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성범죄 법과 판결이 바뀐 것, 2018년부터의 연표

미투 운동 이후 성범죄 법정형과 대법원 법리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2018년 성인지 감수성 판결과 법정형 상향부터 2023년 강제추행 전원합의체까지 선고일과 법률번호가 확인된 것만 연표로 정리했습니다.

2026.09.19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미투 운동 직후인 2018년 10월 1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의 법정형이 5년 이하에서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라갔습니다.
  2. 대법원은 2018년에 성인지 감수성을 판단 기준으로 세웠고, 2019년에는 위력에 무형적 세력과 지위·권세 이용이 포함된다고 정리했습니다.
  3.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강제추행죄에서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요구하던 종전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미투 운동 이후 성범죄를 다루는 법과 판결은 실제로 달라졌습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법정형이고, 2018년 10월 16일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의 형이 나란히 올라갔습니다. 그다음에 움직인 것이 대법원의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이 변화는 법원이 어느 날 스스로 깨달아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조사실과 법정에서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 "왜 거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아 낸 피해자들이 그 질문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왔고, 판결문의 문장은 언제나 그 뒤에 쓰였습니다.

이 글은 2018년부터의 판결과 입법을 연표로 묶고, 성인지 감수성과 위력의 정의, 강제추행 기준의 변경, 피해자 절차의 변화, 그리고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미투 운동 이후 가장 먼저 바뀐 것은 무엇입니까

법정형입니다. 2018년 10월 16일 공포·시행된 형법 개정(법률 제15793호)으로, 업무나 고용 관계 때문에 자기 감독 아래 있는 사람을 위계나 위력으로 간음한 죄의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갔습니다(형법 제303조 제1항).

같은 날 성폭력처벌법도 함께 바뀌었습니다(법률 제15792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의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갔습니다(제10조 제1항).

숫자만 보면 작아 보이지만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그전까지 위력에 의한 추행은 벌금 500만 원 이하로도 끝날 수 있는 사건이었고, 그 기준선이 직장에서 벌어진 일을 "그 정도 가지고"로 만드는 근거였습니다.

미투 이후 법과 판결 연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아래는 선고일과 사건번호, 법률번호와 시행일이 확인되는 것만 추린 연표입니다.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건이라도 번호로 확인되지 않으면 넣지 않았습니다.

시점판결 또는 법률바뀐 것
2018. 4. 12.대법원 2017두74702성희롱 사건 심리에 성인지 감수성 요구
2018. 10. 16.법률 제15792호·제15793호업무상 위력 성범죄 법정형 상향
2018. 10. 25.대법원 2018도7709통념 속 피해자상 잣대를 형사에서 배척
2019. 9. 9.대법원 2019도2562위력에 무형적 세력과 지위 이용 포함
2023. 7. 11.법률 제19518호스토킹범죄의 반의사불벌 규정 삭제
2023. 9. 21.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강제추행의 폭행·협박 기준 변경
2023. 10. 12.법률 제19517호19세 미만 피해자 영상녹화물 특례 시행
2025. 12. 30.아청법 개정 시행아동·청소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배제

표를 가로로 읽으면 판결과 입법이 번갈아 나옵니다. 판결이 먼저 기준을 세우면 입법이 따라가고, 입법이 문을 열면 판결이 그 문을 넓히는 방식으로 7년이 흘렀습니다.

세로로 읽으면 빈 구간도 보입니다. 2019년과 2023년 사이에 법리의 큰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그 사이의 사건들은 옛 기준으로 판단됐고, 그 시기에 무죄가 난 사건들이 지금 기준이었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되돌려 주지 않습니다.

성인지 감수성 판결은 무엇을 금지했습니까

먼저 나온 것은 형사판결이 아니라 행정판결이었습니다. 대법원은 2018년 4월 12일 선고한 2017두74702 판결에서 성희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해 10월 25일 선고된 2018도7709 판결이 그 기준을 형사재판으로 가져왔습니다.

