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중지는 사건이 끝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해자가 어디 있는지 몰라 수사를 마칠 수 없으니, 그 사유가 풀릴 때까지 검사가 사건을 멈춰 둔다는 결정입니다. 가해자가 발견되면 사건은 멈췄던 자리에서 다시 움직입니다.
멈춘 사건은 피해자의 시야에서 쉽게 사라집니다. 통지서 한 장을 받고 몇 년이 흐르는 사이 가해자는 이사를 하고 번호를 바꾸고, 어떤 경우에는 나라 밖으로 나갑니다. 사건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단서는 피해자 쪽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소중지 뜻, 무혐의나 종결과 무엇이 다른가요?
기소중지는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 결정이 아닙니다. 검찰사건사무규칙은 피의자의 소재불명 등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을 때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기소중지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120조). 무혐의처럼 사건을 끝내는 처분과 달리, 판단 자체가 뒤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경찰 단계에서 같은 상황이 생기면 이름이 '수사중지(피의자중지)'가 됩니다(수사준칙 제51조 제1항 제4호). 2026년 10월 2일 시행되는 개정 수사준칙도 이 구조를 그대로 두었고, 가해자를 발견하는 등 사유가 해소되면 검사는 사건을 재기해야 하고 경찰은 즉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정했습니다(제55조 제3항).
조문 요지 — 검사가 기소중지 결정을 할 때는 결정서에 공소시효 만료일을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검찰사건사무규칙 제122조 제1항).
기소중지에도 끝나는 날이 있고, 그 날짜가 결정서에 적혀 있다는 뜻입니다. 통지를 받은 날 담당 검사실에 공소시효 만료일을 물어 적어 두세요.
기소중지·참고인중지·수사중지, 이름별 비교표
통지서에 적히는 '중지'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누가 결정했는지, 무엇 때문에 멈췄는지에 따라 사건을 다시 움직이는 방법이 달라지므로 이름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 이름 | 결정하는 곳 | 멈추는 사유 | 멈춘 동안 |
|---|---|---|---|
| 기소중지 | 검사 | 피의자 소재불명 등으로 수사 종결 불가 | 기소중지자명부로 분기마다 소재수사 |
| 참고인중지 | 검사 | 참고인·고소인·같은 사건 피의자 소재불명 | 참고인 소재수사 |
| 수사중지(피의자중지) | 경찰 | 소재불명, 2개월 이상 해외체류·중병 등 | 지명수배·지명통보, 7일 안에 기록 송부 |
| 수사중지(참고인중지) | 경찰 | 참고인·고소인·피해자 소재불명 | 분기마다 소재수사 |
| 시한부 기소중지 | 검사 | 해외체류·감정·합의기간·형사조정 등 | 사유가 풀리면 재기 |
표의 둘째 줄과 넷째 줄을 눈여겨보세요. 고소인이나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도 사건은 멈춥니다. 이사를 하거나 번호를 바꿨다면 담당 수사관에게 새 연락처를 바로 알리세요.
멈춘 동안의 관리 의무도 규정에 있습니다. 검찰은 기소중지자명부로 매 분기 1회 이상 소재수사를 하고(검찰사건사무규칙 제122조 제4항), 경찰도 소재불명으로 수사중지한 사건은 매 분기 1회 이상 소재수사를 해야 합니다(경찰수사규칙 제99조 제2항). 몇 년째 소식이 없다면 이 조항을 들어 담당 부서에 소재수사가 이어지고 있는지 물어보세요.
시한부 기소중지 뜻, 합의나 형사조정 때문에 멈출 때
시한부 기소중지는 소재불명이 아닌 사유로 사건을 잠시 멈추는 결정입니다. 대검찰청 예규인 '시한부 기소중지 관련 업무처리 지침'은 2개월 이상의 해외체류나 중병, 오래 걸리는 감정, 외국에 있는 증거, 형사조정 회부, 당사자의 합의기간 요청 등을 사유로 들고, 사유가 풀리면 신속하게 재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2조·제7조).
