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성추행 합의금에 따로 정해진 낮은 시세는 없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성별이라는 사정은 형법 어디에서도 죄를 가볍게 하지 않고, 민사소송에서 위자료를 깎는 사유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동성 사건의 첫 제시액이 유독 낮은 것은 가해자 쪽이 사건을 남자끼리의 장난으로 포장해 출발점을 끌어내리기 때문입니다.
심앤이가 진행한 동성 사건 네 건에서 그 출발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00만 원은 1,000만 원이 됐고, 200만 원은 1,500만 원이 됐습니다. 금액을 바꾼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기록과 준비였습니다.
이 글은 네 사건의 결과표, 사건별 경과, 가해자 쪽 주장에 무엇으로 맞서는지 정리한 표, 첫 제시를 받기 전부터 합의서에 서명하기까지의 순서를 차례로 다룹니다.
동성 성추행 합의금, 낮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강제추행이든 유사강간이든 조문의 대상은 '사람'이고, 법정형은 두 사람의 성별이 어떻게 짝지어지든 그대로입니다. 합의금은 가해자가 처벌을 줄이려고 치르는 값과 피해자가 민사소송으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 사이에서 정해지는데, 두 기준 모두 성별을 묻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가해자 쪽의 말입니다. 장난이었다, 남자끼리 그 정도는 흔하다, 비슷한 사건은 100만 원에 끝났다. 이 말들은 죄질을 낮춰 보이게 하려는 협상 문구이지 기준이 아닙니다. 동성 사건의 합의금이 낮은 것이 아니라, 낮게 부르는 가해자가 많을 뿐입니다.
성추행 합의금이 죄명과 단계에 따라 어느 구간에서 형성되는지는 다른 글(성추행 합의금 금액표)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은 동성 사건에서만 나타나는 깎기 시도와 그 대응에 집중합니다.
'장난' 프레임에 깎이지 않은 사례 4건
| 사건(죄명) | 가해자 쪽이 내세운 말 | 첫 제시 → 최종 | 합의가 이뤄진 자리 |
|---|---|---|---|
| 군 내무반 선임의 6회 추행(군인등강제추행) | 동성 간의 장난, 유사 사건은 100만 원 | 100만 원 → 1,000만 원(10배) | 선고 전, 민사 소장 접수 직전 |
| 공중화장실 불법촬영(카메라등이용촬영) | 우발적이었다, 현장에서 바로 지웠다 | 200만 원 → 1,500만 원(7배 넘게) | 검찰 단계 형사조정 |
| 수면실에서 잠든 사이 피해(준유사강간) | 혐의는 인정하되 매우 낮은 금액 제시 | 낮은 제시액 → 2,000만 원(약 3배) | 재판 단계, 선고 전 |
| 친구 집에서 잠든 사이 피해(유사강간) | 술에 취한 실수, 구강성교는 부인 | 일부만 인정한 합의 요청 → 2,000만 원 | 검찰 단계 형사조정 |
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배수가 아니라 둘째 칸입니다. 네 사건 모두 가해자 쪽은 금액을 말하기 전에 사건의 크기부터 줄이려 했습니다. 장난, 우발, 실수, 일부만 인정. 금액 협상은 이 축소를 받아들이느냐에서 이미 절반이 결정됩니다.
넷째 칸도 보시기 바랍니다. 합의는 전부 기소나 선고를 앞둔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처분이 가까워질수록 급해지는 쪽은 가해자입니다.
군 선임의 100만 원은 어떻게 1,000만 원이 됐습니까?
내무반을 같이 쓰던 선임이 샤워할 때 장난인 척 몸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데까지 수위를 올린 사건입니다. 피해자는 혼자 고소해 재판까지 끌고 갔고, 선고를 앞두고 가해자에게서 합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제시액은 100만 원이었고, 가해자 쪽 변호인은 비슷한 사건이 그 정도에 합의됐다는 말을 근거로 댔습니다.
심앤이는 금액을 다투기 전에 기록부터 손에 넣었습니다. 관할 검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공소장과 진술조서를 받아 냈고, 거기서 추행이 모두 6회였다는 점, 가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동성 간의 장난으로 치부했다는 점, 피해자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만큼 극심한 PTSD 증상을 겪고 있다는 점을 특정했습니다.
그 위에서 두 가지를 통보했습니다. 군인 사이의 추행에는 벌금형이 없는 군형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결심했고 소장 접수가 임박했다는 점입니다. 가해자가 대리인을 건너뛰고 피해자 본인에게 해 오던 연락도 그만두게 했습니다. 가해자는 소장 접수를 미뤄 달라며 금액을 10배로 올렸고, 1,000만 원에 합의가 성사됐습니다(사건 보기).
