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성추행 징계는 가해자의 신분에 따라 기준이 다릅니다. 가해자가 장교·준사관·부사관이면 강제추행의 기본 양정은 강등이고, 가중 사유가 있으면 파면이나 해임까지 올라갑니다. 병사라면 강등에서 군기교육 사이가 기준입니다(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별표 1의3, 별표 2).
그러나 이 수위표만 보고 마음을 놓으셔서는 안 됩니다. 징계는 부대 안의 인사 처분이지 형벌이 아니고, 어떤 징계도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부대가 "징계로 정리하자"고 말할 때 그 말이 지키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 부대의 평온입니다.
아래에서는 징계의 종류, 성폭력과 성희롱의 양정 기준, 징계위원회 절차와 기한, 그 절차에서 피해자가 쓸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징계와 별개로 열리는 형사고소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군대 성추행 징계 종류, 간부와 병사가 다릅니다
징계의 종류는 군인사법 제57조가 정합니다. 간부에게는 신분을 빼앗는 처분이 있고, 병사에게는 없습니다.
| 대상 | 무거운 처분 | 가벼운 처분 | 알아 둘 점 |
|---|---|---|---|
| 장교·준사관·부사관 | 파면·해임(신분 박탈), 강등, 정직(1~3개월) | 감봉(1~3개월), 근신(10일 이내), 견책 | 앞의 네 가지가 중징계 |
| 병사 | 강등, 군기교육(15일 이내) | 감봉, 휴가단축(1회 5일·총 15일 이내), 근신(15일 이내), 견책 | 영창은 2020년 8월 폐지 |
병사에게 내려지던 영창은 2020년 2월 4일 공포된 개정 군인사법으로 없어졌고, 같은 해 8월 5일부터 군기교육과 감봉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병사 징계에서 가장 무거운 처분은 계급을 하나 낮추는 강등입니다.
표에서 눈여겨보실 것은 맨 아래 칸의 크기입니다. 반년 동안 이어진 추행의 대가가 부대 안에서는 휴가 며칠, 교육 보름으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징계의 상한이 곧 처벌의 상한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의 성폭력·성희롱 징계 기준
징계위원회가 수위를 고를 때 보는 표는 따로 있습니다. 간부는 시행규칙 별표 1의3 '성 관련 사건 징계기준', 병사는 별표 2의 '성폭력'과 '성희롱' 항목입니다. 두 표를 한 장으로 옮기면 아래와 같습니다.
| 비행 유형 | 간부 가중 | 간부 기본 | 간부 감경 | 병사 |
|---|---|---|---|---|
| 강간 | 파면 | 해임 | 강등~정직 | 강등~군기교육 |
| 강제추행 | 파면~해임 | 강등 | 정직~감봉 | 강등~군기교육 |
| 카메라 등 이용 촬영 | 파면~해임 | 강등~정직 | 감봉 | 강등~군기교육 |
| 성희롱 | 파면~강등 | 정직~감봉 | 감봉~견책 | 강등~감봉 |
| 성폭력 묵인·방조(지휘관) | 파면~해임 | 강등~정직 | 감봉 | 해당 없음 |
병사 칸은 고의로 저지른 경우의 기준입니다. 별표 2는 과실로 평가되는 경우에만 성폭력을 감봉에서 휴가단축, 성희롱을 휴가단축에서 견책으로 낮춰 잡습니다. 징계 조사에서 '장난이었다', '실수였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병사 사건에서는 거부했는데도 계속됐다는 사실과 횟수, 기간을 조사 단계에서 빠짐없이 적어 내는 일이 수위를 가릅니다.
간부 기준의 가중 사유는 피해자가 하급자이고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경우, 피해자에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준 경우, 피해자가 여럿인 경우, 같은 종류의 전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감경 사유는 미수에 그친 경우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입니다. 부대 사람들이 처벌불원서를 서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종이는 형사재판뿐 아니라 징계에서도 가해자의 수위를 깎는 데 쓰입니다.
반대로 가해자가 기댈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군형법의 강간과 추행의 죄, 성폭력범죄, 성희롱은 훈장이나 표창 공적을 이유로 징계를 감경할 수 없습니다(군인 징계령 제20조 제2항). 국방부 훈령은 피해자가 군인·군무원인 성 관련 사건을 가중해 처벌하도록 정합니다(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9조 제3항).
