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외국인에게 당한 성추행·성폭행, 출국 전에 해야 할 것과 출국 뒤 절차

가해자가 외국인이어도 한국에서 저지른 성범죄는 한국 형법으로 처벌됩니다. 출국 전에 확보해야 할 것, 수사기관을 통한 출국정지 요청 절차, 이미 출국한 뒤의 공소시효 정지와 대응을 표와 사건 네 건으로 정리했습니다.

2026.09.19 · 읽는 시간 8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형법 제2조에 따라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저지른 범죄는 가해자가 외국인이어도 한국 형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2. 출국정지는 피해자가 직접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라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법무부장관이 하는 처분이므로, 고소와 함께 요청 의견을 내는 것이 순서입니다.
  3. 가해자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는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에 따라 공소시효가 정지되므로 출국이 곧 사건의 종결은 아닙니다.

가해자가 외국인이어도 한국에서 저지른 성범죄는 한국 법으로 처벌됩니다. 형법 제2조는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이 법이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고, 여기에 체류자격이나 국적에 따른 예외는 없습니다. 유학생이든 교환학생이든 단기 방문자든 절차는 같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딱 하나, 가해자가 나라를 떠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무엇을 입증할지보다 언제 움직일지가 먼저 문제가 됩니다. 고소를 며칠 미루는 사이에 가해자가 출국해 버리면, 같은 사건이라도 절차가 훨씬 길어집니다.

이 글은 출국 전에 해야 할 일과 그 순서, 출국정지가 실제로 이뤄지는 경로, 가해자가 이미 떠난 뒤에 남는 절차, 그리고 곧 출국한다며 합의를 재촉당할 때의 대응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외국인이 가해자여도 한국에서 처벌됩니까?

처벌됩니다. 범죄가 벌어진 곳이 한국이면 한국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한국 법원이 재판합니다. 강제추행이든 준강간이든 죄명과 법정형도 내국인 사건과 동일합니다. 가해자의 본국에 알리거나 본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도 없습니다.

성범죄는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신고만으로 수사가 시작됩니다. 가해자가 한국말을 못한다는 사정도 절차를 멈추지 않습니다. 수사와 재판에서는 통역이 붙고, 통역 때문에 조사가 늦어지더라도 그 부담은 피해자가 아니라 절차가 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피해자가 기억하실 것은 하나입니다. 가해자의 신분과 소재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초기에 얼마나 남아 있느냐가 사건의 속도를 정합니다. 이름의 철자, 다니는 학교나 회사, 사는 동네, 함께 있던 일행, 주고받은 메시지의 계정이 모두 그 정보에 해당합니다.

출국 전에 해야 할 세 가지

순서가 있습니다. 아래 표는 시점별로 무엇을 하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시점해야 할 일이것이 하는 일
피해 직후112 신고, 옷과 소지품 보관, 지인에게 알린 기록 남기기사건의 시각과 직후 상태를 고정
고소장 작성가해자의 이름 철자·소속·연락처·계정을 아는 대로 기재신원 특정과 소재 파악의 출발점
고소 직후수사기관에 출국정지 필요성을 적은 의견 제출출국 가능성을 수사 초기에 알림
조사 전대화 내역 중 외국어 부분의 번역본 준비수사관이 바로 읽을 수 있는 형태로

표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칸이 세 번째입니다. 출국정지는 피해자가 출입국 기관에 직접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라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법무부장관이 하는 처분입니다. 그래서 고소장을 내면서 가해자가 곧 출국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과 그 근거를 함께 적어 두는 일이 필요합니다. 학기가 끝나 간다거나 체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정이 근거가 됩니다.

네 번째 칸도 실무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외국어로 오간 메시지는 그대로 제출하면 확인이 늦어집니다. 번역본을 함께 내면 수사관이 첫 조사에서 바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국정지는 누가 어떤 절차로 합니까?

