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성범죄 상담 창구 비교표, 해바라기센터·1366·성폭력상담소·공단·로펌

성범죄 상담을 어디에 해야 할지 헷갈린다면, 해바라기센터·1366·성폭력상담소·법률구조공단·로펌이 각각 해 주는 일과 비용, 그리고 시점별 이용 순서를 표로 비교했습니다.

2026.09.04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해바라기센터·1366·성폭력상담소·법률구조공단·로펌은 경쟁 창구가 아니라 역할이 나뉜 곳이어서, 한 곳에서 전부 해결되지 않습니다.
  2. 순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부터입니다. 진료와 증거 채취가 먼저이고, 그다음이 기록 확보, 마지막이 서면과 법률 전략입니다.
  3. 무료 창구는 제도 안내와 동행까지 닿고, 진술 설계·증거 전략·단계별 서면처럼 사건을 끌고 가는 일은 범위 밖인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고 가장 먼저 검색창에 치는 말이 성범죄 상담센터입니다. 그런데 결과 화면에는 해바라기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성폭력상담소,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무법인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이름은 비슷해 보이는데 하는 일이 서로 다르고, 어떤 곳은 비용이 들지 않고 어떤 곳은 비용이 듭니다. 다섯 창구는 서로 경쟁하는 곳이 아니라 역할이 나뉘어 있는 곳이므로, 한 곳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일부터 차례로 이어 붙이는 것이 답입니다.

몸의 증거를 채취하는 곳, 오늘 밤 머무를 곳을 마련해 주는 곳, 마음을 붙잡아 주는 곳, 서면을 만들어 주는 곳이 각각 다릅니다. 한 곳에 전부를 기대하면 정작 시한이 걸린 일을 놓칩니다.

아래에 창구 다섯 곳이 무엇을 해 주고 무엇은 해 주기 어려운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표로 정리했습니다. 표를 먼저 보시고, 이어지는 설명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순서를 잡으시면 됩니다.

성범죄 상담 창구 다섯 곳, 역할과 비용 비교표

창구주로 해 주는 일비용여기서 기대하기 어려운 일
해바라기센터24시간 진료·증거 채취·수사 연계없음사건별 형사 전략 설계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 전화 상담·긴급 보호 연계없음서면 작성, 사건 대리
성폭력상담소심리 상담, 수사기관 동행, 상담 기록없음증거 수집, 소송 수행
대한법률구조공단법률상담, 요건 충족 시 민사 소송대리상담 무료 · 소송지원은 요건별형사 진술 설계
피해자 국선변호사형사 조사 동행, 의견서 제출국가 부담전 과정을 끌고 가는 역할
로펌(사선 변호사)진술 설계·증거 전략·서면·합의있음야간 응급 진료, 보호시설

표에서 눈여겨보실 칸은 맨 오른쪽입니다. 각 창구가 못 해 주는 일이 곧 다음 창구를 찾아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해바라기센터에서 증거를 채취했다고 고소장이 만들어지지 않고, 상담소에서 마음을 추슬렀다고 CCTV가 보존되지 않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말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상담과 동행에 돈이 들지 않는다는 뜻이지,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바라기센터, 증거 채취와 진료가 한 자리에서 끝나는 곳

해바라기센터는 하루 24시간 열려 있고, 진료와 증거 채취, 심리 지원, 수사기관 연계가 한 건물 안에서 이어집니다. 피해 직후에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곳이 여기입니다.

시한이 있습니다. 체액처럼 몸에 남는 법의학 증거는 대체로 72시간 안에 채취해야 검사로서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씻지 않은 상태 그대로 방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옷을 갈아입었다면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담아 가져가시면 됩니다.

약물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더 급합니다. 마신 양에 비해 기억이 끊긴 정도가 이상하다면 혈액과 소변 검사를 바로 받아야 합니다. GHB 같은 약물은 몸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보통 12시간, 늦어도 24시간 안에 시료를 채취해야 검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채취를 못 했더라도 방문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진료를 받은 기록이 남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피해 시점과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여기까지가 이 창구의 역할입니다. 어떤 죄명으로 어떻게 고소할지, 상대의 어떤 주장에 무엇으로 대응할지는 다른 창구의 몫입니다.

1366과 성폭력상담소, 지금 안전을 확보하는 창구

여성긴급전화 1366은 국번 없이 1366으로 연결되고 밤낮 없이 받습니다. 지금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집으로 돌아가기 두려울 때 쓰는 창구입니다. 상담과 함께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으로 연결해 줍니다. 통화 한 번으로 사건이 정리되지는 않지만, 가해자와 다시 마주치는 상황을 끊는 데는 이 전화가 가장 빠릅니다.

성폭력상담소는 조금 더 긴 호흡의 창구입니다. 심리 상담을 이어 가고,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동행하며, 제도 안내를 해 줍니다. 여기서 자주 간과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상담을 받으면 상담 기록이 남는다는 점입니다.

