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근로자가 겪은 직장 내 성희롱도 여성 근로자와 똑같은 법으로 다룹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이 말하는 근로자는 '사업주에게 고용된 사람과 취업할 의사를 가진 사람'이고(제2조 제4호), 성별로 범위를 나누지 않습니다. 회사의 조사 의무도, 신고자를 불리하게 대하지 못하게 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달라지는 것은 법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입니다. 남자가 뭐가 문제냐는 말, 좋았겠다는 농담, 예민하다는 평가가 신고를 막습니다. 그 반응은 피해 사실을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회사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남습니다.
이 글은 어떤 행위가 회사 신고의 영역이고 어디부터 형사 고소의 영역인지를 표로 나눈 뒤, 여자 상사와 동성 상사 각각의 사건, 신고 뒤 불이익이 돌아왔을 때의 대응, 퇴사한 뒤의 고소 가능성을 순서대로 다룹니다.
남성 성희롱 피해자도 같은 절차로 신고합니까?
같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나 상급자,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으로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 또는 그런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조건과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
정의 어디에도 피해자가 여성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없습니다. 가해자가 여성이어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성별이어도 성립합니다. 회사가 신고를 받고 "남자들 사이의 일"이라며 접수를 미루면 그것 자체가 조사 의무 위반입니다.
기준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봅니다. 상대가 친근함의 표현이었다고 말해도, 성적 굴욕감을 느낄 만한 언동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따집니다. 웃어넘긴 적이 있다고 해서 동의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말·접촉·메시지가 갈리는 분기표
같은 사무실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가는 길이 다릅니다. 아래 표는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행위를 기준으로 나눈 것입니다.
| 겪은 행위 | 성격 | 근거 | 어디로 가는가 |
|---|---|---|---|
| 외모·성생활에 대한 농담, 음담패설 | 직장 내 성희롱 |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 | 회사 신고, 노동청 진정 |
| 회식 자리에서 옆에 앉히고 몸을 밀착 | 성희롱이자 추행 다툼 영역 | 사안에 따라 형법 제298조 | 회사 신고와 형사 고소 병행 |
| 거부했는데 신체를 만짐 | 강제추행 | 형법 제298조 | 형사 고소 |
| 상사가 지위를 앞세워 추행 | 업무상 위력 추행 |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 | 형사 고소 |
| 성적인 사진·영상·메시지를 보냄 | 통신매체이용음란 | 성폭력처벌법 제13조 | 형사 고소 |
| 응하지 않자 인사·평가에서 불이익 | 고용상 불이익 |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 노동청 진정, 형사 고소 |
표의 위쪽 두 줄과 아래 네 줄 사이에 선이 하나 있습니다. 말까지는 회사와 노동청이 다루고, 몸에 닿는 순간부터는 형사 절차가 열립니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 위력 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통신매체이용음란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한 사건에 여러 줄이 걸리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농담이 이어지다 접촉으로 넘어가고, 거부한 뒤에 평가가 나빠지는 식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날짜와 장소, 말과 행동을 함께 적어 두어야 나중에 어느 줄로든 갈 수 있습니다.
여자 상사의 성적 농담도 성희롱입니까?
성희롱입니다. 정의에 가해자의 성별 요건이 없는데도 남성 피해자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여자가 한 말인데 뭐가 문제냐"입니다. 이 말은 근거가 없고, 수사기관과 노동청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형사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앤이가 진행한 사건 가운데,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알게 된 여성이 영상통화로 주고받은 영상을 지인들에게 뿌리겠다며 약 열흘 동안 협박한 사건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었지만 가해자가 여성이고 피해자가 남성인 사건에서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는지를 보여 줍니다.
심앤이는 고소장 단계부터 사전 압수수색을 요청해 전자기기와 클라우드를 한꺼번에 확보했고, 가해자가 미리 지운 파일까지 포렌식으로 확인했습니다. 세 차례 의견서를 내 정식 기소를 이끌어냈고, 결과는 징역 1년 6개월 · 집행유예 3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휴대전화 몰수였습니다(사건 보기). 유포하겠다는 말이 나왔을 때의 대응은 촬영물 유포·유포협박에 정리돼 있습니다.
'남자끼리 왜 피하냐'는 말이 나온 사건
동성 상사의 반복적인 접촉은 친분으로 포장되기 쉽습니다. 신입사원 교육을 맡은 상사가 근무 중인 피해자에게 다가와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 안쪽을 만지는 일이 약 15회 이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매번 손을 쳐내며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가해자는 "남자끼리 왜 피하냐"는 말로 넘겼습니다.
피해자는 관리자 지위에 있는 가해자 때문에 불이익을 걱정해 곧바로 신고하지 못했고 퇴사한 뒤에 고소했습니다. 심앤이는 정보공개청구로 1차 진술조서를 확보해 각 행위가 간략하게만 적혀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피해자가 피해 직후마다 남긴 메모를 토대로 일시와 장소, 접촉 부위와 방법, 전후 발언까지 특정해 2차 조사를 준비했습니다.
