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증거보전신청 절차, 형사소송법 제184조 청구서 항목과 CCTV·병원기록 확보

증거보전은 형사소송법 제184조가 검사와 피의자 측에만 청구권을 준 절차라, 피해자는 성폭력처벌법 제41조로 검사를 움직여야 합니다. 청구서 다섯 칸과 CCTV·병원기록 확보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2024.07.10 · 읽는 시간 8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형사소송법 제184조의 증거보전 청구권자는 검사와 피고인·피의자·변호인이어서, 고소인인 피해자는 법원에 직접 청구할 수 없습니다.
  2. 성폭력처벌법 제41조는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수 있게 하고, 19세미만피해자등이 요청하면 검사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3. CCTV는 저장 용량이 차면 덮어써지지만 병원 진료기록부와 수술기록은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에 따라 10년 보존이라 시간이 다릅니다.

증거보전은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신청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84조 제1항이 청구권자로 정한 사람은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뿐이고, 여기서 변호인은 피의자나 피고인의 변호인을 말합니다. 고소를 한 피해자도,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도 이 명단에 없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쓰는 길은 하나 더 돌아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1조가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사법경찰관에게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권한을 주고 있고, 실무에서는 담당 수사관과 검사에게 어느 자료를 언제까지 붙들어야 하는지를 서면으로 특정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 절차를 움직입니다.

이 글은 제184조가 요구하는 것, 제41조로 검사를 움직이는 방법, 청구서에 들어가는 다섯 칸, 그리고 CCTV와 병원기록처럼 남은 시간이 전혀 다른 자료를 어떤 순서로 확보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청구권을 주지 않은 구조

제184조 제1항은 지금 붙들어 두지 않으면 나중에 그 증거를 쓰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첫 공판기일이 열리기 전이라도 판사에게 압수와 수색, 검증, 증인신문, 감정을 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청구를 서면으로 하고 그 사유를 소명하도록 합니다. 전화로 "지우지 말게 해 달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절차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청구권자 명단입니다. 증거가 사라지면 가장 크게 잃는 사람은 피해자인데, 정작 그 피해자는 판사 앞에 설 자격이 없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3항이 피해자 변호사에게 증거보전절차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지만, 이것은 절차가 열린 뒤의 이야기이지 절차를 여는 권한이 아닙니다.

이 구조를 바꿀 수 없는 동안 피해자가 할 일은 분명합니다. 청구권을 가진 사람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감정을 담은 호소가 아니라, 어느 자료가 언제 사라지는지를 날짜로 적은 서면이 그 일을 합니다.

검사를 움직이는 조문, 성폭력처벌법 제41조

제41조 제1항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 사법경찰관이 피해자가 공판기일에 출석해 증언하는 것에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을 때 그 사유를 소명해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19세미만피해자등인 경우에는 그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문언의 무게는 제2항에서 갈립니다. 요청을 받은 검사는 타당하다고 인정할 때 증거보전을 청구할 수 있지만, 19세미만피해자등이 요청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야 합니다. 앞은 재량이고 뒤는 의무입니다.

조문 요지 — 성인 피해자의 요청은 검사가 타당하다고 판단해야 절차가 열리고, 19세미만피해자등의 요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검사가 청구해야 합니다.

성인 여성 피해자가 이 차이를 체감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같은 자료가 같은 속도로 사라지는데도, 절차가 열릴지 여부가 검사 한 사람의 판단에 달립니다. 그러니 요청서에는 사정을 설명하는 문장보다 덮어쓰기 예정일과 그 근거를 먼저 쓰셔야 합니다.

증거보전청구서에 들어가는 다섯 칸

피해자가 내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청구서가 아니라 요청서이지만, 담기는 항목은 같습니다. 검사가 그대로 옮겨 쓸 수 있을 만큼 채워져 있으면 그만큼 절차가 빨라집니다.

칸적는 내용비어 있으면 생기는 일
사건 표시죄명, 발생 일시와 장소, 고소 접수 여부와 접수번호어느 사건의 증거인지 연결되지 않습니다
증명할 사실그 자료로 밝히려는 사실을 한 문장으로대상이 넓어져 판단이 뒤로 밀립니다
대상과 구하는 처분카메라의 위치와 채널, 의료기관 이름과 기록 종류, 압수·수색·검증 중 무엇을 구하는지판사가 무엇을 명해야 할지 특정되지 않습니다
보전이 필요한 사유언제 삭제되거나 덮어써지는지, 왜 오늘이어야 하는지제184조가 요구하는 사정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소명자료저장 일수를 확인한 통화·문자, 열람을 거부한 회신사유가 주장에만 머뭅니다

다섯 칸 가운데 결과를 가르는 것은 네 번째입니다. 이 칸은 심정을 적는 자리가 아니라 날짜를 적는 자리입니다. 관리자에게 물어 확인한 덮어쓰기 예정일을 그대로 옮기고, 그 통화나 문자를 소명자료로 붙이면 지금 움직여야 할 사정이 서류 위에 드러납니다.