근거 조문은 출입국관리법 제29조입니다. 이 조문은 법무부장관이 같은 법 제4조 제1항 또는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외국인의 출국을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국민의 출국금지 사유를 외국인에게 그대로 가져와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유형근거 조문언제 가능합니까누가 움직입니까
수사 단계 출국정지제29조 제1항, 제4조 제2항범죄 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될 때수사기관 요청, 법무부장관 처분
소재 불명·영장 발부제29조 제1항, 제4조 제2항 각 호소재를 알 수 없어 기소중지된 때,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때같음
재판 단계 출국정지제29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형사재판에 계속 중일 때같음
긴급출국정지제29조의2, 제4조의6 제1항장기 3년 이상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로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가 있으며 긴급할 때수사기관이 출국심사 공무원에게 직접 요청

마지막 줄이 공항에서 쓰이는 절차입니다. 수사기관은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바로 출국정지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한 때부터 6시간 안에 법무부장관에게 승인을 요청해야 합니다. 승인 요청을 하지 않거나 요청 후 12시간 안에 승인을 받지 못하면 출국정지는 해제됩니다. 강간이나 강제추행처럼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죄가 대상이 됩니다.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이 늦지 않게 알도록 하는 것입니다. 고소장 접수와 동시에 요청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가해자의 출국 예정일을 알게 됐다면 그 자체가 급한 사정이 됩니다.

가해자가 이미 출국했다면 사건은 끝납니까?

끝나지 않습니다. 소재를 알 수 없으면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로 남고, 가해자가 다시 입국하는 순간 절차가 이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조문이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입니다.

조문 요지 - 수사와 재판을 피하려고 나라 밖에 머무는 동안에는 시효가 흐르지 않는다는 규정입니다(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처벌을 피하려고 나가 있는 기간은 공소시효에서 빠진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는 전략이 통하지 않도록 만든 규정이고, 실제로 오래 지난 사건이 입국 시점에 다시 진행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본국으로 돌아간 사람을 데려오는 절차는 국가 사이의 조약과 협력에 달려 있어 일반적인 설명 이상을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출국 전 대응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 제1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 대상으로 정합니다. 처벌과 체류는 별개의 절차이지만, 유죄 판결은 체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곧 출국한다며 합의를 재촉할 때

가장 흔한 압박이 이것입니다. 곧 나가야 하니 지금 정리하자, 본국에 돌아가면 어차피 절차가 어렵다, 학생이라 돈이 없으니 이 금액이 최선이다. 세 문장 모두 피해자가 서둘러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합의는 가해자의 양형을 위한 것이지 피해자의 의무가 아닙니다.

대학 교환학생 도우미를 맡았던 학생이 겪은 사건이 그렇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고 학교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교환학생 신분의 가해자가 갑자기 가슴을 만졌고, 피해자는 다음 날 바로 경찰에 신고한 뒤 혼자 절차를 진행하다 기소된 사실을 알고 재판 단계에서 심앤이에게 합의 대행을 맡겼습니다. 가해자는 학생이라 모아 둔 재산이 없다며 합의금을 낮추려 했습니다.

심앤이는 일주일 간격으로 가해자 측 대리인과 연락하면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가 양형에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는 한편, 재판부에는 엄벌탄원서를 제출해 압박을 유지했습니다. 결국 선고기일 직전에 900만 원으로 합의가 이뤄졌고, 합의 뒤에도 가해자는 징역 1년 · 집행유예 2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취업제한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사건 보기). 합의를 하더라도 시점과 금액을 정하는 쪽은 피해자라는 점은 합의금·합의대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외국인 신분과 초범을 내세운 감형 주장

재판에서 반복되는 논리가 있습니다. 문화가 달라 몰랐다, 한국이 처음이라 실수했다, 외국인이라 실형을 살면 회복이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은 범행의 내용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의 사정을 앞세우는 것이므로, 피해자 측은 범행 자체와 사건 이후의 태도로 맞서야 합니다.

약 3년간 교제한 외국 국적의 연인이 이별 통보를 받자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신고한 뒤 가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도 몰랐던 나체 사진과 영상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가해자는 재판에서 자신이 외국인이고 진심으로 협박한 것은 아니었다며 감형을 주장했고, 선고 직전에는 지인이 피해자에게 연락해 합의를 강요하기까지 했습니다.

심앤이는 한 달 사이 피해자 변호사 의견서를 세 차례 제출해 계획적인 촬영과 협박의 경위를 짚었고, 합의를 강요한 연락은 번역 자료로 만들어 2차 가해를 고발하는 의견서로 냈습니다. 그 결과 가해자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며, 판결의 양형 이유에는 가해자 측의 2차 가해가 그대로 적혔습니다(사건 보기).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무거운 죄입니다.

