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성추행·성폭행 변호사 상담 전 준비물 체크리스트와 첫 상담 질문 10가지

성추행·성폭행 변호사 상담을 앞두고 무엇을 챙겨 가야 하는지, 첫 상담에서 변호사가 묻는 열 가지 질문과 각 질문에 어떻게 답을 준비하면 되는지 표로 정리했습니다.

2026.09.04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상담 전에 챙길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시간과 장소 메모, 메시지 원본,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진료·상담 기록, 이미 받은 서류입니다.
  2. 첫 상담에서 변호사가 묻는 열 가지 질문은 나중에 수사관이 조사실에서 묻는 것과 거의 같아서, 미리 답해 보는 것 자체가 조사 준비가 됩니다.
  3. 증거가 하나도 없어도 상담은 의미가 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자체가 직접증거이고, 간접증거는 상담 이후부터 만들 수 있습니다.

상담 날짜를 잡아 놓고 무엇을 들고 가야 할지 몰라 빈손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상담은 됩니다. 다만 첫 상담의 절반이 사실관계를 되짚는 데 쓰이고,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할지 정하는 시간은 짧아집니다.

첫 상담에서 변호사가 던지는 질문은 즉흥적인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수사관이 조사실에서 묻게 될 것을 미리 앞당겨 묻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한 번 대답해 본 질문은 조사실에서 두 번째로 대답하는 질문이 됩니다. 처음 듣는 질문에 당황해 말이 엉키는 일을 줄이려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아래에 상담 전에 챙길 준비물 다섯 가지와, 첫 상담에서 나오는 질문 열 개를 답 준비 요령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전부 갖추지 못했더라도 상담은 받으실 수 있습니다. 빠진 항목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상담의 절반은 준비된 셈입니다.

상담 전에 챙겨 갈 다섯 가지

1. 시간과 장소를 적은 메모. 날짜, 대략의 시각, 건물이나 상호명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오시면 됩니다. 문장으로 다듬을 필요 없이 단어만 나열해도 충분하고, 날짜가 불확실하면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적어 오셔도 됩니다.

2. 메시지와 통화 기록의 원본. 보기 좋게 지우거나 앞뒤를 잘라 내면 오히려 신빙성을 의심받습니다.

3. 그 자리에 있었거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의 목록. 목격자만이 아니라 사건 직후 전화를 걸었던 사람, 같은 가해자에게 비슷한 일을 겪은 동료까지 이름과 관계만 적으면 됩니다.

4. 진료 기록과 상담 기록. 방문한 날짜와 기관 이름이면 충분하고, 진단서를 미리 떼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5. 이미 받았거나 보낸 서류. 고소장 접수증, 가해자 측이 보내온 내용증명, 수사기관 통지서가 있다면 전부 가져오세요. 사건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는 이 서류 한 장으로 정해집니다.

다섯 가지 중 두세 개만 있어도 상담은 충분히 진행됩니다. 반대로 원본을 손댄 자료는 있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자료가 왜 필요하고 무엇까지 모아 두면 좋은지는 상담 준비 자료를 따로 정리한 글에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앞뒤에서 실제로 오가는 질문과 답에 집중하겠습니다.

첫 상담 질문 1~5, 사건 그 자체에 관한 것

앞의 다섯 질문은 죄명과 절차를 정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대답이 아프더라도 이 다섯 개는 반드시 나옵니다.

변호사가 묻는 것이 질문의 이유답 준비 요령
언제, 어디서 있었던 일인가요공소시효와 관할을 가릅니다날짜·시각·장소를 메모로
그때 누가 함께 있었나요목격자와 동석자를 찾습니다이름·관계·연락 가능 여부
가해자와는 어떤 사이인가요위력 여부로 죄명이 달라집니다알게 된 경위와 기간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있었나요추행인지 유사강간인지 구분합니다부위와 순서를 그대로
거부 의사를 밝히셨나요폭행·협박과 항거불능을 봅니다한 말, 못 한 이유까지

네 번째 질문이 가장 불편합니다. 그런데 이 대답 하나로 죄명이 갈립니다. 손으로 만졌는지, 신체 내부에 손가락 등을 넣었는지에 따라 강제추행(형법 제298조)과 유사강간(제297조의2)으로 죄명이 나뉘기 때문입니다. 옷 위였는지 옷 안이었는지 같은 차이도 추행의 정도와 입증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뭉뚱그린 표현일수록 가해자 측이 빠져나갈 틈이 넓어집니다. 말로 하기 어려우면 종이에 적어 건네셔도 됩니다.

