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신뢰관계인 동석 신청과 진술조력인, 경찰 조사부터 법정까지 옆에 앉는 사람

신뢰관계인 동석은 배려가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34조가 정한 권리입니다. 조사실과 법정에서 누가 옆에 앉을 수 있는지, 진술조력인과 중계장치·가림 시설은 어떻게 신청하는지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2024.02.17 · 읽는 시간 8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성폭력처벌법 제34조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이를 수사기관 조사에도 준용합니다.
  2. 진술조력인은 19세미만피해자등을 위한 제도로, 직권이나 피해자·법정대리인·변호사의 신청에 따라 조사와 증인신문에 참여해 의사소통을 중개합니다.
  3. 법정에서는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의 중계장치·가림 시설 신문과 제297조의 피고인 퇴정을 통해 가해자를 보지 않은 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조사실과 법정에 혼자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4조 제1항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재판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이 규정을 수사기관의 조사에도 준용합니다. 부탁이 아니라 신청이고, 호의가 아니라 원칙입니다.

그런데도 성범죄 피해자가 조사실에 혼자 앉아 있는 장면은 여전히 흔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먼저 알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청이 없으면 절차는 그냥 진행되고, 피해자는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가장 힘든 질문에 혼자 답합니다.

이 글은 수사와 재판 단계별로 누가 옆에 앉을 수 있는지, 진술조력인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법정에서 가해자를 보지 않고 진술하는 장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동석이 거절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누가 옆에 앉을 수 있고 어디에 신청하나요?

성범죄 피해자라면 근거 조문은 성폭력처벌법 제34조입니다. 법원의 증인신문과 수사기관의 조사 모두에서, 검사나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신뢰관계인을 동석시켜야 합니다. 성범죄가 아닌 다른 범죄의 피해자는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와 제221조 제3항이 근거가 되는데, 이쪽은 문언이 한 단계 약합니다.

단계와 대상근거 조문신청할 수 있는 사람법이 정한 문언
성범죄 피해자 조사성폭력처벌법 제34조 제2항검사, 피해자, 법정대리인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
성범죄 피해자 증인신문성폭력처벌법 제34조 제1항검사, 피해자, 법정대리인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
그 밖의 범죄 피해자 조사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직권, 피해자, 법정대리인, 검사동석하게 할 수 있다
그 밖의 범죄 피해자 증인신문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1항직권, 피해자, 법정대리인, 검사동석하게 할 수 있다
13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사물 변별·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2항직권, 피해자, 법정대리인, 검사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

표를 세로로 읽으면 성범죄 피해자가 더 두껍게 보호된다는 점이 보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4조는 나이나 장애를 따지지 않고 성범죄 피해자 전부에게 하여야 한다는 문언을 쓰고 있습니다. 성인 여성이 "굳이 필요하냐"는 말을 들었다면 그 말이 틀린 것입니다.

신청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조사 일정을 잡을 때 담당 수사관에게 동석할 사람의 이름과 관계를 알리면 되고, 재판 단계라면 증인신문기일 전에 재판부에 서면으로 내면 됩니다. 동석할 사람은 가족·친족에 한정되지 않으며,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진술조력인 신청은 누가 할 수 있나요?

진술조력인은 신뢰관계인과 역할이 다릅니다. 신뢰관계인이 곁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진술조력인은 의사소통 자체를 중개하는 전문 인력입니다. 대상은 19세미만피해자등, 곧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입니다.

수사 단계는 성폭력처벌법 제36조 제1항이 근거입니다.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법정대리인·변호사의 신청에 따라 진술조력인을 조사 과정에 참여시킵니다. 재판 단계는 제37조 제1항으로, 법원이 직권이나 검사·피해자·법정대리인·변호사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증인신문에 참여시켜 중개하거나 보조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이 신문 전에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변호사에게 진술조력인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고지 의무가 법에 따로 적혀 있다는 것은, 알려 주지 않아 놓치는 일이 그만큼 잦았다는 뜻입니다.

