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강간치사 처벌과 유족이 할 수 있는 것, 범죄피해자 구조금과 민사청구

강간치사는 강간이나 강제추행을 하다 사람을 숨지게 한 죄로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집니다. 강간살인과의 차이, 공소시효, 유족의 재판 진술권과 기록 열람, 범죄피해자 구조금, 민사 청구를 정리했습니다.

2026.09.30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강간치사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살해의 고의가 인정되는 강간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고,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치사도 사형까지 가능합니다.
  2. 유족은 고소할 수 있고 재판에서 증인으로 진술하며 공판기록을 열람할 수 있고, 가해자가 공탁하면 법원은 선고 전에 유족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3. 유족은 범죄피해자 구조금과 장례비 등 경제적 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 가해자에게는 피해자의 손해배상과 유족 고유의 위자료를 민사로 청구합니다.

강간치사는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을 하거나 하려다 사람을 숨지게 한 죄로,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형법 제301조의2). 살해할 고의까지 인정되면 강간살인이 되어 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뿐입니다.

피해자가 숨진 사건의 형사 절차는 피해자가 없는 채로 진행되고, 가해자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말로 형을 줄이려 합니다. 그 절차에서 유족은 고소하고, 법정에서 진술하고, 기록을 보고, 국가와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이 권리는 모두 법에 적혀 있습니다.

강간치사란 무엇이고, 강간살인과 어떻게 다른가요?

강간치사는 성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사망이라는 무거운 결과가 생긴 결과적 가중범이고, 강간살인은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피해자를 죽이려는 고의로 살해한 죄입니다. 둘을 가르는 것은 살해의 고의입니다. 강간치사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이고, 강간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뿐입니다.

기본 범죄가 미수에 그쳐도 치사는 성립합니다. 형법 제301조의2는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과 그 미수범을 모두 기본 범죄로 적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끝내 강간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책임을 줄이지 못합니다.

"죽을 줄 몰랐다"는 변명도 한계가 있습니다. 형법 제15조 제2항은 결과를 예견할 수 없었을 때만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폭행과 협박으로 사람을 궁지에 몬 사람이 그 끝에 벌어질 일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강간치사·강간살인 법정형과 공소시효 비교표

아래 표는 피해자의 나이와 기본 범죄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 공소시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구분근거 조문법정형공소시효
강간 등 치사(성인 피해)형법 제301조의2 후단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15년, DNA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25년
특수강간·친족관계 강간 등 치사성폭력처벌법 제9조 제2항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15년,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25년
13세 미만·장애인 대상 강간 등 치사성폭력처벌법 제9조 제3항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적용하지 않음
13세 이상 19세 미만 대상 강간 등 치사아청법 제10조 제2항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25년,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
강간 등 살인(나이 무관)형법 제301조의2 전단, 성폭력처벌법 제9조 제1항, 아청법 제10조 제1항사형 또는 무기징역적용하지 않음

공소시효는 법정형의 상한으로 정해집니다. 무기징역이 상한인 성인 대상 치사는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15년이고,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2항은 DNA 같은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을 더합니다. 13세 미만·장애인 대상 치사와 모든 강간 등 살인에는 시효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3항·제4항).

강간치사 형량, 실제 판결은 어떻게 나오나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은 강간치사·유사강간치사·강제추행치사의 권고 형량을 감경 9년~12년, 기본 11년~14년, 가중 13년 이상·무기로 정하고 있습니다. 특별 가중 요소에는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와 반성 없음이, 특별 감경 요소에는 처벌불원이 들어 있습니다.

실제 판결은 기본 범위를 훌쩍 넘기도 합니다. 2022년 7월 인천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동급생을 성폭행하려다 창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사건에서, 검찰은 강간등살인으로 기소했지만 1심과 항소심은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고 준강간치사로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며, 대법원은 2023년 10월 26일 이를 확정했습니다.

반대로 살해의 고의가 인정되면 형의 선택지는 둘뿐입니다. 2023년 8월 서울 관악구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한 사건은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이 인정돼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대법원 2024년 8월 29일).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확정됐습니다.