잠든 사이 벌어진 사건에서 다투는 것

유학생이나 교환학생 사건은 술자리 뒤 집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가해자는 자리에 없었다고 하거나, 동의가 있었다고 하거나, 장난이었다고 합니다. 세 가지 방어 모두 피해자의 진술과 그 주변 기록으로 무너집니다.

언어 교류 프로그램으로 알게 된 유학생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막차가 끊겨 방에서 잠든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신고하면 상대가 구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몇 달을 망설이다 고소했고, 가해자는 그 시각에 밖에서 다른 친구들과 술을 마셔 집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앤이는 가해자의 택시 요금 결제 기록으로 귀가 시각과 범행 시각이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분석해 제출했고, 왜 바로 나오지 않았는지 왜 연락을 이어 갔는지를 묻는 이른바 피해자다움 공격에 대비해 증인신문 답변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가해자는 징역 3년의 실형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사건 보기).

동성 사이의 사건에서는 장난이었다는 축소가 자주 등장합니다. 술자리에서 합석한 동성 외국인 유학생의 집에서 함께 잠들었다가, 가해자가 잠든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입을 맞추고 거부 의사에도 속옷 안으로 손을 넣은 사건이 그런 예입니다. 심앤이는 처음 만난 사이라는 점, 잠든 상태를 이용한 점, 명확한 거부에도 행위가 점점 확대된 경위를 고소장에 정리하고 착용했던 의류에 대한 감정을 요청했으며, 사건 직후 상담 기관에 연이어 연락한 기록을 진술의 뒷받침으로 냈습니다. 사건은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피해자가 놓치기 쉬운 두 가지

첫째, 신고를 망설이는 이유가 상대의 처지일 때가 있습니다. 유학생이 구속되면 학업이 끝난다거나 본국 가족이 알게 된다는 걱정입니다. 그 결과는 가해자가 감당할 몫이지 피해자가 대신 계산할 몫이 아닙니다. 위 사건에서도 몇 달의 망설임 뒤에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둘째, 손해배상을 형사절차 뒤로 미루실 때는 국내에 남은 재산이 있는지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판결을 받아도 재산이 국내에 없으면 집행이 어려워, 실제 회복은 형사 절차에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에서 무엇을 진술하고 어떤 자료를 언제 낼지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 추행과 성폭행 각각의 입증 쟁점은 성추행성폭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가해자가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이 피해자를 서두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먼저 시작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어야 합니다. 신고는 오늘 할 수 있고, 출국정지 요청도 고소와 같은 날 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해자가 외국인인데 한국에서 처벌이 되나요?
됩니다. 형법 제2조는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한국 형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체류자격이나 국적에 따른 예외는 없고, 죄명과 법정형도 내국인 사건과 같습니다.
Q. 외국인 가해자 출국정지는 피해자가 신청할 수 있나요?
직접 신청하는 제도는 아닙니다. 출입국관리법 제29조에 따라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아 법무부장관이 하는 처분입니다. 피해자 측은 고소장을 내면서 가해자가 곧 출국할 가능성과 그 근거를 적은 의견을 함께 제출해 수사기관이 절차를 밟도록 하는 방식으로 관여합니다.
Q. 공항에서 바로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까?
긴급출국정지가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29조의2와 제4조의6 제1항에 따라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우려가 있으며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수사기관이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직접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요청 후 6시간 안에 법무부장관에게 승인을 요청해야 합니다.
Q. 가해자가 이미 본국으로 출국했으면 공소시효는 어떻게 됩니까?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나라 밖에 머무는 기간을 공소시효에서 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로 남아 있다가 가해자가 다시 입국하면 절차가 이어집니다.
Q. 곧 출국한다면서 합의를 재촉하는데 응해야 하나요?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합의는 가해자의 양형을 위한 것이고, 시점과 금액을 정하는 쪽은 피해자입니다. 한 사건에서는 재판 단계에서 합의금 900만 원을 받고도 가해자에게 징역 1년 · 집행유예 2년과 취업제한 2년이 선고됐습니다.
Q. 외국인이라 문화가 달라 몰랐다는 주장은 통합니까?
통하지 않습니다. 범행 내용을 다투는 주장이 아니라 가해자의 사정을 앞세우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신분과 초범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한 사건에서도 계획적인 촬영과 협박, 선고 직전의 합의 강요가 드러나 징역 10월의 실형과 법정구속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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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일반론이에요. 내 사건의 답은 상담에서 찾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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