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과 워터파크, 수영장에서 당한 성추행은 옷차림이 가볍고 물과 사람이 뒤엉킨 곳에서 벌어졌다는 이유로 가볍게 취급되지 않습니다. 이런 시설에서의 추행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1조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이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붙잡거나 몸으로 밀어붙이는 유형력이 있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올라갑니다.
피해자분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시는 것은 입증입니다. 접촉은 순간이었고, 물속이나 어두운 수면실이었고, 그 자리에서 소리치지 못했다는 사정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시설들은 영상이 없어도 사람과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기록을 남깁니다.
이 글은 어떤 죄가 적용되는지, 시설마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남지 않는지, 우연히 부딪혔다는 변명을 무엇으로 깨는지, 그리고 가해자를 놓쳤을 때 무엇으로 특정하는지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찜질방 성추행은 어떤 죄가 되나요?
혼잡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문이 말하는 장소를 사람으로 가득 찬 공간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든 드나들 수 있도록 늘 열려 있는 이용 공간이면 여기에 들어가고, 찜질방이 바로 그런 곳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수면실에서 옆에 누운 사람의 가슴을 만진 행위를 이 죄로 인정한 사건입니다(대법원 2009도5704, 2009년 10월 29일 선고).
판시 취지 — 실제로 붐볐는지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언제든 드나들 수 있게 열려 있는 장소인지가 기준이라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새벽 수면실이 한산했다거나 평일 낮 수영장에 사람이 적었다는 사정은 가해자의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워터파크의 파도풀과 슬라이드 대기줄, 수영장 레인과 강습 시간, 찜질방의 불가마와 식당 모두 같은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과거 이 죄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습니다. 2020년 개정으로 지금의 형으로 올라간 것 자체가, 이런 장소의 추행을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입법의 선언입니다. 붐비는 곳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은 법이 이미 거부한 논리입니다.
붐비지 않은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이 실제로 어떻게 끝나는지 보여 주는 예가 있습니다. 한산한 지하철에서 모르는 남성이 뒤에 밀착해 몸을 비볐고, 피해자가 즉시 신고해 가해자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이후 가해자 가족이 경제 사정을 들어 100만 원에 합의하자고 연락해 왔습니다.
심앤이는 검찰에 선임계를 내 모든 연락이 피해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차단했고, 기록을 복사해 가해자에게 강제추행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고른 범행이고 민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며 첫 제안을 거절하자, 하루 만에 열 배인 1,000만 원으로 합의가 성사됐습니다(사건 보기).
시설마다 남는 것과 남지 않는 것
입증의 출발점은 내가 있던 공간에 무엇이 기록되는지를 아는 일입니다. 아래 표는 시설별로 영상이 존재하는 구역과 존재할 수 없는 구역, 그 자리에서 대신 챙길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 구역 | 영상 기록 | 대신 남는 기록 | 그 자리에서 할 일 |
|---|---|---|---|
| 찜질방 홀·수면실·식당 | 대체로 있음 | 입장 기록, 사물함 번호, 매점 결제 | 시각과 위치를 메모, 직원 호출 |
| 워터파크·수영장 물놀이 구역 | 있는 곳과 없는 곳이 갈림 | 입장권, 강습 등록, 라커 배정 | 안전요원에게 즉시 알림 |
| 탈의실·샤워실·발한실 | 법으로 설치 불가 | 입·퇴장 시각, 사물함 사용 기록 | 나오자마자 직원에게 신고 |
| 세신실·마사지실 | 대체로 없음 | 예약과 결제 기록, 담당자 배정 | 직후 지인에게 상황 전송 |
세 번째 줄이 중요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 제2항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목욕실과 화장실, 발한실, 탈의실처럼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의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영상기기를 설치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탈의실에 CCTV가 없는 것은 시설의 잘못이 아니라 법이 그렇게 정해 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구역의 사건은 처음부터 다른 재료로 다툽니다. 입장과 퇴장 시각, 사물함 번호와 배정 기록, 그리고 내가 밖으로 나온 직후 누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입니다. 영상이 없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고 나면, 무엇을 모아야 하는지가 오히려 분명해집니다.
물에서 부딪힌 것이라는 변명은 통하나요?
통하지 않습니다. 추행인지는 접촉 시간이나 부위의 경중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두 사람의 관계와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접촉의 구체적인 방식, 주위 상황을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우연한 접촉이라면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 반드시 남습니다.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접촉이 한 번이었는지 반복됐는지입니다. 피하려 자리를 옮겼는데 따라와 다시 닿았다면 우연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둘째, 접촉의 방식입니다. 스친 것과 붙잡거나 주무른 것은 몸에 남는 감각부터 다릅니다. 셋째, 직후의 반응입니다.
예문 — “물 밖으로 나와 친구에게 바로 말했습니다. 같은 사람이 세 번째로 뒤에 붙었고, 두 번째에 제가 자리를 옮긴 뒤였습니다.”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일행에게 보낸 메시지, 직원에게 항의한 기록, 시설을 서둘러 나온 시각은 모두 진술의 신빙성을 떠받치는 재료입니다. 접촉이 추행으로 인정되는 판단 요소는 성추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CCTV 확보, 언제 누구에게 요청하나요?
그 자리에서 두 곳에 동시에 요청하시면 됩니다. 하나는 112 신고이고, 다른 하나는 시설 관리자에게 하는 영상 보존 요청입니다. 신고만 하고 시설에 말하지 않으면, 경찰이 자료를 요청하기 전에 영상이 덮어써지는 일이 생깁니다.