군대 성희롱 징계는 어디까지 나옵니까?
신체 접촉이 없는 성희롱도 간부는 기본이 정직에서 감봉, 가중되면 파면까지 열려 있고, 병사는 강등에서 감봉 사이가 기준입니다. 말뿐이었다는 이유로 견책에 그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성희롱은 징계로만 끝나는 문제도 아닙니다. 대위인 피해자와 친분도 없던 병사가 부대 여군들의 신체에 순위를 매기고 피해자를 두고 성적 비하 발언을 한 사건에서, 부대는 성희롱을 인정해 징계했지만, 경찰은 병사들의 뒷담화 정도로 보고 사건을 검찰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심앤이는 결정서에서 경찰의 논리를 확인한 뒤, 발언이 이미 부대에 퍼져 징계위원회까지 열렸다는 사실을 공연성의 근거로 내세워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요구 끝에 사건은 상관모욕 혐의로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이 사건에서 부대의 징계 기록은 끝이 아니라 재료였습니다. 징계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형사절차에서 증거로 쓰입니다.
징계위원회 절차와 기한
부대에 조사를 신청한 뒤 처분이 나오기까지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건 조사. 피해자가 성고충처리부서에 조사신청서를 내면 부대장이 지정한 조사부서가 조사합니다. 기간은 토요일과 공휴일을 빼고 20일 이내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20일 범위에서 연장됩니다(부대관리훈령 제250조의2).
2. 성고충심의위원회. 외부 전문가 2명 이상을 포함한 6명 이상의 위원회가 성희롱·성폭력 성립 여부와 피해자 보호조치를 심의합니다. 징계 사유에 해당하면 부대장은 징계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같은 훈령 제251조의4).
3. 징계위원회 구성. 위원은 3명 이상 7명 이하이고, 성폭력범죄나 성희롱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의 위원이 3분의 1 이상이어야 합니다(군인 징계령 제5조).
4. 의결. 징계의결이 요구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고, 부득이하면 3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군인사법 제59조 제4항).
5. 처분과 항고. 징계권자는 의결 결과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처분하고,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30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9조 제6항, 제60조).
부대가 "수사 결과를 보고 징계하겠다"며 절차를 세워 두는 일도 있습니다. 수사 중인 사건은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군인사법 제59조의3)이 근거입니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기소나 기소유예 결정을 통보받으면 징계권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합니다(위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6조). 가해자가 무죄를 다투며 재판 중일 때만 절차를 멈출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을 뿐입니다. 형사고소는 징계를 막지 않습니다. 오히려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만듭니다.
징계위원회에서 피해자의 자리
징계위원회는 가해자를 심의하는 자리여서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닙니다. 그래도 피해자가 쓸 수 있는 권리가 규정에 있습니다.
첫째는 진술입니다. 피해자가 신청하면 징계위원회는 개최일 3일 전까지 일시를 안내해야 하고, 피해자는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징계업무처리 훈령 제27조, 제28조). 조사 단계에서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보충 진술과 증거를 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결과를 알 권리입니다.
군인사법 제59조 제8항 요지 — 징계권자는 성폭력범죄나 성희롱을 사유로 징계처분을 할 때 피해자가 요청하면 그 결과를 피해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2024년 5월 1일부터 시행됐고, 징계권자는 통보를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먼저 안내해야 합니다(군인 징계령 제22조의3). 통보받은 내용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으니 수사기관과 법원에 내는 용도로만 다루시기 바랍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징계가 가볍게 나와도 피해자는 항고할 수 없습니다. 항고는 징계를 받은 사람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징계권자는 의결이 가볍다고 판단하면 처분 전에 상급 부대 징계위원회에 심사나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성 관련 사건의 의결이 양정 기준보다 가벼우면 청구해야 합니다(징계업무처리 훈령 제9조 제1항). 그래서 피해자의 의견은 의결 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의견서에 위 표의 기준과 가중 사유를 짚고, 기준에 못 미치는 의결이 나오면 재심사를 청구해 달라는 요청까지 적어 두십시오.