다섯 번째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했다"고 답하셔도 불리하지 않습니다. 공포가 극심하면 몸이 굳어 버립니다.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고, 저항이 없었다는 사정 하나로 동의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오히려 왜 소리치지 못했는지를 그 순간의 생각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 진술의 힘이 됩니다. 옆방에 누가 있었다든지, 상대가 인사권을 쥐고 있었다든지 하는 사정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첫 상담 질문 6~10, 사건 이후에 관한 것

뒤의 다섯 질문은 진술의 신빙성을 받쳐 줄 재료를 찾기 위한 질문입니다. 수사기관이 가장 집요하게 묻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변호사가 묻는 것이 질문의 이유답 준비 요령
그 직후에 무엇을 하셨나요사건 직후 행동이 신빙성의 기둥입니다귀가 경로까지 시간순으로
누구에게 이야기하셨나요피해를 알린 시점이 증명됩니다대화 기록과 날짜 함께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았나요가해자 측 반박을 미리 막습니다숨기지 말고 전부 그대로
병원에 가신 적이 있나요죄명이 치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방문 날짜와 기관 이름
원하시는 결과는 무엇인가요고소·합의·손해배상의 방향을 정합니다지금 마음 그대로

여덟 번째 질문을 가장 두려워하십니다.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와 인사를 주고받았거나, 회식에 함께 나갔거나, 답장을 보낸 기록이 남아 있으면 자신이 불리해진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뒤에 어떻게 행동했는지만 놓고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이 거듭 밝혀 온 기준입니다. 협박에 눌려 다시 만난 경우까지 포함해서 그렇습니다. 숨겼다가 가해자 측이 먼저 꺼내는 상황이 훨씬 위험합니다.

아홉 번째 질문도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같은 정신적 기능의 장애도 상해로 인정되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 기록이 붙으면 양형이 아니라 죄명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고 계시다면 최초 방문 날짜만이라도 확인해 오시면 좋습니다.

열 번째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형사처벌을 원하는지, 사과와 배상이 먼저인지, 직장에서 분리되는 것이 급한지에 따라 절차의 순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직 모르겠다고 답하셔도 괜찮습니다.

증거가 하나도 없어도 상담을 받을 수 있을까요?

받으실 수 있고, 오히려 이런 경우에 상담이 더 필요합니다. 피해자 본인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직접증거이고, 신빙성을 받쳐 주는 간접증거는 대부분 상담 이후부터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만 있는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에는 애초에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실제로 하는 일은 없는 증거를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남길 수 있는 기록을 정하는 것입니다. 그날의 기억을 날짜가 전자적으로 남는 곳에 적어 두는 방법, 진료와 상담을 기록으로 만드는 방법, 가해자와 대화하게 될 때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모으는 방법 전반은 증거가 없는 경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나왔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실수는 세 가지입니다. 세 가지 모두 나중에 진술을 흔드는 방향으로 돌아옵니다.

첫째,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메워서 말하는 것입니다. 술을 마셨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 중간이 비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그 부분을 짐작으로 채우면, 나중에 다른 자료와 어긋났을 때 그 대목만이 아니라 진술 전체가 의심받습니다. 기억나는 부분과 끊긴 부분을 구분해서 말하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둘째, 자신에게 불리해 보이는 사실을 빼는 것입니다. 먼저 연락한 일, 술을 많이 마신 일, 한참 뒤에야 신고한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사정까지 숨기지 않고 진술한 태도가 오히려 신빙성의 근거로 받아들여진 사건들이 있습니다.

셋째, 표현을 다듬어 말하는 것입니다. 정제된 문장보다 그날 실제로 쓴 말이 힘을 갖습니다.

도움이 되는 답: “그다음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눈을 떠 보니 새벽 세 시였고, 옷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피해야 할 답: “아마 그때쯤 잠들었던 것 같고, 그 사람이 나간 건 두 시쯤이었을 겁니다.” — 짐작으로 채운 시각 하나가 나중에 통화 기록과 어긋나면 진술 전체가 흔들립니다.