피해자가 알아야 할 대목은 합의기간입니다. 이 사유는 피의자와 고소인이 서로 합의해 검사에게 서면으로 요청해야 인정되고, 합의기간은 최장 3개월, 연장은 한 차례 최장 3개월까지입니다(같은 지침 제2조 제5호·제3조 제7항·제7조 제5항). 합의서가 제출되거나 기간이 끝나면 사건은 다시 수사로 돌아갑니다.
"합의할 시간을 달라"는 가해자 측 요청에 피해자가 응할 의무는 없습니다. 합의기간은 피해자가 동의해야 생기는 시간이고, 동의하지 않으면 수사는 그대로 이어집니다.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으면 형사조정에 회부할 수 없어(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 제2항 제1호), 소재를 감춘 가해자는 형사조정으로도 시간을 벌지 못합니다.
기소중지 공소시효, 멈춰 있는 동안에도 흐르나요?
흐릅니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공소시효 정지 사유는 공소의 제기, 공범 한 사람에 대한 공소제기, 처벌을 피하려는 국외 체류 등이고(제253조), 기소중지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국내 어딘가에 숨어 있으면 시효는 그대로 줄어듭니다.
반대로 처벌을 피하려고 나라 밖에 머문 기간에는 공소시효가 멈춥니다(제253조 제3항). 성범죄에는 따로 특례도 있습니다. 미성년 때 입은 피해는 성인이 되는 날부터 시효를 세고, 강간·강제추행 등은 DNA처럼 범죄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확보되면 공소시효에 10년이 더해지며,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저지른 강간·강제추행 등에는 공소시효 자체가 없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21조). 내 사건의 시효를 다시 계산하는 법은 시간이 많이 지난 경우에 정리돼 있습니다.
처벌을 피하려고 나라 밖으로 나간 가해자가 시효가 지난 줄 알고 돌아왔다가 처벌받은 경우입니다.
상황아버지의 오랜 친구가 집에 놀러 와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자던 방에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달아났습니다. 피해자와 아버지가 바로 신고했지만 해외에 연고가 있던 가해자는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출국했고, 수배만 걸린 채 10년 가까이 흐른 뒤 시효가 끝났다고 여기고 귀국했다가 경찰에 적발돼 구속됐습니다. 1심은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항소한 가해자가 합의를 청하자 피해자를 대리해 1,000만 원 제안을 거절하고, 가해자 가족과 직접 이야기하며 돈을 마련해 오도록 설득해 선고 직전에 3,000만 원 합의를 성사시켰습니다.
결과합의금 3,000만 원, 항소심 징역 1년 6월 · 집행유예 3년
사건 전문 보기 →기소중지자는 어떻게 찾나요? 지명수배와 지명통보
경찰이 피의자의 소재불명을 이유로 수사중지를 하려면 지명수배나 지명통보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경찰수사규칙 제100조). 지명수배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죄로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람이 대상이고,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체포됩니다(제45조·제46조).
지명통보는 법정형이 가볍거나 사안이 경미한데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사람이 대상입니다. 발견되면 1개월 안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고, 정당한 이유 없이 나오지 않으면 지명수배돼 체포될 수 있습니다(제47조·제48조). 강제추행은 법정형 상한이 징역 10년이어서 영장이 발부되면 지명수배 대상이 됩니다.
출국을 막는 장치도 있습니다. 소재를 알 수 없어 기소중지나 피의자중지된 사람은 3개월 이내,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람은 영장 유효기간 이내에서 출국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2항). 가해자가 해외로 나갈 조짐을 보이면 그 정황을 수사기관에 바로 알리세요.
기소중지 재기, 수사를 다시 열게 하려면
가해자의 새 주소나 직장, 연락 경로를 알게 됐다면 그 자료를 붙여 재기를 신청하세요. 검사는 재기신청이 있어도 소재불명이 계속되는 등의 사유로 재기할 필요가 없다고 보면 부재기결정을 하고, 신청인에게 그 내용과 이유를 통지해야 합니다(검찰사건사무규칙 제103조 제9항). 재기되지 않더라도 부재기 이유를 통지받으므로, 다음 신청 때 무엇을 보완할지 알 수 있습니다.