세 번째 칸도 자주 비어 있습니다. "건물 CCTV 전부"가 아니라 "○○빌딩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앞 채널 3, ○월 ○일 22시부터 23시 사이"처럼 적어야 판단이 빨라집니다.

CCTV는 왜 피해자가 직접 받기 어려운가요?

열람을 요구할 근거는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 제1항은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내에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영상에 찍힌 사람은 정보주체이므로 요구 자체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제4항이 제한 사유를 두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해할 우려가 있거나 재산과 그 밖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열람을 제한하거나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한 화면에 여러 사람이 찍힌 CCTV는 이 조항에 걸려 거절되는 일이 흔하고, 건물 관리자는 분쟁에 휘말릴 부담 때문에 더 몸을 사립니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기 바랍니다. 먼저 관리자에게 삭제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문자나 메일로 보내 발신 시각을 남기고, 저장 일수와 덮어쓰기 예정일을 물어 답변을 받아 두세요. 거절당했다면 그 사유를 말이 아니라 글로 받아 두세요. 그다음이 수사기관과 검사입니다.

이 기록이 나중에 또 한 번 쓰입니다. 영상이 사라졌을 때 그것이 기간이 지나 자동으로 덮어써진 것인지, 요청을 받고도 지운 것인지를 가르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물증 없이 시작한 사건을 어떻게 꾸려 가는지는 증거가 없는 경우에 항목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병원기록은 시간이 다릅니다

CCTV를 쫓느라 놓치기 쉬운 것이 병원기록인데, 이쪽은 사정이 반대입니다. 의료법 제21조 제1항은 환자 본인이 자신에 관한 기록의 열람이나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고,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보존기간도 넉넉합니다.

자료지금 할 일근거 또는 경로남은 시간
상가·건물 CCTV관리자에게 삭제 금지를 문자로 요청하고 수사기관에 압수를 요청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 거절되면 수사기관 경유저장 용량이 차면 오래된 영상부터 덮어써집니다
진료기록부·수술기록진료받은 의료기관에 본인 명의로 사본 발급 신청의료법 제21조 제1항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에 따라 10년
검사 소견·간호기록·방사선 사진같은 곳에 함께 신청의료법 제21조 제1항같은 규칙에 따라 5년
진단서 부본과 처방전발급한 병원에 보관 여부부터 확인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부본 3년, 처방전 2년으로 짧습니다
가해자 기기 속 자료담당 수사관에게 압수수색과 포렌식을 서면으로 요청수사기관의 권한고소 사실이 알려질수록 위험이 커집니다

표를 세로로 읽으면 우선순위가 그대로 나옵니다. 급한 것은 CCTV와 가해자 기기이고, 병원기록은 몇 년 뒤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소가 늦어졌다고 해서 몸과 마음에 남은 기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사건 무렵 응급실이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면 그 기록은 지금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진단서 부본과 처방전은 보존기간이 짧으니 순서를 앞에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사라지기 전에 붙든 사건 두 건

영상을 붙들어 촬영물 없이 혐의를 세운 사건부터 보겠습니다. 부서가 다른 직장 상사가 치마를 입은 피해자의 뒤에서 몰래 휴대전화를 들이댄 사건입니다. 함께 퇴근하던 동료에게서 그 말을 듣고 CCTV를 확인해 보니, 가해자의 화면이 피해자의 뒷모습을 향하고 있었고 녹화 표시까지 떠 있었습니다. 가해자가 공무원이라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미루는 사이 1년이 흘렀습니다.