형사조정에서 200만 원이 1,500만 원이 된 과정
검찰 단계에서 열리는 형사조정은 조정위원을 사이에 두고 길어야 한 시간 안에 금액이 정해지는 자리입니다. 빈손으로 기일에 나가면 상대가 던진 첫 숫자가 그대로 결론이 됩니다.
조문 요지: 검사는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의 분쟁을 원만하게 풀어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보면,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수사 중인 사건을 형사조정에 넘길 수 있습니다(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 제1항).
공중화장실 칸 안에서 옆 칸 위로 넘어온 휴대전화 카메라를 발견한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달아났다가 수사로 특정됐고, 일면식 없는 동성이었습니다. 가해자가 수사 첫머리에 내민 금액은 200만 원이었고, 조사에서는 우발적이었으며 촬영물은 그 자리에서 지웠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이 송치되자 기소 전에 합의하려고 형사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심앤이는 조정기일 전에 포렌식 결과와 진술조서를 확인해 사실관계를 정리했습니다. 기일에서는 민감한 부위가 가림 없이 찍힌 촬영이라는 점, 들키자마자 달아난 정황, 밖에서는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피하게 된 피해자의 생활을 짚었습니다. 결렬에 대비한 엄벌탄원서를 미리 준비해 두고, 사건의 무게에 맞는 금액이 아니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정은 1,500만 원에 성립했습니다(사건 보기).
형사조정에 나간다고 합의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성립하지 않으면 사건은 수사와 처분으로 돌아갑니다. 회부와 기일 진행, 불성립 뒤의 절차는 형사조정에 정리돼 있습니다.
남자 성추행 합의금, 유사강간·준유사강간이면 출발선이 다릅니다
나머지 두 사건은 잠든 사이 구강성교를 당한 피해였고, 각각 준유사강간과 유사강간 혐의로 다뤄졌습니다. 유사강간은 법정형이 2년 이상 유기징역이어서 벌금형이 없습니다(형법 제297조의2, 제299조). 가해자가 마주한 처벌의 무게가 추행 사건과 다르고, 합의금의 출발선도 그만큼 올라갑니다.
첫 번째는 공공장소 수면실에서 잠든 사이 모르는 동성에게 당한 사건입니다. 피해자는 즉시 신고했지만 가해자는 달아났고, 특정돼 구속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사 단계를 국선변호사와 보낸 피해자는 진행 상황을 알 수 없어 불안해하다 재판 단계에서 심앤이를 찾았습니다.
심앤이는 선임계를 내 수사기록을 전부 확보했고, 도주로 범인 특정을 어렵게 한 죄질과 공공장소에서 당한 피해의 후유증을 피해자 변호사 의견서에 담았으며 엄벌탄원서도 함께 냈습니다. 가해자 쪽의 첫 제안은 통상의 유사강간 사건에 비해 매우 낮았습니다. 협상을 이어 간 끝에 합의금은 약 3배인 2,000만 원이 됐습니다. 법원은 징역 1년 6개월 ·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했습니다(사건 보기).
두 번째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성 친구의 집에서 잠든 사이 당한 사건입니다.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따지자 가해자는 술에 취해 실수한 것 같다며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송치 뒤 확보한 수사기록 속의 가해자는 달랐습니다. 손으로 성기를 만진 사실만 시인하고 구강성교는 없었다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형사조정에 회부됐습니다. 심앤이는 유사강간 혐의 전부를 시인하는 것이 합의의 출발점이고 일부만 시인한 채로는 합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피해자의 극심한 PTSD 증상과 범행을 축소하려는 가해자의 태도를 조정위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조정은 2,000만 원에 성립했습니다(사건 보기).
일부만 인정하는 가해자와의 합의는 금액보다 문장이 먼저입니다. 합의서가 가해자가 인정한 행위에만 걸쳐 있으면, 부인한 행위는 없었던 일처럼 읽힐 위험이 남습니다.