두 판결이 금지한 것은 분명합니다. 늦은 신고, 사건 뒤에도 이어진 연락,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이는 일상처럼 통념 속 피해자상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단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기준이 조사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성인지 감수성 판결 해설)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위력은 어떻게 정의됐습니까

2019년 9월 9일 선고된 대법원 2019도2562 판결이 위력의 범위를 못 박았습니다.

판시 요지 - 위력은 상대방의 의사를 꺾기에 충분한 세력이면 되고 그것이 유형적인지 무형적인지는 묻지 않으므로, 행위자가 가진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경우도 위력에 해당한다.

이 판시가 없애 준 질문이 있습니다. "때리지도 협박하지도 않았는데 왜 못 벗어났느냐"입니다. 지위 자체가 힘이라는 것이 판결문에 적힌 순간, 거절하지 못한 사정은 피해자의 약점이 아니라 사건의 구조가 됐습니다.

데뷔를 앞둔 연습생이 소속사 대표에게 숙소에서 강간당한 사건이 그렇습니다. 가해자는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했고, 피해자가 크게 저항하지 못했다는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오디션부터 레슨까지 모든 일정을 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만나자는 요구조차 거절하기 어려웠던 관계였습니다.

심앤이는 팔에 남은 피멍 사진과 피해 직후 도움을 구한 대화, 업무 연락만 오갔을 뿐 사적인 친밀감의 접점이 없던 메시지 내역을 하나로 엮었습니다. 범행 뒤 가해자가 먼저 사과하고 회유한 정황도 잘못을 자인한 자료로 제시해, 검찰의 강간 혐의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받아 냈습니다(사건 보기). 지위 관계에서 벌어진 피해의 대응은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2023년 전원합의체는 강제추행의 무엇을 바꿨습니까

2023년 9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8도13877 판결로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구하던 기준을 버리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거나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 성립한다고 정리한 것입니다.

이 변경의 의미는 실무에서 큽니다. 그전까지 법정에서는 "얼마나 세게 잡았는가", "밀쳐 낼 수 있었는가" 같은 질문이 오갔고, 피해자가 몸이 굳어 반응하지 못한 사건일수록 불리했습니다. 지금은 항거가 곤란했는지를 피해자가 증명할 문제가 아닙니다.

회사 대표가 업무를 핑계로 팔과 어깨를 주무르고 손을 깨물며 억지로 입을 맞춘 사건이 있습니다. 대표라는 지위 때문에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사내에 신고하기도 어려웠던 피해자가 고소를 결심했고, 1심 유죄 이후 가해자는 항소와 상고로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심앤이는 가해자의 상고이유서를 열람·복사해 주장을 하나씩 반박했고, 피해자가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진술해 온 점과 일기·메시지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고 징역 6개월 · 집행유예 2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사회봉사 80시간의 원심이 확정됐습니다(사건 보기). 가해자가 끝까지 다투는 단계의 대응은 재판절차(법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피해자 절차에서 달라진 것은 무엇입니까

첫째, 19세 미만 피해자의 영상녹화물에 관한 특례가 생겼습니다. 2023년 7월 11일 공포된 성폭력처벌법 개정(법률 제19517호)으로 제30조의2가 신설돼 2023년 10월 12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어린 피해자가 법정에 반복해서 불려 나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문입니다.

둘째, 스토킹처벌법에서 반의사불벌 규정이 삭제됐습니다(2023년 7월 11일, 법률 제19518호).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사건이 끝나던 구조가 가해자에게 합의를 압박할 시간을 줬기 때문입니다.

셋째, 아동·청소년 대상 친족 성폭력의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규정이 2025년 12월 30일부터 시행됩니다. 가족 안에서 벌어진 피해는 말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법이 뒤늦게 받아들인 것입니다.

양형은 실제로 무거워졌습니까

법정형이 올라가도 선고형이 따라 오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1심의 가벼운 형이 항소심에서 뒤집히는지가 중요합니다.