양형기준에 처벌불원이 특별 감경 요소로 들어 있다는 것은, 가해자 측이 유족에게 합의를 매달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합의하지 않을 권리는 유족에게 있고, 합의하지 않으면 그 감경 요소는 생기지 않습니다. 재판부에 유족의 뜻을 전하는 방법은 재판절차(법원)에 정리돼 있습니다.

피해자가 피하려다 숨졌어도 강간치사인가요?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간음하려는 행위와,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피해자가 이를 피하려다 죽거나 다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학원 강사로 채용한 20세 피해자를 호텔 객실에 가두고 강간하려던 가해자가, 창문으로 탈출하려다 추락해 숨진 피해자에 대해 강간치사로 처벌받은 사건이 그 예입니다(대법원 1995. 5. 12. 선고 95도425 판결).

판시 취지: 간음하려는 폭행·협박과, 공포에 질린 피해자가 이를 피하려다 사상에 이른 결과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강간치사상죄로 처벌할 수 있다.

양형기준에는 "사망의 결과가 피고인의 직접적인 행위로 인하지 않은 경우"라는 감경 요소도 있습니다. 가해자 측은 이 문구를 붙잡고 피해자가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말할 것입니다. 유족 쪽에서는 피해자를 그 창가로 몰아넣은 것이 누구의 폭행과 감금이었는지를 사실로 짚어야 합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례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1982년 강간 피해자가 집에 돌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서, 수치심과 절망이 원인이었더라도 강간의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없다며 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대법원 1982. 11. 23. 선고 82도1446 판결). 성폭력이 남기는 고통을 좁게 본 이 기준은 다시 다퉈져야 합니다. 그래도 강간 자체의 책임은 그대로 남고, 사건 당시의 상해가 입증되면 강간치상으로 물을 수 있습니다(강간치상 인정 요건).

유족이 할 수 있는 일, 단계별 절차표

피해자가 숨지면 형사소송법은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에게 피해자의 자리를 상당 부분 넘겨줍니다. 아래 표는 유족이 수사부터 민사까지 단계마다 쓸 수 있는 권리와 그 근거를 나눈 것입니다.

단계유족이 할 수 있는 일근거
수사고소(피해자가 생전에 밝힌 뜻에 반할 수는 없음)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
수사·재판기소 여부, 재판 일정과 결과, 구속·석방 통지 신청제259조의2
재판증인으로 피해 정도와 처벌에 관한 의견 진술제294조의2
재판공판기록 열람·등사, 검사가 증거로 낼 서류의 열람·등사제294조의4, 제294조의5
선고 전가해자가 공탁하면 법원에 의견 진술제294조의6
지원유족구조금, 장례비 등 경제적 지원, 심리 지원범죄피해자 보호법, 법무부 지원 제도
민사피해자 손해배상의 상속분과 유족 고유 위자료 청구민법 제750조, 제752조, 제1005조

표에서 가장 먼저 챙길 것은 통지 신청입니다. 통지를 신청해 두지 않으면 재판 일정을 모른 채 진술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진술권은 신청해야 열리고, 출석 통지를 받고도 이유 없이 나오지 않으면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제294조의2 제4항).

공탁에 대한 의견 청취는 2025년 1월부터 시행된 제도입니다. 가해자가 피해 회복 명목으로 돈을 공탁하면 법원은 판결 전에 유족의 의견을 들어야 하므로, 유족은 이 자리에서 수령하지 않겠다는 뜻과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면 됩니다.

범죄피해자 구조금, 유족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피해자의 사망 당시 월급액이나 월실수입액 또는 평균임금에, 유족의 관계·나이·생계유지 상황에 따라 정한 24개월에서 48개월 사이의 개월 수를 곱한 금액입니다(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2조, 시행령 제22조). 예를 들어 배우자나 25세 미만 자녀가 받는 경우는 48개월이고, 금액은 평균임금의 48개월분을 넘지 못합니다.