상담에서 피해자가 되물어야 할 것 다섯 가지

상담은 일방적으로 답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아래 다섯 가지를 물어보시면, 그 대답만으로도 사건의 윤곽이 잡힙니다.

- 제 사건은 지금 어떤 죄명으로 보이고, 다툼이 될 지점은 무엇인가요.

- 오늘 집에 가서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고소장은 언제 내는 것이 좋고, 첫 조사는 언제쯤 잡히나요.

- 앞으로 절차가 어떤 순서로 진행되고, 대략 얼마나 걸리나요.

- 조사에 동행하는 사람과 서면을 쓰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특히 두 번째 질문이 중요합니다. 오늘 안에 해야 할 일이 있는 사건이 실제로 있습니다. 곧 지워지는 폐쇄회로 영상이 있거나, 법의학 검사 시한이 걸려 있거나, 가해자 측이 이미 서면을 보내온 경우가 그렇습니다.

상담 준비가 결과를 바꾼 사건 두 건

성폭행 사건에서 상담 단계의 준비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보여 주는 사건들입니다.

첫째, 마사지를 받으러 간 곳에서 상의를 걷어 올린 채 추행을 당한 사건입니다. 피해자가 혼자 접수를 마친 상태였고 수사관은 환불 후 합의를 권하며 사건화가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전에 진술을 정리하고 항의 대화 내역과 통화 녹취록, 같은 업소의 다른 피해자 진술까지 모은 결과, 가해자가 끝까지 부인했는데도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6개월이 선고되고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사건 보기).

둘째, 이직을 주선한 직장 상사가 첫 회식 뒤 집 안까지 들어와 추행한 사건입니다. 집 안이라 폐쇄회로 영상 같은 직접증거가 없었고 가해자는 먼저 변호사를 선임해 내용증명부터 보내왔습니다. 사건 직후 가해자에게 따져 물은 메시지와 약혼자에게 곧바로 알린 정황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세웠습니다. 초범 강제추행은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은 정식 형사재판으로 넘어갔습니다(사건 보기).

두 사건의 공통점은 대단한 물증이 아닙니다. 이미 손에 있던 자료를 지우지 않고 순서대로 꺼냈다는 점이 같습니다.

첫 상담은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요?

경찰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이 사건 전체의 기준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는 이 시점이 더 중요해집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가 피해자를 직접 조사하는 절차가 없어져 첫 경찰조사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바뀌는 내용 전체는 개정 내용 정리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이미 조사를 받으셨더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진술이 끝난 뒤에도 의견서로 보충하거나, 빠진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거나, 죄명을 다시 다투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난 뒤 고소해 기소와 처벌까지 간 사건도 많습니다. 시간이 지난 사건에서 공소시효를 어떻게 세고 무엇을 세울 수 있는지는 시간이 많이 지난 경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금 준비할 수 있는 것부터 챙기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추행 변호사 상담 갈 때 뭘 챙겨 가야 하나요?
다섯 가지입니다. 시간과 장소를 적은 메모, 메시지와 통화 기록의 원본, 그 자리에 있었거나 이야기를 들은 사람 목록, 진료·상담 기록, 이미 받았거나 보낸 서류입니다. 두세 개만 있어도 상담은 진행되지만, 보기 좋게 지우거나 앞뒤를 잘라 낸 자료는 오히려 신빙성을 의심받습니다.
Q. 증거가 하나도 없는데 상담받아도 소용 있나요?
있습니다. 피해자 본인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직접증거이고, 신빙성을 받쳐 주는 간접증거는 대부분 상담 이후부터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만 있는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은 애초에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상담에서 하는 일은 지금부터 남길 수 있는 기록을 정하는 것입니다.
Q.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불리해지나요?
숨기는 쪽이 더 위험합니다. 대법원은 피해를 입은 뒤에 어떻게 행동했는지만 놓고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거듭 밝혀 왔고, 협박에 눌려 다시 만난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상담에서 먼저 전부 꺼내 두어야 가해자 측이 그 기록을 먼저 내미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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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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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일반론이에요. 내 사건의 답은 상담에서 찾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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