피해가 이어졌고 그 행위들이 포괄일죄로 묶인다면 기산점은 마지막 행위입니다. 다만 회차마다 별개의 죄로 서는 경우에는 행위별로 시효가 따로 흐르므로, 어느 쪽으로 평가되는지가 이 유형의 첫 쟁점입니다.
8번은 피해 이후 확인된 상해를 죄명에 반영한 경우로, 이 구성이 받아들여지면 10년짜리 계산이 15년으로 늘어납니다. 다만 이 유형은 상해라는 결과가 언제 발생한 것으로 볼지, 즉 구두로 진단을 들은 시점인지 진단서가 발급된 날인지가 그 자체로 다툼의 대상입니다. 진단서 발급일이 곧 기산점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첫 진료일과 상병명이 적힌 날짜를 모두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홉 번째 예시, 가해자가 외국에 나가 있던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그 기간은 계산에서 빠집니다.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머문 기간 동안에는 공소시효가 진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2015년 피해에 시효 10년이라면 원래 2025년에 만료되지만, 가해자가 그사이 3년을 외국에서 보냈다면 만료일은 2028년으로 밀립니다.
실제로 아버지의 오랜 친구가 집에 왔다가 잠들어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시도하고 곧바로 출국해 버린 사건이 있습니다. 신고는 바로 했지만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떠난 탓에 수배만 걸린 채 약 10년이 지났고, 시효가 끝났다고 여긴 가해자가 귀국했다가 적발되어 구속됐습니다. 쟁점은 도피 기간을 계산에서 뺄 수 있는지였고,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됐으며, 항소심에서 합의금 3,000만 원이 지급되면서 집행유예로 감형됐습니다(사건 보기).
도피한 시간은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쌓이지 않습니다. 다만 목적이 무엇이었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출입국 시점과 당시 수배·신고 기록을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열 번째 예시, 촬영 공소시효가 지났으면 정말 끝인가요?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촬영 행위 자체의 기간이 지났더라도 가해자가 그 촬영물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소지 자체가 별도로 문제 되고, 소지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시효가 새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시효 계산이 끝났다는 결론은 죄명 하나를 기준으로 한 결론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건이 있습니다. 오래전 헤어진 전 연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왔는데, 촬영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이미 기간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쟁점은 촬영에 동의가 있었는지와 남아 있는 죄명이 무엇인지였고, 현재까지 보관해 온 사실에 초점을 옮겨 소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같은 이유로 오래된 불법촬영(몰카) 피해는 촬영 연도만 보고 접기 어렵습니다. 촬영물이 어딘가에 남아 있을 가능성, 유포나 소지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각각 다른 시계를 갖기 때문입니다.
법 개정 이력을 넣지 않으면 계산이 틀립니다
기간을 연장하거나 배제하는 방향의 개정에는 소급 적용의 제한이 있습니다. 개정 시점에 아직 기간이 남아 있던 사건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만, 그때 이미 완성된 사건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사건일수록 "지금 법"이 아니라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법"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재계산은 세 단계입니다. 첫째, 그 무렵 피해자와 가해자가 각각 만 몇 살이었는지를 적어 둡니다. 둘째, 그 시점에 시행되던 법에서 이 사건이 어떤 죄명이었고 기간이 몇 년이었는지를 봅니다. 셋째, 그 이후 개정으로 기간이 늘어나거나 배제 규정이 생기지 않았는지를 연도순으로 확인합니다. 13세 미만 피해에 대한 배제 규정도 한 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넓어져 왔습니다.
이 과정은 인터넷 계산과 결론이 자주 갈립니다. 오래된 피해의 고소가 실제로 어떤 준비를 거쳐 진행되는지는 시간이 많이 지난 경우에서 단계별로 다룹니다.
