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증인 소환장을 받으면 출석해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나가지 않으면 그 불출석으로 생긴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그 뒤에도 나가지 않으면 7일 이내의 감치까지 갑니다(형사소송법 제151조).
다만 출석과 대면은 다릅니다. 가해자가 보이는 자리에서 진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계장치로 다른 장소에서 신문받을 수 있고, 법정 안에서도 가림 시설을 두고 진술할 수 있으며, 가해자를 법정 밖으로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소환장을 받았을 때 생기는 의무와 불출석의 결과, 마주치지 않고 진술하는 방법, 증인지원 절차와 여비 지급 기준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증인 소환장을 받으면 반드시 출석해야 합니까?
출석해야 합니다. 법원은 소환장 송달이나 전화, 전자우편, 그 밖의 상당한 방법으로 증인을 소환하고(형사소송법 제150조의2 제1항), 소환을 받은 증인에게는 출석 의무가 생깁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증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가해자가 혐의를 부인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형사소송에서 피해자는 사건의 주인이 아니라 증거방법, 즉 증인의 자리에 놓입니다. 피해를 겪은 사람이 다시 법정에 불려 나와 그 장면을 말로 재현해야 하고, 그 진술이 믿을 만한지를 가해자 측 변호인이 따지는 구조입니다. 제도가 이렇게 짜여 있는 이상 출석을 피하는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지킬 수 없습니다.
출석을 거부하면 손해는 피해자에게 돌아옵니다. 가해자가 부인하는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은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인 경우가 많고, 그 진술이 법정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무죄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대응의 방향은 출석 여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출석할지를 미리 정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출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제재는 단계적으로 무거워집니다. 아래 표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순서를 정리한 것입니다. 표의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강제력이 커지고, 마지막 두 줄은 빠져나갈 길과 다툴 방법을 보여 줍니다.
| 상황 | 법원이 할 수 있는 조치 | 근거 |
|---|---|---|
| 소환장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 | 불출석으로 생긴 소송비용 부담 명령, 500만 원 이하 과태료 | 제151조 제1항 |
| 과태료 재판을 받고도 다시 불출석 | 7일 이내의 감치 | 제151조 제2항 |
|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불응 | 구인 | 제152조 |
| 감치 집행 중에 증언한 경우 | 감치결정 취소와 석방 | 제151조 제7항 |
| 과태료나 감치 결정에 불복 | 즉시항고 | 제151조 제8항 |
핵심은 첫 줄의 정당한 사유라는 표현입니다. 법원은 감치재판기일에 증인을 불러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심리해야 하므로(제151조 제3항), 사정이 있어 그날 나갈 수 없다면 침묵하지 말고 미리 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진단서나 입원 기록, 근무 일정처럼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내면 기일이 다시 잡힙니다.
소환장을 받은 날부터 출석 전까지 할 일
먼저 자신의 진술조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무슨 표현을 썼는지 기억이 흐려진 상태로 법정에 서면, 사소한 차이가 진술 번복으로 몰립니다. 기록 열람과 등사는 시간이 걸리므로 소환장을 받은 날 바로 신청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다음은 보호조치를 미리 신청하는 일입니다. 중계장치 신문이나 가림 시설, 피고인 퇴정, 비공개 심리는 모두 신문 당일 즉석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필요한 절차입니다. 재판부에 미리 요청해 두어야 대기 동선까지 분리됩니다.
갑작스러운 소환장을 받고 대응한 사건이 있습니다. 친구의 집들이에서 잠든 사이 친구의 애인에게 유사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가해자가 수사 단계에서 자백했다는 말을 듣고 일상 회복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공판에서 돌연 무죄를 주장하면서 법원에서 증인 소환장이 날아왔고, 출석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심앤이는 곧바로 증인신문 대비 미팅을 진행했지만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극심한 불안 증상을 보여 기일을 한 차례 연기했습니다. 그사이 공판을 직접 청취하고 검사와 소통해 수사 단계에서 제출되지 않았던 유리한 증거가 기록에 들어가게 했으며, 재판부에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해 신문 중 가해자와 방청객이 퇴정하도록 했습니다. 피해자는 다음 공판에 무사히 출석해 진술했고, 가해자는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항소가 기각되면서 형이 확정됐습니다(사건 보기).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고 진술하는 방법
방법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겹입니다. 아래 표의 다섯 가지는 함께 신청할 수 있고, 실제로 겹쳐서 운용됩니다.