이 기록은 뒤늦게 고소하는 사건에서 특히 힘을 발휘합니다. 자책과 혼란 때문에 피해를 범죄로 인지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다 상담소에서 비로소 정리가 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상담 기록이 대화 내역이나 결제 내역과 묶여 고소가 늦어진 사정을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몇 해가 지나 고소한 사건이 이런 간접 자료들로 검찰 송치까지 간 예가 있습니다. 고소가 늦어진 사건에서 무엇을 자료로 삼는지는 시간이 많이 지난 경우에 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상담소는 사건을 대리하지 않습니다. 고소장을 대신 써 주거나 수사기관에 의견서를 내는 역할은 하지 않는다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법률구조공단과 피해자 국선변호사, 무료 법률 조력이 닿는 선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비용 없이 법률상담을 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민사 절차 지원까지 이어집니다. 지원 대상인지, 어디까지 지원되는지는 사건과 소득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상담 단계에서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가 따로 있습니다. 활용법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 고소하는 시점부터 선임을 요청하고, 첫 경찰조사에 반드시 동행받습니다. 경찰서에서 먼저 안내해 주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담당 수사관에게 직접 요청하셔야 합니다.

- 상담에서는 유리한 점을 확인하기보다 내 사건의 약점이 어디인지를 물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는 결국 그 약점을 파고듭니다.

- 서면을 부탁할 때는 범위를 좁혀 특정합니다. 비슷한 판례를 사건에 연결해 달라는 식으로 요청하면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큰 흐름의 안내는 받을 수 있지만, 진술을 설계하고 증거를 모으고 단계마다 서면을 내는 일까지 국선변호사가 주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상담 일정을 언제까지 끝낼지도 여기서 갈립니다. 2026년 10월 2일 개정법 시행으로 검사가 피해자를 직접 조사하는 절차가 없어져 첫 경찰조사의 비중이 커지므로, 상담 일정을 잡을 때 기준으로 삼을 날짜는 첫 조사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정 내용 전반은 개정 내용 정리에 있습니다.

무료 창구를 이용하실 계획이라면 예약을 첫 조사 앞으로 당겨 잡으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담 대기가 밀려 날짜가 조사 뒤로 넘어가면, 정작 준비가 필요했던 자리를 아무 정리 없이 지나게 됩니다. 조사 당일 어떤 순서로 무엇을 묻는지는 수사절차(경찰·검찰) 쪽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로펌 상담은 무료 상담과 무엇이 다릅니까?

무료 창구의 상담은 제도를 안내하고 지금 할 일을 짚어 주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사선 변호사 상담은 이 사건에서 무엇을, 언제, 어떤 서면으로 낼지를 정하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같은 한 시간을 쓰더라도 남는 결과물이 다릅니다.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이 금액이 걸린 국면입니다. 위자료에는 정해진 요금표가 없고 재판부의 재량으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비슷한 사건에서 인정된 판례를 골라 비교 기준으로 제시하고, 치료 기록과 달라진 일상을 서면으로 쌓아 올리는 정도에 따라 인정 금액이 갈립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떻게 보여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청구할 수 있는 항목과 금액을 정하는 기준은 민사 손해배상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정식 선임 대신 단계마다 상담만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게만 해도 보호조치 신청, 진술분석 의뢰, 정식기소 요청처럼 알지 못하면 놓치는 권리를 챙길 수 있습니다.

순서를 정하는 기준, 되돌릴 수 없는 것부터

창구를 고르는 기준은 하나면 충분합니다.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일부터 처리하는 것입니다. 상담은 다음 주에도 받을 수 있지만, 몸에 남은 증거와 CCTV 영상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시점먼저 할 일어디로미루면 생기는 일
피해 당일씻지 말고 진료·증거 채취해바라기센터법의학 증거 소멸
그날 밤 머물 곳이 없을 때긴급 보호 요청1366가해자와 재접촉
24시간 안약물 의심 시 혈액·소변 검사해바라기센터·병원약물 검출 불가
1주 안CCTV 보존 요청, 기록 정리경찰서, 법률상담영상 자동 삭제
고소 전진술 정리와 서면 준비국선·사선 변호사첫 조사에서 공백
고소 접수고소장 제출과 조사 동행경찰서진술 번복 논란

자주 나오는 실수는 표의 위아래를 바꾸는 것입니다. 변호사를 먼저 찾느라 그날의 진료를 건너뛰면 되돌릴 수 없고, 반대로 무료 상담 창구만 몇 곳 다니다 보면 고소 준비 없이 첫 조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도 흔한 실수입니다. 상담을 받았다면 날짜와 기관명을 메모해 두고, 필요하면 확인서를 발급받아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나중에 무엇이 있었는지 되짚을 때 기억보다 종이가 정확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창구를 돌면서 그때그때 다르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사실관계는 한 번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고 어디서든 같은 내용으로 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추측으로 메우지 말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그대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창구를 거쳐 결과로 이어진 사건 두 건

준강간·준강제추행 유형에서, 창구가 대신 해 주는 일과 본인만 할 수 있는 일이 갈린 사건 두 건을 소개합니다.

