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판은 검사가 가해자를 정식 재판에 넘겼다는 뜻입니다. 벌금 서류 한 장으로 끝나는 구약식과 달리 법정에서 공판이 열리고, 판사가 징역형까지 포함한 형 전체를 놓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구공판 결정' 문자를 받은 피해자분들이 가장 먼저 걸려 넘어지는 단어는 그 앞에 붙은 '불구속'입니다. 가해자가 풀려난 채 재판을 받는다는 말이 사건을 가볍게 봤다는 뜻처럼 읽히기 때문입니다. 불구속은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의 신병 상태일 뿐이고, 형의 무게는 법정에서 정해집니다.
구공판 뜻, 구약식과 무엇이 다른가요?
둘 다 기소, 곧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처분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갈리는 것은 법원에 무엇을 청구했느냐입니다. 구공판(求公判)은 공판을 열어 달라는 청구이고, 구약식(求略式)은 공판 없이 서면으로 벌금을 정해 달라는 약식명령 청구입니다. 검찰사건사무규칙의 표현으로는 '공소를 제기하여 공판을 청구한 경우'가 구공판에 해당합니다(제150조·제151조).
약식명령으로 매길 수 있는 형은 벌금·과료·몰수뿐입니다(형사소송법 제448조 제1항). 그래서 구약식이 나오면 가해자는 법정에 서지 않고, 징역형이 나올 길도 처음부터 닫힙니다. 구공판은 그 반대입니다. 가해자는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고, 재판부는 법정형 안의 모든 형을 놓고 판단합니다.
조문 요지 — 약식명령의 청구는 공소의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449조), 법원은 그 사건을 약식명령으로 처리하기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면 정식 공판을 열어 심리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450조).
두 번째 조문이 구약식이 나온 뒤에도 남는 길입니다. 약식명령이 나오기 전에 재판부를 설득해 정식재판으로 돌리는 방법은 약식기소 통지와 정식재판 회부 요청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구공판·구약식·불구속 구공판·구속 구공판, 처분 용어표
통지에 적히는 처분 이름은 네 가지 조합으로 나옵니다. 구공판·구약식은 재판의 방식을, 그 앞에 붙는 불구속·구속은 가해자의 신병을 말합니다. 아래 표는 각 이름의 뜻과 다음 절차, 피해자에게 갖는 의미를 한 줄씩 정리한 것입니다.
| 처분 이름 | 뜻 | 다음 절차 | 피해자에게 의미 |
|---|---|---|---|
| 구공판 | 정식 공판을 청구한 기소 | 법원 배당, 공판기일 지정 | 법정에서 징역형까지 판단 |
| 구약식 | 벌금 약식명령을 청구한 기소 | 판사가 서면만 보고 명령 | 벌금으로 끝날 수 있음 |
| 불구속 구공판 | 구속하지 않은 채 공판 청구 | 가해자가 스스로 출석해 재판 | 재판 기간의 접촉 대비 필요 |
| 구속 구공판 | 구속된 피의자를 그대로 기소 | 구속 상태로 재판 진행 | 가해자가 수감된 채 재판 |
'구공판'은 표의 세 줄에 들어 있습니다. 불구속 구공판과 구속 구공판은 모두 정식 재판이고, 차이는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가해자가 어디에 있느냐뿐입니다. 구속된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2개월이고, 심급마다 원칙적으로 두 차례까지 2개월씩 갱신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92조).
'구공판 결정 되었습니다' 문자, 어떻게 읽나요?
사건번호, 피의자 이름, 죄명, 결정 결과 네 가지를 차례로 확인하면 됩니다. 검사는 피해자에게 이 항목을 전화·전자우편·문자메시지 같은 방법으로 알리게 되어 있고(검찰사건사무규칙 제103조 제2항), 고소인에게는 처분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8조 제1항).
예시 — “○○지방공소청 2026년 형제○○○○호 사건, 피의자 ○○○, 강제추행, 불구속 구공판.”
| 문자 속 표현 | 뜻 | 바로 확인할 것 |
|---|---|---|
| 2026년 형제○○○○호 | 공소청(종전 검찰청) 사건번호 | 법원에서 새로 붙는 번호 |
| 피의자 ○○○ | 기소된 사람 | 공범이 있다면 각자의 처분 |
| 강제추행 | 기소된 죄명 | 고소한 혐의가 빠졌는지 |
| 불구속 | 재판 중 신병 상태 | 연락·접근에 대비할 장치 |
| 구공판 | 정식 재판 청구 | 공판 통지 신청 여부 |
기소되면 법원이 새 사건번호를 붙입니다. 판사 세 명의 합의부 사건에는 '고합', 판사 한 명의 단독 사건에는 '고단'이라는 부호가 들어갑니다.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은 합의부가 맡으므로(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3년 이상의 징역인 강간은 '고합', 하한이 없는 강제추행은 대개 '고단' 번호를 받습니다.
죄명 칸은 고소한 내용과 꼭 대조하세요. 여러 번의 행위를 고소했는데 일부만 기소됐다면 공소장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공소장을 받는 방법은 뒤에 따로 적었습니다.
구공판 결정 뜻, 피해자의 자리는 어떻게 바뀌나요?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가면서 피해자가 쓸 수 있는 권리도 법정 쪽으로 옮겨 갑니다. 먼저 재판장에게 공판기록을 보고 복사하게 해 달라고 신청하는 권리입니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증인으로 신문해 달라고 신청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그 자리에서 피해가 어떠했는지와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 말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같은 법 제294조의2).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변호사도 공판준비기일과 공판에 나가 의견을 말하고, 재판 중인 사건의 서류와 증거물을 열람·복사합니다(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3항·제4항). 2026년 10월 2일 이후에는 검사 단계에서 피해자를 다시 불러 진술을 듣는 절차가 없어지므로, 수사 때 다 하지 못한 말은 법정에서 채워야 합니다.