가해자 쪽 주장별로 무엇으로 맞섭니까?
| 가해자 쪽 주장 | 실제로 금액을 정하는 것 | 준비할 자료 |
|---|---|---|
| 장난이었다 | 접촉 부위, 거부 뒤에도 반복됐는지 | 날짜별 피해 정리, 거부 의사를 밝힌 메시지 |
| 비슷한 사건은 100만 원이었다 | 이 사건 기록에 적힌 횟수와 행위 | 공소장·진술조서(정보공개청구, 기록 열람) |
| 남자끼리라 피해가 크지 않다 | 진단과 치료로 확인되는 피해 | 정신과 진단서, 상담 기록, 일상 변화 메모 |
| 우발적이었고 바로 지웠다 | 촬영 내용, 도주 같은 범행 뒤 정황 | 포렌식 결과, 신고 기록 |
| 일부만 인정하겠다 | 전체 행위에 대한 책임 인정 여부 | 합의 대상 행위를 특정한 합의서 문장 |
| 돈이 없다 | 처분과 선고가 다가오는 일정 | 엄벌탄원서, 민사 소장 초안 |
표의 첫째 칸은 전부 사건 밖의 이야기이고, 둘째 칸은 전부 사건 안의 기록입니다. 가해자 쪽은 다른 사건의 시세, 남자들 사이의 관행, 자신의 형편을 말합니다. 피해자 쪽은 이 사건에서 몇 번, 어디를, 어떻게, 그리고 그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말합니다. 협상은 어느 쪽 이야기가 기준이 되느냐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준비의 대부분은 자료입니다. 거부 의사를 밝힌 메시지, 사건 직후 주변에 알린 대화, 진단서와 상담 기록처럼 장난이라는 말을 무너뜨리는 자료가 무엇인지는 동성 성추행·남성 피해자에서 하나씩 짚었습니다.
협상 순서, 첫 제시를 받기 전부터 서명까지
첫째, 가해자의 직접 연락부터 끊습니다. 합의가 급한 가해자는 피해자 본인을 붙잡고 합의를 조릅니다. 군 선임 사건에서도 그랬습니다. 연락 중단을 요구하고 창구를 대리인 하나로 모으면, 사과를 가장한 압박과 회유가 멈춥니다.
둘째, 금액을 말하기 전에 기록을 확보합니다. 수사 중이면 선임계를 내고 기록을 열람·복사하고, 재판 중이면 정보공개청구로 공소장과 진술조서를 받습니다. 가해자가 수사기관에서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부인했는지 모르는 채로는 합의 범위를 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하한선을 정합니다. 합의가 깨졌을 때 민사소송으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가 하한입니다. 합의는 가해자의 형을 덜어 주는 선택이므로, 그 대가는 하한보다 위에서 시작해야 맞습니다.
넷째, 깨질 때의 계획을 먼저 만들어 둡니다. 엄벌탄원서와 민사 소장입니다. 화장실 촬영 사건에서는 탄원서가, 군 선임 사건에서는 소장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결렬을 두려워하지 않는 쪽이 협상을 끌고 갑니다.
다섯째, 첫 제시는 근거를 붙여 거절합니다. 싫다는 말만으로는 금액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기록에 적힌 횟수와 행위, 진단서에 적힌 피해를 들어 그 금액이 왜 맞지 않는지를 전달합니다.
예문: “제시하신 금액으로는 합의하지 않습니다. 공소장에 적힌 추행은 6회이고, 피해자는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금액이 최종이라면 엄벌탄원서를 내고 민사소송으로 가겠습니다.”
여섯째, 서명 전에 합의서 문장을 확인합니다. 어떤 행위에 대한 합의인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까지 담을 것인지, 촬영 사건이라면 파일을 없애고 다시 퍼뜨리지 않는다는 약속이 적혔는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기로 했는지입니다. 조항별 문구와 돈을 받는 방식은 합의금·합의대행에 있습니다.
합의하지 않으면 사건은 어떻게 됩니까?
합의는 의무가 아닙니다.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2013년 6월 19일에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합의하지 않아도 수사와 재판은 그대로 진행되고, 합의했다고 해서 사건이 없던 일이 되지도 않습니다. 합의는 형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일 뿐입니다.
처벌이 먼저라면 합의를 접고 엄벌 의견을 내는 데 집중하시면 됩니다. 피해 회복은 민사소송으로 따로 청구할 수 있고, 형사재판의 유죄 판결은 민사에서 힘 있는 증거가 됩니다. 어떤 항목을 얼마나 청구할 수 있는지는 민사 손해배상을 보시면 됩니다.
가해자 쪽이 처음 부르는 숫자는 사건의 값이 아니라 가해자의 희망입니다. 동성 사이의 일이라는 이유로 그 희망에 맞춰 줄 까닭은 없습니다. 기록을 확보하고, 하한을 정하고, 깨질 때의 계획을 세운 뒤에 금액을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