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비동의간음죄 입법 경과 연표, 발의와 폐기를 반복한 국회와 9시간 만의 철회

2007년 첫 발의부터 22대 국회 발의 0건까지 비동의간음죄 입법 경과를 연표로 정리했습니다. 20대 10건과 21대 3건이 폐기된 경위, 2023년 기본계획이 9시간 만에 철회된 과정을 담았습니다.

2026.09.19 · 읽는 시간 9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비동의간음죄는 2007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고 20대 국회 10건, 21대 국회 3건이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2. 2023년 1월 26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개정 검토는 법무부가 반대하면서 같은 날 약 9시간 만에 철회됐습니다.
  3. 2025년 1월 국민동의청원 2건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심사기간 연장만 반복됐고 22대 국회 발의는 0건입니다.

비동의간음죄는 2007년에 처음 발의됐고, 그 뒤 19년 동안 단 한 건도 본회의 표결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10건, 21대 국회에서 3건이 나왔지만 전부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026년 5월 말 보도 기준으로 22대 국회에는 발의된 법안조차 없습니다.

정부도 한 번 움직였다가 반나절 만에 물러섰습니다. 2023년 1월 26일 여성가족부가 국가계획에 개정 검토를 명시했다가 같은 날 저녁 거둬들인 일이 대표적입니다. 이 죄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는 앞선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비동의간음죄 뜻과 쟁점).

이 글은 그 19년을 연표로 펼치고, 법안이 어떤 방식으로 사라졌는지, 2023년 1월 26일 하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청원 두 건은 어디에서 멈췄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비동의간음죄 입법 경과 연표, 2007년부터 무엇이 있었습니까?

아래 표는 발의와 폐기, 발표와 철회가 반복된 순서입니다. 넷째 칸이 이 연표의 결론입니다.

시점움직인 쪽있었던 일어떻게 끝났습니까
1991년여성운동 단체성폭력특별법 제정 운동에서 요구 시작입법 논의의 출발점
2007년임종인 의원(17대)동의 없는 성적 행위 처벌 규정 첫 발의회기 만료로 폐기
20대 국회5개 정당미투 운동 뒤 개정안 10건 발의상임위 논의도 없이 폐기
21대 국회백혜련·류호정·소병철 의원개정안 3건 발의전부 임기 만료로 폐기
2022년 1월~2023년 1월여성가족부제3차 기본계획에 개정 검토 반영회의와 공청회 거쳐 확정
2023년 1월 26일여성가족부·법무부오전 발표, 오후에 법무부가 제동약 9시간 만에 철회
2024년 3월 27일더불어민주당총선 10대 공약에 넣었다가 회수실무적 착오라고 해명
2025년 1월청원인국민동의청원 2건 각 5만 명 넘겨 회부심사기간 연장만 반복
2026년 5월 기준22대 국회발의된 법안 0건서명 10명을 못 채움

표를 보시면 반대표로 부결된 칸이 한 줄도 없습니다. 법안은 표결에서 진 적이 없습니다. 논의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 저절로 사라졌을 뿐입니다. 이것이 19년 동안 반복된 방식입니다.

셋째 칸에는 여러 정당이 등장합니다. 보수 정당만의 문제도, 특정 정부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발의한 정당이 집권한 뒤에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20대 10건과 21대 3건은 어떻게 폐기됐습니까?

부결된 것이 아니라 임기가 끝나 자동으로 사라졌습니다. 근거는 헌법에 있습니다.

조문 요지 —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은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폐기되지 않는다. 다만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그렇지 않다(헌법 제51조).

미투 운동 뒤인 20대 국회에서는 5개 정당에서 개정안이 10건이나 나왔습니다. 경향신문 2025년 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들은 대부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한 채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습니다.

21대 국회에서도 백혜련 의원안이 2020년 6월, 류호정 의원안이 2020년 8월 12일, 소병철 의원안이 2021년 9월 15일에 발의됐습니다. 소병철 의원안의 의안번호는 2112596입니다. 세 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끝났습니다.

이 방식이 왜 문제인지는 분명합니다. 표결에서 부결되면 누가 반대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임기 만료 폐기에는 그런 기록이 없습니다. 아무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법안을 없애는 길이 제도 안에 열려 있는 것입니다. 19년 동안 이 법을 막은 사람의 이름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2023년 기본계획 철회, 그날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여성가족부가 오전에 발표한 내용을 오후에 법무부가 부인했고, 여성가족부가 저녁에 거둬들였습니다. 문제는 그 발표가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주간경향 2025년 2월 24일 보도가 정리한 준비 과정을 표로 옮겼습니다.