경찰 단계의 수사중지라면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바로 위 상급경찰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경찰수사규칙 제101조 제1항), 수사중지가 법령 위반이나 현저한 수사권 남용으로 의심되면 검사에게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수사준칙 제54조 제3항).
가해자가 해외에 있어 멈췄던 사건이 입국과 함께 다시 열려 재판까지 간 경우입니다.
상황고등학생 때 랜덤 채팅에서 여학생 행세를 한 성인 남성에게 사진을 보냈다가, 학교에 뿌리겠다는 협박에 밀려 성착취를 당했습니다. 부모에게 알리고 곧바로 고소했지만 가해자가 해외에 있어 수사가 중지됐고, 약 5년 뒤 가해자가 입국하면서 수사가 재개돼 기소됐습니다.
대응심앤이는 재판 단계에서 가해자가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며 처벌을 피해 온 점과 수년간의 정신과 진료 기록을 의견서에 담았습니다. 1,500만 원으로 시작한 합의 제안을 3,000만 원까지 올리고, 촬영물 미소지·접근 금지 조항에 더해 이를 어기면 합의금의 배액을 물리는 위약벌 조항을 넣어 합의했습니다.
결과합의금 3,000만 원, 징역 2년 · 집행유예 3년과 취업제한 3년
사건 전문 보기 →미성년 시절의 피해를 다투는 방법은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에 정리돼 있습니다.
기소중지 확인 방법과 통지받은 뒤 할 일
기소중지나 피의자중지 결정은 피의자에게는 통지되지 않고 고소인·피해자에게만 통지됩니다(수사준칙 제53조 제1항 제1호). 통지서를 놓쳤다면 형사사법포털의 사건조회에서 고소사건의 피해자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통지 뒤 상황별로 할 일을 정리한 것입니다.
| 상황 | 피해자가 할 일 | 근거 |
|---|---|---|
| 통지를 받은 날 | 공소시효 만료일 확인 | 결정서 기재 의무(규칙 제122조) |
| 가해자 주소·직장을 알게 됨 | 자료를 붙여 재기신청 | 부재기 시 이유 통지(규칙 제103조) |
| 경찰의 수사중지 결정 | 30일 안에 이의제기 | 경찰수사규칙 제101조 |
| 출국 조짐 | 수사기관에 정황 제보 |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2항 |
| 가해자 측 합의 연락 | 연락 경로를 수사기관에 전달 | 소재 확인의 단서 |
| 시효 임박 | 체포영장 필요성 의견서 제출 | 지명수배 요건(경찰수사규칙 제45조) |
표의 다섯째 줄이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소재불명이라던 가해자가 합의하자며 연락해 오면, 그때 받은 번호와 계좌, 대리인의 이름이 가해자를 찾는 단서가 됩니다. 그대로 수사기관에 넘기세요. 조사 단계부터 준비할 서류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 정리돼 있습니다.
형사가 멈춰도 민사는 움직일 수 있나요?
움직일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은 피고의 주소를 알 수 없으면 공시송달로 진행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194조),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가해자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3항).
잠적한 가해자를 민사로 따라가는 방법은 형사 절차가 끝났든 멈췄든 같습니다. 헤르페스를 옮긴 연인이 잠적한 사건에서 심앤이는 건강보험공단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직장 주소를 찾아 소장을 전달했고, 손해배상 1,524만 원을 받아 냈습니다(사건 보기).
기소중지 통지를 받은 뒤에는 공소시효 만료일을 적어 두고, 형사사법포털 사건조회로 진행 상황을 때때로 확인하세요. 손해배상 청구권은 가해자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하므로, 형사가 멈춘 기간이 길어진다면 민사 소장부터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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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