19세미만피해자등의 진술은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영상녹화하고 보존해야 합니다. 조사 한 번이 뒤에 그대로 남는 구조이므로, 진술조력인을 뒤늦게 부르는 것보다 첫 조사에 맞춰 신청하는 편이 낫습니다. 미성년 피해자 사건에서 보호자와 절차를 어떻게 나눌지는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에 정리돼 있습니다.

법정에서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는 세 가지 장치

가해자가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면 피해자의 증인 출석은 사실상 피할 수 없습니다. 조사 단계 진술만 남기고 법정에 나가지 않으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다투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출석과 대면은 별개이고, 마주치지 않기 위한 장치가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장치근거 조문쓰이는 상황실제 효과
비디오 등 중계장치 신문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피고인과 대면해 진술하면 정신의 평온을 현저하게 잃을 우려가 있을 때다른 공간에서 진술하며, 법정에 출석해 이뤄진 증인신문으로 봅니다
가림 시설 신문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같은 법정에 있되 얼굴을 마주 보기 어려울 때가해자 쪽 시야를 막은 채 진술합니다
피고인 퇴정형사소송법 제297조증인이 피고인 면전에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가해자를 내보낸 뒤 진술하고, 끝나면 입정시켜 요지를 고지합니다

세 장치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아서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것도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증인신문기일이 잡히면 그 전에 어떤 방식으로 진술할지 재판부에 알려야 하고, 그 자리에서 신뢰관계인 동석도 함께 신청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조문 요지 —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3항은 중계장치를 통한 신문도 증인이 법정에 출석해 이뤄진 증인신문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방에서 말했다고 해서 진술의 무게가 줄지 않습니다.

동석한 사람이 대신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동석은 만능이 아닙니다. 옆에 앉은 가족이 질문에 끼어들어 답하면 오히려 진술의 독립성이 의심받습니다. 신뢰관계인의 역할은 대답이 아니라 피해자가 무너지지 않게 붙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역할을 나눕니다. 정서적으로 기댈 사람은 신뢰관계인으로, 절차를 다툴 사람은 변호사로 세웁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2항은 피해자 변호사가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조사 도중에는 승인을 받아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증거보전절차와 공판준비기일, 공판절차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미성년 피해자 사건에서 보호자가 동석하는 것이 늘 최선은 아닙니다. 부모 앞이라 피해를 축소해 말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고, 그 축소된 첫 진술이 끝까지 따라다닙니다. 조사 전에 첫 진술을 어떻게 준비하는지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옆자리를 만들어 결과가 달라진 사건 두 건

동석을 누구로 정하느냐가 진술의 내용을 바꾼 사건부터 보겠습니다. 같은 학교에 다니며 막 교제를 시작한 청소년이 커튼이 쳐진 보드게임방에서 여러 차례 몸을 돌려 저항했는데도 힘으로 제압당해 피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연인 사이의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했고, 주변에 사람이 있었는데 왜 도움을 청하지 않았느냐는 점이 진술을 깎는 지점이 됐습니다.

피해자는 부모에게 사건을 자세히 말하기를 꺼렸고 부모도 묻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심앤이는 부모와 동행하는 대신 변호사가 경찰 조사에 동석하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조사 전에 여러 차례 만나 장소의 구조와 복장, 반복된 거부 의사, 사건 직후 이별을 통보한 사실까지 일관되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그 장면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다는 심리적 제약을 의견서로 정리해 냈고, 위력에 의한 추행이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법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파견 기숙사 저녁 술자리에서 팀의 막내였던 피해자가 스무 살 넘게 차이 나는 상사가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못해 만취했고, 정신을 차려 보니 그 상사가 몸을 만지고 있었던 사건입니다. 소리를 질렀는데도 추행이 이어졌고, 가해자는 오히려 변호사를 선임해 동의하에 한 일이니 사과할 수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내왔습니다.