| 방법 | 내용 | 근거 |
|---|---|---|
| 중계장치 신문 | 법정 밖 다른 장소에서 영상으로 신문 | 제165조의2 제1항 |
| 가림 시설 | 법정 안에서 시야를 차단하고 신문 | 제165조의2 제1항 |
| 피고인 퇴정 | 진술하는 동안 가해자를 법정 밖으로 | 제297조 제1항 |
| 비공개 심리 | 사생활 비밀과 신변보호를 위해 방청 차단 | 제294조의3 제1항 |
| 신뢰관계인 동석 | 불안이 클 때 곁에 앉게 함 | 제163조의2 제1항 |
성범죄 피해자는 세 번째 호에 해당해 중계장치나 가림 시설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범죄의 성질, 증인의 나이, 심신의 상태, 피고인과의 관계, 그 밖의 사정 때문에 가해자와 대면해 진술하면 정신의 평온을 현저하게 잃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조문 요지 — 법원은 해당 증인을 신문할 때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중계시설을 통해 신문하거나 가림 시설 등을 설치하고 신문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
신뢰관계인 동석은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사물 변별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반드시 하게 돼 있습니다(제163조의2 제2항). 동석한 사람은 신문이나 진술을 방해하거나 진술 내용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같은 조 제3항). 법정 안팎에서 이어지는 압박과 소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2차 가해·보복범죄 대응에 정리돼 있습니다.
중계 신문으로 하면 법정에 나간 것이 됩니까?
됩니다. 중계장치나 가림 시설을 통한 신문도 증인이 법정에 출석해 이루어진 증인신문으로 봅니다(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3항). 진술의 효력이 약해지거나 증거로서 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대면이 두렵다는 이유로 출석 자체를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리나 건강 때문에 법정에 나가기 어려운 경우에도 중계 신문이 가능합니다. 법원은 증인이 멀리 떨어진 곳이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거나 건강상태 등의 사정으로 직접 출석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면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중계시설로 신문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신청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중계시설은 법원마다 운영 사정이 다르고, 신문 방식이 정해져야 대기 장소와 이동 동선도 함께 잡힙니다.
증인지원관과 증인지원실은 무엇을 해 줍니까?
법원에는 증인지원관이 배치돼 있습니다. 증인지원관은 증인을 미리 만나 증인지원실까지 동행하고, 형사재판 절차와 증인신문의 취지를 설명해 증인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증언하도록 돕습니다. 성폭력이나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자 증인은 특별증인지원 대상이고, 그 밖의 사건에서 신변보호를 신청한 증인은 일반증인지원 대상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체감이 큰 것은 대기 공간의 분리입니다. 가해자나 그 가족과 같은 복도에서 기다리지 않도록 별도의 대기실을 쓰고, 이름이 공개돼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신원을 드러내지 않고 진술하는 방법을 안내받습니다.
연인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촬영 사건이 이 절차를 활용한 예입니다. 가해자는 성관계 장면을 찍으려다 거부당하자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찍겠다며 촬영했고, 술에 취한 피해자 몰래 자신의 휴대전화로도 찍었습니다. 수개월 뒤 경찰 연락으로 촬영물의 존재를 알게 된 피해자가 고소했지만, 가해자는 피해자가 카메라를 응시한 장면이 있다며 묵시적 동의였다고 끝까지 다퉜습니다.
피해자는 결국 법정에 서야 했습니다. 심앤이는 대면 미팅으로 예상 질문을 정리해 진술을 준비하는 한편, 재판부에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해 신문 중 가해자와 방청객이 퇴정하도록 하고 다른 증인과도 대기실을 분리했습니다. 선고 직전에는 그동안의 의견서를 총정리한 최종 의견서를 내 묵시적 동의 주장을 반박했고, 가해자는 징역 2년 6개월 · 집행유예 4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 취업제한 3년을 선고받았으며 휴대전화와 저장매체는 몰수됐습니다(사건 보기). 촬영물 사건에서 동의 여부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불법촬영(몰카)에 정리돼 있습니다.
증인 여비는 어떻게 지급됩니까?
출석한 증인에게는 일당과 여비, 숙박료가 지급됩니다. 이 비용은 형사소송비용의 범위에 들어가는 항목이고(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일당은 출석이나 조사와 그를 위한 여행에 필요한 일수에 따라 지급합니다(같은 법 제3조 제1항). 여비는 운임과 이에 준하는 비용으로 하며, 철도와 선박, 자동차, 항공 운임으로 나누어 법원이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교통수단을 기준으로 지급합니다(같은 법 제4조 제1항).
금액은 법률에 숫자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일당은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가 정하고(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국내 여비와 숙박료는 법원공무원여비규칙의 국내여비지급표에서 정한 제2호 해당자 지급액을 기준으로 합니다(같은 규칙 제3조 제2항). 식비는 여비의 한 항목으로 들어갑니다(같은 조 제1항).
액수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비를 받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출석에 드는 비용을 피해자가 떠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교통편과 숙박이 필요한 거리라면 미리 법원에 확인하시고, 이동이 어려운 사정이라면 앞서 본 중계 신문을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증인 소환장은 피해자를 불러내는 종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해자가 끝까지 부인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 자리에서 진술이 확인되지 않으면 사건은 가해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웁니다. 소환장을 받으시면 기록부터 확보하고, 보호조치를 신청한 뒤, 준비된 상태로 법정에 서시기 바랍니다. 증인신문을 포함한 재판 전체의 흐름은 재판절차(법원)에 단계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