2차 가해 죄명은 시효가 따로 진행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겪는 일은 사건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소문이 돌고, 온라인에 글이 올라가고, 거짓 내용의 역고소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이 죄명들은 성범죄 본안과 별개의 사건이므로 시효도 각자 따로 흐릅니다. 본안이 끝났어도 이쪽은 남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이쪽이 먼저 닫힐 수도 있습니다.
| 죄명 | 법정형 | 공소시효 | 별도 고소기간 |
|---|---|---|---|
| 사실적시 명예훼손 | 2년 이하 징역 등 | 5년 | 없음 |
| 허위사실 명예훼손 | 5년 이하 징역 등 | 7년 | 없음 |
| 정보통신망법 허위사실 명예훼손 | 7년 이하 징역 등 | 7년 | 없음 |
| 모욕 | 1년 이하 징역 등 | 5년 |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 |
| 협박 | 3년 이하 징역 등 | 5년 | 없음 |
| 무고 | 10년 이하 징역 등 | 10년 | 없음 |
온라인 게시글이라면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이 우선 적용되어 법정형이 무거워지지만, 공소시효는 두 조문 모두 7년으로 같습니다. 표에서 정작 눈여겨볼 칸은 맨 오른쪽입니다. 공소시효가 아무리 남아 있어도 별도 고소기간이 먼저 닫히면 사건은 그 시점에 끝나기 때문입니다.
무고는 기산점을 헷갈리기 쉬운 죄명입니다. 가해자가 거짓 내용으로 고소장을 제출한 시점에 이미 성립하므로, 나중에 그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10년은 제출일부터 셉니다. 역고소장을 받았다면 접수일자가 찍힌 서류를 먼저 확보해 두어야 이 날짜를 다툴 근거가 남습니다. 역고소를 받은 뒤의 대응 순서는 무고죄 방어에서 단계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성범죄 자체는 2013년에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어 고소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반면 모욕처럼 친고죄로 남아 있는 죄명은 공소시효와 별도로 6개월이라는 짧은 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성범죄 고소를 준비하는 동안 모욕 부분만 조용히 닫히는 일이 그래서 생깁니다.
온라인 폭로 유형은 게시 시점이 기산점이 됩니다. 라운지바에서 일하던 피해자의 나이·직장명 같은 신상과 사적인 내용이 커뮤니티 게시글로 올라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쟁점은 그 글만으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와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지였고, 근무지의 조건과 조회수를 자료로 세워 검찰 송치를 이끌어낸 뒤 합의금 1천만 원으로 마무리됐습니다(사건 보기).
계산 전에 확인해 둘 세 가지 값
첫째, 성년 도달일을 만 나이로 직접 구해 둡니다. 특례의 기준은 세는 나이나 학년이 아니라 만 나이여서,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에 19년을 더한 날짜를 하루 단위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 학년으로 어림하면 도달일이 한 해 앞뒤로 밀려, 남아 있는 사건을 이미 지난 사건으로 오해하게 됩니다.
둘째, 달력에 적을 날짜는 만료일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역산일입니다. 시계를 멈추는 것은 기소이므로, 고소장 접수부터 송치와 검찰 처분까지 걸릴 시간을 빼 둔 날이 실제 마감입니다. 시효가 임박한 사건이라면 그 사정을 접수 단계에서 밝혀 두는 편이 일정 관리에 유리합니다.
셋째, 반복 피해라면 회차별 날짜를 증명할 자료를 찾아 둡니다. 포괄일죄로 묶이면 마지막 행위가 기산점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회차마다 시효가 따로 흐르는데, 어느 쪽이든 그날이 언제였는지 특정하지 못하면 계산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연락이 남은 메신저 대화, 같은 공간에 있었던 마지막 날을 보여 주는 근무·재학 기록, 이사나 퇴사 시점처럼 관계가 끊긴 날짜가 그 자료가 됩니다.
계산의 결론이 "남아 있다"로 나오든 "지났다"로 나오든, 그 결론은 죄명과 기산점을 어떻게 세웠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숫자를 바꾸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그 두 가지를 세우는 방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