기숙사 안이라 직접 증거가 없었고, 가해자는 공판기일에 기습적으로 녹음파일을 증거로 내밀었습니다. 심앤이는 증인신문 전 미팅으로 예상 질문을 짚어 두고 신문 당일 법정에 함께 출석해 동석했으며, 상대가 사건의 논점에서 벗어난 질문을 할 때마다 즉시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보아 벌금 800만 원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했습니다(사건 보기).

동석 신청이 거절될 수도 있나요?

거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4조 제3항은 법원과 수사기관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에게 불리하거나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동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이 규정은 피해자를 막는 조항이 아니라 피해자를 지키는 조항입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가해자와 관계가 얽힌 사람입니다. 같은 직장의 동료, 가해자와 친분이 있는 친척, 합의를 권해 온 지인이 옆에 앉으면 피해자는 있는 그대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가족 내 성폭력 사건에서 다른 가족 구성원이 동석을 자처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합니다.

제34조 제1항의 "부득이한 경우"도 좁게 읽어야 합니다. 재판 진행에 실질적인 지장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 자리가 좁다거나 관행이 아니라는 이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동석을 거절당했다면 그 사유를 기록으로 남겨 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재판 단계 보호 절차 전반은 재판절차(법원)에 정리돼 있습니다.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오늘 정해 둘 것

첫째, 동석할 사람을 한 명 정하세요. 사건 경위를 함께 말할 사람이 아니라, 조사가 길어져도 옆에서 버텨 줄 사람이면 됩니다. 가해자와 이해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둘째, 조사 일정을 잡는 전화에서 동석 신청을 함께 말하세요. 당일에 말하면 절차가 밀립니다. 19세미만피해자등에 해당한다면 진술조력인 참여도 이때 함께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증인 출석 통지를 받았다면 신문 방식을 먼저 정하세요. 중계장치와 가림 시설, 피고인 퇴정 중 무엇을 구할지 정해 재판부에 알리고, 동석 신청도 같은 서면에 넣으면 됩니다.

피해자를 혼자 조사실에 앉혀 놓는 것은 관행이지 법이 아닙니다. 법은 이미 옆자리를 만들어 두었고, 남은 일은 그 자리를 비워 두지 않는 것입니다. 신청 한 줄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뢰관계인 동석 신청은 어디에 어떻게 하나요?
수사 단계에서는 조사 일정을 잡을 때 담당 수사관에게 동석할 사람의 이름과 피해자와의 관계를 알리면 되고, 재판 단계에서는 증인신문기일 전에 재판부에 서면으로 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4조에 따라 검사, 피해자, 법정대리인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신뢰관계인은 꼭 가족이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법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라고만 정하고 있어서 친구나 상담원처럼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다만 가해자와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은 피해자에게 불리할 수 있어 동석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Q. 진술조력인은 성인 피해자도 신청할 수 있나요?
진술조력인 제도의 대상은 19세미만피해자등입니다.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인 피해자는 신뢰관계인 동석과 피해자 변호사의 조사 참여를 활용하게 됩니다.
Q. 법정에서 가해자를 안 보고 증언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 따라 비디오 등 중계장치로 다른 공간에서 신문을 받거나 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신문받을 수 있고, 제297조에 따라 피고인을 퇴정시킨 뒤 진술할 수도 있습니다. 중계장치를 통한 신문도 법정에 출석해 이뤄진 증인신문으로 봅니다.
Q. 동석한 사람이 옆에서 대신 설명해 줘도 되나요?
안 됩니다. 동석자가 질문에 끼어들어 답하면 진술의 독립성이 의심받아 오히려 손해입니다. 신뢰관계인은 곁을 지키는 역할이고, 절차에서 의견을 내는 일은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조사에 참여하는 피해자 변호사가 맡습니다.
Q. 미성년 피해자인데 부모가 동석하는 게 나을까요?
늘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모 앞에서는 피해를 축소해 말하는 경우가 많고, 그 첫 진술이 이후 절차에 그대로 남습니다. 실제로 부모 대신 변호사가 경찰 조사에 동석하도록 조율해 축소 없이 진술한 사건이 있습니다. 아이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조합을 먼저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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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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