징계와 형사고소는 별개입니다
징계와 형벌은 근거 법률도, 결정하는 기관도 다릅니다. 같은 행위로 둘 다 받아도 이중처벌이 아니고, 어느 한쪽이 끝났다고 다른 쪽이 닫히지 않습니다. 국방부 훈령부터가 성폭력 사건은 형사사법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고 적고 있고, 피해자는 부대 절차에서 어떤 의견을 냈든 수사기관에 직접 신고할 수 있습니다(부대관리훈령 제244조, 제250조).
부대 조사가 제 역할을 못 할 때는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선임이 어깨와 허리를 반복해서 만지고 옷 안으로 손가락까지 넣었는데도, 피해 병사의 상담 요청을 받은 부대는 조사다운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심앤이는 형사고소로 방향을 바꿔 동기들의 진술서로 추행 7회의 날짜와 장소를 특정한 범죄일람표를 냈습니다. 가해자의 '복장 검사' 변명에는 병사끼리는 서로 복장을 검사할 권한이 없다는 점으로 맞섰고, 경찰은 군인등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사건 보기).
그 반박에는 규정상 근거가 있습니다. 부대관리훈령의 병영생활 행동강령은 분대장 같은 지휘자가 아닌 병사 사이에는 명령이나 지시를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선임이라는 이유만으로 후임의 몸에 손을 댈 권한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고소장에 담을 내용과 첫 조사 준비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 정리돼 있습니다.
'징계로 끝내자'는 말에 답하는 법
부대가 사건을 징계 선에서 닫고 싶어 하는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지휘 책임, 부대 평가, 사고 부대라는 꼬리표입니다. 어느 것도 피해자의 이해관계가 아닙니다.
이 구조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법이 이미 인정했습니다. 2021년 9월 개정돼 2022년 7월 1일 시행된 군사법원법은 군인의 성폭력범죄를 군사법원의 재판권에서 빼내 일반 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개정 이유에는 군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군이 제 식구의 성범죄를 공정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것을 국회가 법률로 확인한 셈입니다.
덮는 쪽도 이제는 징계 대상입니다. 성희롱·성폭력 고충을 접수한 사람은 이를 묵인하거나 은폐·조작해서는 안 되고(부대관리훈령 제243조), 성폭력을 묵인·방조한 지휘관의 기본 양정은 강등에서 정직입니다. "조용히 넘어가자"고 권한 사람의 이름과 날짜도 기록해 두십시오.
가해자의 전역을 기다리며 버티는 분도 많습니다. 맞선임에게 약 반년 동안 추행을 당하면서 전역 날짜만 세던 신병이 그랬습니다. 그는 결국 부대에 알리고 고소했고, 심앤이는 범죄일람표로 추행 10회를 하나씩 특정해 세 차례 경찰조사를 준비했습니다. 경찰은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검찰로 보냈습니다(사건 보기). 징계는 군인 신분을 전제로 한 처분이라 가해자가 전역하면 의미를 잃습니다. 형사책임은 전역과 함께 사라지지 않습니다.
군대 성추행 처벌의 무게는 형사절차가 정합니다
수위표의 꼭대기인 파면도 전과는 아닙니다. 형사재판의 유죄는 다릅니다. 군인등강제추행은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군형법 제92조의3), 수사와 재판은 민간 경찰과 일반 법원이 맡습니다. 처벌을 원한다면 징계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경찰서에 고소장을 내야 합니다. 죄명별 법정형과 신고 경로는 군인 성범죄·군인등강제추행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찰이 불송치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부대가 같은 사실로 징계했다는 점은 이의신청에서 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다만 2026년 10월 2일 이후에 나오는 불송치 결정은 통지일부터 석 달이 이의신청의 마감입니다(개정 내용 정리). 결정서를 받아 반박하는 순서는 불송치·불기소 대응에 있습니다.
징계 수위표는 부대가 가해자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의 목록일 뿐, 피해자가 받아들여야 할 결론의 목록이 아닙니다. 징계 절차에는 의견을 내고 결과를 통보받되, 처벌의 무게는 형사절차에서 다투시기 바랍니다. 두 절차는 서로를 막지 않고, 한쪽의 기록이 다른 쪽의 증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