의견서에서는 동성 사이의 신체 접촉이라는 이유만으로 추행이 부정될 수 없다는 점, 거부 의사가 분명했는데도 민감한 부위를 반복해 만졌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동료들이 추행 장면과 거부 의사를 목격했다고 밝힌 대화까지 더해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 송치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사건 보기).
회사, 노동청, 형사 고소 중 어디부터 갑니까?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지로 정하시면 됩니다. 가해자와 떨어져 계속 일하는 것이 목적이면 회사 신고가 먼저이고, 회사가 움직이지 않을 때 노동청 진정이 뒤를 받칩니다. 처벌이 목적이면 회사 절차를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형사 고소는 언제든 따로 넣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 알리는 순간부터 사업주에게는 법이 정한 일정이 생깁니다. 아래 표가 그 단계입니다.
| 단계 | 사업주가 해야 하는 일 | 근거 |
|---|---|---|
| 신고를 받거나 사실을 알게 됨 |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 |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
| 조사로 사실이 확인됨 | 피해 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 같은 조 제4항 |
| 조사로 사실이 확인됨 | 지체 없이 가해자에 대한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조치 | 같은 조 제5항 |
| 신고 이후 전 기간 | 신고자와 피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 금지 | 같은 조 제6항 |
표를 그대로 읽으면 요청하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 항목이 보입니다.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는 피해 근로자의 요청이 전제이니, 구두로 말하지 마시고 메일이나 사내 시스템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남성 피해자가 특히 고민하는 지점은 소문입니다. 신고하면 부서 전체가 알게 될 것 같아 미루다가 접촉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내 절차를 밟은 기록은 나중에 형사 절차에서 지연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되므로, 어느 쪽을 택하든 면담 일시와 담당자, 오간 말을 남겨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신고했더니 불이익이 돌아옵니다
가장 많이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신고 뒤 평가가 급락하거나 원거리로 발령이 나거나 계약 연장이 되지 않는 식입니다. 법은 이 구간을 처벌 규정으로 막아 두었습니다.
조문 요지 -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 근로자에게 파면·해임·해고·징계·정직·감봉·강등·승진 제한 같은 불리한 처우를 금지합니다. 이를 어긴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그러니 인사 발령이나 평가 결과가 나오면 신고 시점과 나란히 놓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신고 전후로 달라진 지표가 한눈에 보이면 불리한 처우였다는 판단이 쉬워집니다. 직장 안에서 소문과 따돌림이 시작됐을 때의 대응은 2차 가해·보복범죄 대응에 정리돼 있습니다.
친한 형이었다는 주장에 어떻게 맞섭니까?
가해자가 가장 자주 드는 방어가 친분입니다. 평소 가깝게 지냈으니 서로 호감이 있었다거나 스킨십이 자연스러운 관계였다는 식입니다. 심앤이가 진행한 사건에서, 형·동생처럼 지내던 직장 상사가 술자리 뒤 피해자의 집에서 함께 잠들었다가 한밤중에 성기를 만졌고 하지 말라는 거부에도 행위를 이어 간 일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생계 탓에 곧장 사표를 낼 수 없어 견디다가 사내에 피해를 알렸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자, 직장을 떠난 다음 고소했습니다. 가해자는 사과하며 합의금을 제안했다가 돌연 부인으로 돌아섰습니다. 심앤이는 먼저 합의를 제안한 대화와 통화 녹음, 가해자가 조사에서 스스로 동의 없이 접촉했다고 말한 대목, 여러 달에 걸친 정신과 진료 기록을 한데 묶어 의견서로 냈습니다. 결과는 강제추행 혐의의 정식 기소였습니다(사건 보기).
친분은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확인하는 것은 거부 의사가 있었는지와 그 뒤에도 행위가 계속됐는지입니다. 동성 사이의 사건에서 달라지는 죄명과 절차는 동성 성추행·남성 피해자에, 위력이 문제 되는 구조는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퇴사한 뒤에도 고소할 수 있습니까?
있습니다. 형사 고소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지와 무관하고, 오히려 퇴사 후에 고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강제추행의 공소시효는 10년, 업무상 위력 추행과 통신매체이용음란은 각각 5년입니다. 몇 해 전 일이라도 시효가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회사를 떠난 뒤에는 사내 자료를 더 받기 어려우니, 가능하다면 재직 중에 면담 기록과 신고 접수 자료, 동료와 나눈 대화를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사 자료는 나중에 요청해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남성 피해자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특별한 법리가 아닙니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남긴 기록, 거부 의사를 밝힌 사실, 그리고 장난이라는 말에 흔들리지 않고 이름을 붙여 신고한 선택입니다. 웃어넘기라고 권하는 사람은 그 사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