첫째,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 상대가 계속 술을 권해 의식을 잃은 사이 벌어진 준강간 사건입니다. 밀폐된 공간이라 CCTV가 없어 항거불능 상태를 무엇으로 입증하느냐가 쟁점이었습니다. 사건 뒤 오간 대화, 다음 날 낸 연차와 취소한 기차표 기록, 비공개 계정의 글까지 모아 첫 조사 진술을 시간 순서로 정리했고 준강간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이 사건에서 결정적이었던 자료는 어느 상담 창구도 대신 모아 주지 않는 것들입니다. 본인의 생활 기록이 남아 있어야 그다음 단계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담을 받는 동안에도 메시지와 결제 내역, 이동 기록을 지우지 않고 원본 그대로 두는 일이 중요합니다.

둘째, 지하철역에서 만취한 채 혼자 남겨져 있던 피해자를 처음 보는 남성이 근처 호텔까지 끌고 가 벌어진 사건입니다. 우발적인 범행인지 계획된 범행인지, 정신적 피해를 상해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CCTV 동선으로 계획성을 짚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서와 관련 판례를 더해 죄명이 준강간치상으로 바뀌었으며, 강간 목적 약취까지 인정돼 징역 2년 6월과 합의금 1억 원이라는 결과로 끝났습니다(사건 보기).

여기서 죄명을 움직인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서와 정신적 상해를 인정한 판례를 함께 붙인 대목입니다. 눈에 보이는 외상이 없더라도 정신적 피해를 진단 자료로 남겨 두는 일이 죄명 자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담 기록은 어떻게 수사기관에 냅니까?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내용이 자동으로 수사기록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피해자 쪽에서 상담 기관에 상담확인서나 소견서 형태의 서면을 요청해 발급받고, 그 서면을 고소장이나 의견서에 첨부해 제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발급이 되는지, 어떤 서식으로 나오는지, 며칠이 걸리는지는 기관마다 다르므로 상담을 시작할 때 미리 물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내용을 어디까지 담을지도 미리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상담 기록에는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가족사나 과거 병력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까지 통째로 내면 사건과 무관한 사정이 기록에 남습니다. 필요한 범위를 특정해 발급을 요청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합니다.

상담 내용이 가해자 측에 알려질 수 있나요?

알려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에 낸 자료는 사건기록에 함께 묶이고, 재판 단계에서는 피고인 측이 그 기록의 열람과 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피해자 보호를 이유로 범위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출한 서면은 상대가 읽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준비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내기 전에 서면을 직접 읽어 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상담 당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말과 조사에서 한 진술이 어긋나면, 상대는 그 틈을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씁니다. 어긋나는 대목이 있다면 감추기보다 왜 그때는 그렇게 말했는지를 함께 설명하는 편이 낫습니다. 치료 경과에 따라 기억이 정리되는 일은 드물지 않고, 그 사정 자체를 서면으로 밝혀 두면 흔들림이 아니라 경과로 읽힙니다.

무료 창구와 사선 변호사를 두고 어느 한쪽을 고르는 문제로 보실 필요도 없습니다. 시점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므로, 되돌릴 수 없는 일부터 차례로 밟으면서 필요한 창구를 이어 붙이는 것이 가장 손해가 적은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피해를 당하면 어디부터 가야 하나요?
되돌릴 수 없는 일부터입니다. 피해 당일에는 씻지 말고 해바라기센터에서 진료와 증거 채취를 받으시고, 체액처럼 몸에 남는 법의학 증거는 대체로 72시간, 약물이 의심되면 혈액·소변 검사를 12시간에서 늦어도 24시간 안에 받아야 합니다. 상담과 서면 준비는 그다음 순서입니다.
Q. 해바라기센터와 성폭력상담소는 뭐가 다른가요?
해 주는 일이 다릅니다. 해바라기센터는 24시간 진료와 증거 채취, 수사기관 연계가 한 건물 안에서 이어지는 곳이고, 성폭력상담소는 심리 상담과 수사기관 동행을 이어 가며 상담 기록을 남기는 곳입니다. 상담소는 사건을 대리하지 않으므로 고소장이나 의견서 작성은 이곳의 역할이 아닙니다.
Q. 상담받은 내용이 수사기록에 자동으로 들어가나요?
아니요. 상담 기관에 상담확인서나 소견서를 요청해 발급받고, 그 서면을 고소장이나 의견서에 첨부해야 기록에 들어갑니다. 다만 제출한 서면은 재판 단계에서 피고인 측이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으므로, 사건과 무관한 가족사나 병력이 함께 나가지 않도록 필요한 범위를 특정해 발급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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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내 사건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글은 일반론이에요. 내 사건의 답은 상담에서 찾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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