"재판은 검사와 가해자가 다투는 일이니 피해자는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가해자는 구공판 문자를 받은 날부터 반성문과 선처탄원서, 형사공탁을 준비합니다. 피해자 쪽 서면이 비어 있으면 양형 자료에는 가해자의 사정만 쌓입니다. 공판 단계마다 무엇을 내는지는 재판절차(법원)에 정리돼 있습니다.
구공판 벌금형, 정식 재판에서도 벌금이 나올 수 있나요?
나올 수 있습니다. 구공판은 재판의 방식을 정한 것이지 형의 종류를 정한 것이 아니어서, 법정형에 벌금이 들어 있는 죄라면 정식 재판 끝에도 벌금형이 선택지에 들어 있습니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형법 제298조), 카메라등이용촬영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반대로 강간은 3년 이상, 유사강간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정해져 있어(형법 제297조·제297조의2) 벌금형이 없습니다. 이런 죄에서 구공판은 예정된 수순이고, 싸움은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에서 벌어집니다.
가해자 측 서면에는 "초범이고 깊이 반성한다"는 문장이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피해자 쪽은 사과를 받은 적이 있는지, 사건 뒤 가해자가 무엇을 했는지를 날짜와 함께 적어 그 문장에 답합니다. 강제추행에서 벌금과 징역이 어떤 사정으로 갈리는지는 성추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불구속 구공판과 구속 구공판, 사건의 무게와 상관있나요?
상관없습니다. 구속 여부는 재판 전까지 가해자를 가둬 둘 사유가 있는지를 따로 판단한 결과이고, 법원은 그 판단에서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피해자에게 해를 끼칠 우려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13세 미만 아동에게 유사성행위까지 한 태권도장 관장도 심앤이가 범죄피해평가와 의견서 세 차례로 맞서 불구속 구공판 기소를 받아 냈습니다(사건 보기).
친오빠에게 어린 시절 성범죄를 당한 사건에서는 반대로, 심앤이가 의견서와 영장실질심사 출석으로 가해자 구속을 끌어냈고, 징역 4년 6월을 받아 내 항소심까지 지켰습니다(사건 보기). 불구속 재판 중에 쓸 보호 장치는 불구속기소 뜻과 보호조치에 모아 두었습니다.
구약식이 예상되던 사건을 구공판으로 바꾼 사례
벌금으로 끝나는 흐름이 굳어 있는 모욕죄 사건에서, 검사가 처분을 정하기 전에 들어간 의견서가 구약식을 막은 경우입니다.
상황소대를 지휘하는 여군 중위는 부대의 한 용사가 동기들 앞에서 여군 간부들의 외모와 신체에 순위를 매기며 자신을 두고 노골적인 성적 비하 발언을 되풀이해 왔다는 사실을, 동료 간부를 거쳐 뒤늦게 알았습니다. 부대는 그 발언을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했지만, 담당 수사관은 용사들 사이의 가벼운 농담이라며 불송치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불송치 결정서를 분석해, 흡연장은 여러 용사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열린 장소이고 가해자가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 곧 발언이 부대 안에 퍼졌다는 증거라는 이의신청서를 냈고, 보완수사 끝에 모욕 혐의로 송치됐습니다. 이어 모욕죄는 대개 벌금으로 끝난다는 점을 짚으면서, 상하관계가 엄격한 군에서 벌금으로 넘어가면 같은 발언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냈습니다.
결과벌금형이 아닌 정식 기소, 불구속 구공판
사건 전문 보기 →구약식을 막은 것은 심앤이가 검사의 처분 전에 낸 의견서였고, 그 의견서는 계급 관계와 같은 발언이 되풀이될 위험처럼 벌금 액수로는 담기지 않는 사정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피해자 본인의 목소리를 담는 서면은 엄벌탄원서에 쓰는 법이 정리돼 있습니다.
구공판 공소장은 피해자가 받아 볼 수 있나요?
자동으로 오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공소장 부본을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송달하고(형사소송법 제266조), 피해자는 재판장에게 소송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해야 공소장을 볼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94조의4 제1항).
재판장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나 진술권 보장에 필요하다고 보면 허가해야 하고, 허가하지 않거나 조건을 붙이면 그 이유를 통지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제5항). 다만 이 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으므로(같은 조 제7항), 신청서에는 기록이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으세요.
공소장을 받으면 ①고소한 행위가 공소사실에 모두 들어갔는지, ②적용 법조가 행위의 무게에 맞는지, ③범행 일시와 횟수가 특정됐는지를 봅니다. 빠진 부분이 있으면 공판검사에게 알리세요. 공소사실이나 적용 법조를 추가·변경하는 것은 검사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하는 절차입니다(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구공판 다음 단계, 재판은 어떻게 갈라지나요?
첫 공판기일에 가해자가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가 갈림길입니다. 인정하면 재판은 형량 다툼이 되고, 가해자 쪽은 반성문과 공탁을, 피해자 쪽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기록과 사과 없는 태도를 보여 주는 자료를 냅니다.
부인하면 피해자 증인신문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판부는 수사 단계 진술과 법정 진술이 어긋나는지를 보므로, 열람·등사로 받은 자신의 진술조서부터 다시 읽어 두세요. 어느 쪽이든 선고된 형이 가볍다면 항소 기간 7일 안에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58조).
구공판 문자를 받았다면 법원이 새로 붙인 사건번호부터 확인하고, 담당 검사실에 공판 일시와 재판 결과 통지를 신청했는지 물어 두세요. 첫 공판기일 전에 재판장에게 공판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해 공소장을 받아 두면, 빠진 공소사실을 공판검사에게 알릴 시간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