진행된 일
2022년 1월여성가족부, 제3차 기본계획 준비 착수
2022년 9~10월부처 내 1·2차 회의
2022년 11월3차 회의
2022년 12월4차 회의와 외부 공청회
2023년 1월 초실무위원회 심의
2023년 1월 16~18일양성평등위원회 서면 의결
2023년 1월 26일 오전기본계획 발표, 강간 구성요건 개정 검토 명시
같은 날 오후법무부, 개정 계획이 없다고 밝힘
같은 날 저녁여성가족부, 기자단 문자로 철회

표의 위쪽 여섯 줄이 1년 넘게 걸린 절차입니다. 공청회를 열고 위원회 의결까지 거친 국가계획이 발표 당일에 사라졌습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이 계획에는 법무부가 학계 등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 입법례를 깊이 연구해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검토하겠다는 말조차 반나절을 버티지 못한 것입니다.

정부가 스스로 1년을 들여 만든 계획을 하루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당시 여당에서는 합의한 관계였는데도 나중에 무고당할 수 있다는 반대가 나왔습니다.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국가계획이 가해자로 몰릴 걱정 앞에서 취소된 셈입니다.

민주당 공약 철회와 22대 국회 발의 0건

2024년 3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0대 공약에 이 법을 넣었다가 2024년 3월 27일 회수했습니다. 검토 단계의 초안이 잘못 들어간 실무적 착오라는 것이 해명이었습니다. 공약집에 실린 문장을 착오라고 부른 것입니다.

22대 국회의 기록은 더 나쁩니다. 투데이신문 2026년 5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개원 2년이 지나도록 관련 법안은 한 건도 발의되지 못했습니다. 초안을 만든 의원실이 두 곳 있었지만 발의에 필요한 의원 10명의 서명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국회의원은 300명입니다. 법안에 이름을 올릴 10명이 없어서 발의 자체가 무산됐다는 뜻입니다. 반대한다는 말도, 찬성한다는 말도 필요 없이 서명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법이 막힙니다.

국민동의청원 두 건은 왜 법이 되지 못했습니까?

국민동의청원은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소관 상임위원회로 넘어갑니다. 넘어가는 것까지가 청원의 힘이고, 그 뒤는 국회의 몫입니다.

주간경향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월 20일과 31일 비동의강간죄에 관한 청원 두 건이 각각 5만 명 넘는 동의를 얻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법사위는 심사기간을 거듭 연장했고, 마지막 기한은 22대 국회 전반기가 끝나는 2026년 5월 29일이었습니다.

심사기간 연장은 부결이 아닙니다. 그러나 결과는 같습니다. 10만 명 넘는 시민이 이름을 걸고 요구한 사안이 회의 한 번 없이 기한만 밀렸습니다. 청원을 넣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 법이 없어서 무죄 판결문을 받아 든 피해자와 그 가족입니다.

국회는 성폭력 법제를 여러 번 고쳤습니다

이 법이 안 바뀌는 이유가 형법을 못 고쳐서가 아니라는 점은 조문 자체가 증명합니다. 강간죄 조문은 2012년 12월 18일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돼 2013년 6월 19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지금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률로 형법 제306조가 삭제됐습니다. 성범죄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게 했던 친고죄 조항입니다. 60년 넘게 유지된 조항이 한 번에 사라졌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회는 2012년에 강간죄 조문을 열어 손을 댔고, 친고죄까지 없앴습니다. 그러면서도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요건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고칠 수 없어서 남은 문구가 아니라 고르지 않아서 남은 문구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같은 기간에 무엇을 했는지는 따로 정리했습니다(해외 비동의 강간죄 입법 연표).

법이 멈춰 있는 동안 피해자가 치른 시간

입법이 미뤄진 19년은 통계가 아니라 개별 사건으로 쌓였습니다. 심앤이가 진행한 사건 두 건을 보시면 그 시간의 무게가 보입니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구에게 당한 사건이 있습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피해자가 방에 들어가 잠들자 따라 들어와 힘으로 누르고 간음한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신고를 받고 온 경찰 앞에서 울며 잘못을 시인했다가, 수사가 본격화되자 태도를 바꿔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던 사이였고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사건 직후 작성한 진술서가 이후 진술과 일부 다르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의 말을 믿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심앤이는 항소심을 맡아 1심에 오간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쟁점별 의견서를 냈습니다. 합의한 사이였다면 나올 수 없는 사과를 현장에서 했다는 점, 호감이 있었다는 주장을 받쳐 줄 자료가 하나도 없다는 점, 급히 쓴 첫 진술서와 나중 진술의 세부 차이는 그 상황에서 당연하고 중요한 대목은 내내 같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항소심은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사건 보기).