심앤이는 CCTV 속 행위를 분 단위로 특정해 가해자가 접근하기 전부터 녹화를 시작했다는 점을 짚어 고소장을 썼고,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압수영장을 신청하고 빠르게 집행해 달라고 수사관에게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포렌식에서 촬영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목격자의 자필 사실확인서와 피해자의 병원 방문 내역, 과호흡으로 119에 신고한 기록을 함께 냈습니다. 결국 카메라등이용촬영미수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몸에 남은 흔적도 며칠이면 사라집니다. 근육통 때문에 한의원을 찾은 피해자가 사전 설명도 없이 통증 부위와 무관한 쇄골과 가슴을 여러 차례 눌리고, 다음 진료에서는 상체가 반 이상 드러나게 된 사건이 그렇습니다. 진료실은 밀폐된 공간이라 CCTV가 없었고, 가해자는 정상적인 진료였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심앤이는 치료 흔적이 남아 있을 때 사진부터 확보해 눌린 부위가 통증 부위와 다르다는 점을 남겼고, 사건 직후 친구들과 나눈 대화와 상담 내역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어 첫 경찰 조사 전에 진료실의 구조와 가해자의 말과 행동을 순서대로 진술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경찰은 진료를 빙자해 업무상 지위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사건 보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끝인가요?

아닙니다. 제184조 제4항은 증거보전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에 대해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 항고는 청구를 한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서는 검사가 기각 결정을 받았을 때 어떤 사유였는지를 확인하고 부족한 소명을 채워 다시 요청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입니다.

검사가 요청 자체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도 절차가 하나 남아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수사에 필요한 압수와 수색을 할 수 있으므로, 증거보전과 별개로 담당 수사관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촬영물 사건에서 결과를 가른 것은 영장 집행 시점이었습니다. 유포 협박이 섞인 사건이라면 촬영물 유포·유포협박에 대응 순서가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첫째, 사라질 자료와 남아 있을 자료를 나누세요. CCTV와 가해자 기기는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고, 병원기록은 몇 년의 시간이 있습니다.

둘째, 말로 한 요청을 글로 바꾸세요. 보존 요청도, 열람 거부도, 저장 일수 확인도 발신 시각과 상대 이름이 남아야 소명자료가 됩니다.

셋째, 담당 수사관과 검사에게 낼 서면에 앞의 다섯 칸을 채워 넣으세요. 어느 카메라의 어느 시간대인지, 언제 덮어써지는지가 적혀 있으면 요청은 부탁이 아니라 근거가 됩니다. 수사 단계에서 무엇을 언제 요청하는지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 단계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법이 피해자에게 청구권을 주지 않은 것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구조가 바뀌기 전까지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청구권을 가진 사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고, 그 도구는 날짜가 적힌 서면입니다. 오늘 확인한 저장 일수 한 줄이 두 달 뒤의 증거를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증거보전신청은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할 수 있나요?
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84조는 증거보전 청구권자를 검사와 피고인, 피의자, 변호인으로 정하고 있고 여기서 변호인은 피의자나 피고인의 변호인을 말합니다. 피해자는 성폭력처벌법 제41조에 따라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 절차를 움직입니다.
Q. 증거보전 청구서에는 무엇을 적어야 하나요?
사건 표시, 그 자료로 증명할 사실, 대상과 구하는 처분, 보전이 필요한 사유, 소명자료 다섯 가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84조 제3항이 서면으로 사유를 소명하도록 정하고 있어서, 보전이 필요한 사유 칸에는 언제 삭제되거나 덮어써지는지를 날짜로 적어야 합니다.
Q. CCTV 열람을 거부당하면 어떻게 하나요?
거부 사유를 말이 아니라 글로 받아 두시고, 그 회신을 소명자료로 붙여 수사기관에 압수를 요청하세요.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 제4항은 다른 사람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열람을 제한하거나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여러 사람이 찍힌 영상은 본인이 직접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Q. 병원 진료기록은 몇 년까지 남아 있나요?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에 따라 진료기록부와 수술기록은 10년, 검사 소견 기록과 간호기록부, 방사선 사진 및 그 소견서는 5년 보존입니다. 진단서 등의 부본은 3년, 처방전은 2년으로 짧습니다. 의료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본인은 열람과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Q. 고소가 늦어졌는데 지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는 증거가 있나요?
있습니다. CCTV처럼 덮어써지는 자료는 어렵지만, 병원기록은 보존기간이 길어 몇 년 뒤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1년이 지나 고소한 촬영 사건에서 목격자의 사실확인서와 병원 방문 내역, 119 신고 기록을 모아 송치까지 간 사건이 있습니다.
Q. 검사가 증거보전 청구를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나요?
담당 수사관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하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증거보전은 판사에게 미리 확보를 구하는 절차이고 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이 수사에 필요해 하는 절차여서, 목적이 같아도 경로가 다릅니다. 두 가지를 함께 요청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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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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