받는 순서는 법이 정합니다. 배우자와 피해자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자녀가 1순위, 생계를 의존하던 부모·손자녀·조부모·형제자매가 2순위, 그 밖의 자녀·부모 등이 3순위입니다(제18조). 가해자에게서 손해배상을 받으면 그만큼 구조금이 줄고, 국가는 지급한 구조금 범위에서 가해자에게 배상을 청구합니다(제21조).

신청은 주소지·거주지 또는 범죄 발생지를 관할하는 범죄피해구조심의회에 하고, 심의회는 지방공소청(종전 지방검찰청)에 설치돼 있습니다. 피해 발생을 안 날부터 3년,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신청할 수 없습니다(제25조). 가해자가 친족이면 원칙적으로 지급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가해자에게 돌아갈 우려가 없는 경우 등에는 지급할 수 있습니다(제19조).

구조금과 별도로 법무부의 경제적 지원도 있습니다. 사망한 피해자 1인당 500만 원 이내의 장례비 실비와 심리치료비, 생계비, 학자금을 요청할 수 있고, 신청 기간은 구조금과 같습니다. 스마일센터는 강력범죄 피해자의 가족에게도 심리치유와 임시 거처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가해자에게 민사로 무엇을 청구하나요?

두 가지를 함께 청구합니다. 하나는 피해자 본인이 가졌던 손해배상청구권으로, 살아 있었다면 벌었을 수입과 위자료가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민법 제1005조). 다른 하나는 유족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민법 제752조는 피해자의 직계존속·직계비속·배우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없어도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를 줍니다.

기한은 가해자와 손해를 알게 된 때부터 3년, 범행일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766조). 형사 판결을 기다리다 민사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날짜부터 확인하세요. 가해자가 숨지더라도 배상 책임은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가해자가 재산을 처분할 낌새가 보이면 판결 전에 가압류로 재산을 묶어 두는 방법을 함께 검토하세요. 형사재판 중 배상명령도 있지만 위자료를 제대로 정하기 어려워 민사소송이 낫습니다.

청구 금액을 정하는 기준과 집행 절차는 민사 손해배상에, 성폭행 사건의 입증 방법은 성폭행에 정리돼 있습니다.

지금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기소 여부와 재판 일정, 결과를 알려 달라는 통지를 신청하고(형사소송법 제259조의2), 구조금 신청 기한인 '피해 발생을 안 날부터 3년'이 언제 끝나는지 날짜를 적어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강간치사 형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법정형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고,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장애인이면 사형까지 가능합니다. 양형기준의 권고 형량은 기본 11년~14년, 가중 13년 이상·무기이며, 2022년 대학 캠퍼스 사건에서는 준강간치사로 징역 20년이 확정됐습니다.
Q. 강간치사와 강간살인은 무엇이 다른가요?
살해의 고의가 있었느냐입니다. 성범죄 중 사망이라는 결과가 생겼지만 살해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으면 강간치사, 고의로 살해했다면 강간살인으로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강간살인으로 기소해도 법원이 고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치사로 판단됩니다.
Q. 강간치사도 공소시효가 있나요?
성인 피해자라면 15년이고, DNA 같은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이 늘어납니다. 13세 미만이나 장애인 피해자에 대한 치사, 그리고 나이와 관계없이 강간 등 살인에는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Q. 피해자가 사망하면 가족이 고소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은 피해자가 사망하면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가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피해자가 생전에 명시적으로 밝힌 뜻에 반해서는 고소할 수 없습니다.
Q. 범죄피해자 구조금은 누가 어디에 신청하나요?
법에 정한 순위의 유족이 주소지·거주지 또는 범죄 발생지를 관할하는 범죄피해구조심의회에 신청합니다. 심의회는 지방공소청(종전 지방검찰청)에 있고, 피해 발생을 안 날부터 3년, 발생한 날부터 10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Q. 가해자가 공탁하면 유족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받지 않겠다면 그 뜻과 이유를 분명히 남기세요.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 회복을 위해 공탁하면 선고 전에 유족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이 자리에서 수령 거부와 엄벌 의견을 밝힐 수 있습니다. 구조금이나 민사 배상과의 관계도 함께 따져 결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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