교제 중이던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한 뒤 벌어진 사건도 있습니다. 가해자는 격분해 피해자를 집으로 끌고 가 폭행하며 강간했고, 재판에서는 합의된 관계였으며 통화에서 범행을 인정한 것은 대화를 끝내려고 한 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앤이는 2차 경찰조사를 대비해 가해자의 평소 폭력성과 사건 전후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도록 돕고, 이별을 결심하고 통보한 경위와 피해를 지인에게 알린 기록을 시간 순서로 묶어 세 차례 의견서를 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 구형과 같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사건 보기).

두 사건은 이겼습니다. 다만 두 사건이 유죄가 된 근거는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폭행과 협박이 있었다는 점을 피해자 측이 증명해 냈다는 데 있습니다. 증명하지 못한 사건들은 판결문에 무죄로 적혔습니다.

입법이 늦어지는 동안 피해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법이 바뀌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법으로도 폭행·협박은 경위와 관계, 사건 전후의 정황까지 종합해 판단하므로, 거절의 뜻을 어떻게 밝혔고 왜 더 저항하지 못했는지를 사실로 남겨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죄명별 기준은 성폭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와도 끝이 아닙니다.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이고, 위 두 사건처럼 기록을 다시 읽어 결론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무엇을 준비하는지는 재판절차(법원)에, 수사 단계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을 때의 절차는 불송치·불기소 대응에 정리돼 있습니다.

19년 동안 이 법을 막은 것은 피해자의 준비 부족이 아니라 국회의 태만입니다. 그 사실을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법이 늦는 동안에도 사건은 오늘 일어나고 있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현행법 안에서 가장 넓은 길을 찾아 고소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동의간음죄 발의는 지금까지 몇 건이었습니까?
2007년 17대 국회에서 임종인 의원이 처음 발의했고, 20대 국회에서 5개 정당이 10건, 21대 국회에서 백혜련·류호정·소병철 의원이 3건을 냈습니다. 전부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026년 5월 말 보도 기준으로 22대 국회에는 발의된 법안이 없습니다.
Q. 2023년 여성가족부 발표는 왜 9시간 만에 철회됐습니까?
2023년 1월 26일 오전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강간 구성요건을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검토가 명시됐는데, 같은 날 오후 법무부가 개정 계획이 없다고 밝히자 여성가족부가 저녁에 기자단 문자로 물러섰습니다. 이 계획은 2022년 1월부터 회의와 공청회, 위원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Q. 비동의간음죄 국민동의청원은 5만 명을 넘겼는데 왜 법이 되지 않았습니까?
국민동의청원은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는 제도이고, 회부 이후의 심사는 국회가 결정합니다. 2025년 1월 회부된 두 건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기간 연장만 반복됐고 마지막 기한은 2026년 5월 29일이었습니다.
Q. 임기 만료로 폐기된 법안은 다시 발의해야 합니까?
그렇습니다. 헌법 제51조는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안이 폐기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그렇지 않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임기가 끝나면 심사 중이던 법안도 자동으로 사라지고, 다음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발의해야 합니다.
Q. 민주당은 비동의간음죄 도입을 공약한 적이 있습니까?
2024년 3월 총선 10대 공약에 넣었다가 2024년 3월 27일 검토 단계의 초안이 잘못 포함된 실무적 착오라며 철회했습니다. 발의와 철회, 발표와 회수가 반복됐을 뿐 여야 어느 쪽도 이 법을 끝까지 밀고 간 적은 없습니다.
Q. 법이 바뀌기 전에는 동의 없는 성관계를 고소할 수 없습니까?
고소할 수 있습니다. 술이나 수면 상태였다면 준강간, 업무나 고용 관계의 위력이 있었다면 업무상 위력 간음이 적용되고, 강간죄에서도 법원은 폭행·협박을 경위와 관계, 전후 정황까지 종합해 판단합니다. 거절의 뜻을 어떻게 밝혔는지와 저항하지 못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남겨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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