직장 사수에게 약 1년 동안 추행을 당한 의뢰인의 사건이 그 예입니다. 머리를 쓰다듬고 옆구리를 찌르는 행위에서 시작해 손을 잡고 다리를 만지는 데까지 수위가 올라갔고, 단둘이 있는 사무실과 출장이 반복됐습니다.

심앤이는 추행 횟수를 약 10회로 특정해 일시와 장소를 범죄 일람표로 정리했고, 대화 내용과 사무실 구조 사진, 일기장을 보완수사 단계에 제출했습니다. 가해자가 공판 전날 기습적으로 형사공탁을 하자 공탁금을 받을 뜻이 없다는 탄원서로 막았습니다. 1심은 징역 3년 · 집행유예 4년이었지만, 검사 항소로 열린 항소심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는 점이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과 법정구속으로 뒤집혔습니다(사건 보기).

미투가 무고를 늘렸다는 주장은 사실입니까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성범죄 고소가 무고로 뒤집히는 사건은 가해자 측이 방어 수단으로 역고소를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역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는 피해가 거짓이라는 증거가 아닙니다. 무고가 실제로 있었다면 무고죄로 처벌하면 됩니다. 있지도 않은 공포를 근거로 있는 피해를 되돌리자는 주장은 논의가 아니라 협박입니다.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말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대법원이 2018년에 그 잣대를 배척했는데도 조사실과 법정에서는 여전히 등장합니다. 진술과 정황만으로 시작하는 사건에서 무엇을 어떻게 남겨 두어야 하는지는 증거가 없는 경우에 정리돼 있습니다.

쟁점지금의 법피해자가 겪는 일
비동의간음죄강간죄는 폭행·협박이 요건저항하지 못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
교제폭력독립한 처벌 법률이 없음스토킹·폭행 조문을 이어 붙여 대응
성인 피해 공소시효원칙대로 시효가 진행늦게 말할수록 시효에 걸림
2차 가해별도의 처벌 조문이 없음소문과 따돌림을 따로 고소해야 함

연표의 다음 줄에 무엇이 들어갈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모든 줄이 그랬듯, 그 줄도 말하기를 택한 피해자들이 채울 것입니다. 내 사건이 옛 기준으로 판단될지 지금 기준으로 판단될지부터 확인하시고, 바뀐 기준을 아는 상태로 조사에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투 운동 이후 성범죄 처벌이 실제로 세졌나요?
조문 자체가 무거워졌습니다. 2018년 10월 16일부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갔습니다. 개정 전에는 각각 5년 이하와 2년 이하였습니다.
Q. 성인지 감수성 판결은 몇 년도 판결인가요?
2018년 판결 두 개가 기준입니다. 4월 12일 선고된 대법원 2017두74702 판결이 성희롱 사건 심리에서 먼저 이 기준을 밝혔고, 10월 25일 선고된 2018도7709 판결이 형사재판으로 가져왔습니다. 통념 속 피해자의 모습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을 배척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Q. 강제추행 기준이 2023년에 바뀌었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2023년 9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8도13877 판결로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를 요구하던 기준을 버리고,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거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이면 성립한다고 정리했습니다.
Q. 위력이 있었다는 걸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나요?
위력은 상대방의 의사를 꺾기에 충분한 세력이면 되고 유형·무형을 가리지 않으므로,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경우도 포함됩니다(대법원 2019도2562). 다만 그 지위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는 미리 챙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인사권이나 평가 권한을 보여 주는 기록, 업무 메시지가 대표적입니다.
Q. 비동의간음죄는 지금 없나요?
없습니다. 강간죄는 여전히 폭행 또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 겁에 질려 저항하지 못한 피해는 다른 조문을 찾아 다퉈야 합니다. 그래서 얼어붙어 반응하지 못한 이유를 피해자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입법이 필요한 자리로 남아 있습니다.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내 사건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글은 일반론이에요. 내 사건의 답은 상담에서 찾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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