요청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몇 시 몇 분에 어느 구역에 있었는지, 어느 출입구로 들어갔는지, 사물함 번호가 몇 번인지를 함께 알려야 그 구간의 영상이 특정됩니다. 요청한 시각과 응대한 직원의 이름은 메모로 남겨 두세요.
| 상황 | 적용되는 조문 | 법정형 |
|---|---|---|
| 찜질방·수영장에서 몸을 만짐 | 성폭력처벌법 제11조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
| 붙잡거나 밀어붙여 추행 | 형법 제298조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
| 목욕장·탈의실에 성적 목적으로 들어옴 | 성폭력처벌법 제12조 |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
| 탈의실 등에서 몰래 촬영 |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
표의 세 번째 줄은 만지지 않았어도 성립하는 죄입니다. 성적인 목적으로 목욕장이나 탈의실에 들어온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므로,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로 신고를 망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설 안에서 벌어지는 촬영 피해의 신고와 영상 확보는 공공장소 몰카·성추행에서 단계별로 다루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그 자리에서 붙잡지 못했다면
붙잡지 못했어도 절차는 시작됩니다. 이 시설들은 입장할 때 사물함과 팔찌를 배정하고 퇴장할 때 정산을 하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 누가 안에 있었는지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인상착의와 시각, 내가 있던 구역을 알리면 수사기관이 그 기록에서 사람을 좁혀 갑니다.
신고 시점에 전달할 항목은 정해져 있습니다. 들어간 시각과 나온 시각, 접촉이 있었던 구역과 그때의 자세, 가해자의 성별과 체격, 입고 있던 수영복이나 찜질복의 색, 함께 있던 일행의 유무입니다. 가해자를 특정하는 일은 수사기관의 몫이고,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재료를 남기는 것이 오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시설이 협조를 미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님이 줄어들 것을 걱정해 영상 제공을 꺼리는 것인데, 이때는 시설을 설득하려 애쓰기보다 경찰에 그 사실을 알리고 압수나 임의제출로 확보하도록 요청하는 편이 빠릅니다.
시설 직원이 가해자일 때
세신사나 강사, 마사지사처럼 몸에 손을 대는 것이 업무인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가해자는 거의 예외 없이 업무의 일부였다고 주장합니다. 그 주장을 깨는 것은 예약한 서비스의 범위를 벗어난 접촉이 있었다는 점, 요구받은 탈의가 필요 없었다는 점, 그리고 직후에 피해자가 보인 반응입니다.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마사지샵을 찾은 피해자가 겪은 일이 그렇습니다. 가해자는 오일 마사지를 해야 한다며 상의 탈의를 요구하고 옷을 목까지 걷어 올린 채 성적인 말을 이어갔고, 마사지가 끝날 무렵에는 동의 없이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피해자가 항의하자 마사지였을 뿐이라고 했고, 경찰 수사관마저 환불하고 합의하는 편이 어떻겠냐며 사건화가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심앤이는 조사 전에 진술을 준비해 마사지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했고, 같은 가게의 다른 피해자들을 참고인으로 세웠으며, 항의 메시지와 통화 녹취록, 심리평가보고서를 냈습니다. 재판부는 직접 겪지 않고는 나오기 어려운 진술이라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고, 가해자는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사건 보기).
영상이 아예 없는 구역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야간 수업 뒤 트레이너가 마사지를 해 주겠다며 사무실로 부른 뒤 피해자를 붙잡고 추행한 사건에서, 가해자는 CCTV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서로 좋아서 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앤이는 공간의 구조와 가해자의 말과 행동을 순서대로 진술하도록 준비하고, 직후 문자로 따져 물은 정황과 가족에게 알린 정황을 덧붙여 정식기소를 받아냈습니다. 가해자는 재판에서 자백했고 합의금 2,500만 원을 지급했으며, 징역 10월 ·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사건 보기).
남성 피해자와 동성 사이의 피해도 같은 죄입니다
목욕장과 찜질방, 수영장은 성별로 나뉜 공간이 많아 같은 성별 사이에서 피해가 생기는 일이 잦습니다. 추행의 판단에 성별 조건은 없으므로 적용되는 조문도, 법정형도 같습니다. 오히려 신고를 막는 것은 법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입니다.
장난으로 넘기라는 말, 남자가 무슨 피해냐는 말은 그 자체가 2차 가해입니다. 남성 피해자의 신고와 입증에서 실제로 문제 되는 지점은 동성 성추행·남성 피해자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나요?
기억나는 것을 순서대로 말하고, 기억나지 않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시면 됩니다. 조사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빈틈을 메우려고 추측을 덧붙이는 것입니다. 추측으로 채운 한 문장이 나중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흔듭니다.
준비하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시설에 들어간 시각부터 나온 시각까지의 동선, 접촉이 몇 번이었고 그때마다 내가 어떻게 했는지, 직후에 누구에게 무엇을 말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시간 순서로 이어지면 영상이 없는 사건도 충분히 다툴 수 있습니다. 진술과 정황을 증거로 세우는 방법은 증거가 없는 경우에 항목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붐비는 곳이었다는 것, 옷차림이 가벼웠다는 것, 소리치지 못했다는 것은 모두 피해자의 흠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대응하지 못했더라도 시설 기록과 직후의 말은 남아 있고, 그것으로 사건은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