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 87.6%, 기준을 벗어난 판결과 피해자가 할 일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2021~2023년 87.6%로 전체 범죄 평균 91.1%보다 낮고, 디지털 성범죄는 79.9%에 그쳤습니다. 기준을 지킨 판결도 처벌불원으로 가벼워지는 구조와 피해자가 할 일을 정리했습니다.

2026.09.30 · 읽는 시간 7분 · 글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 심지연 대표변호사

핵심 요약

  1. 성평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2021~2023년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87.6%로 전체 범죄군 평균 91.1%보다 낮았고, 디지털 성범죄는 79.9%였습니다.
  2. 양형위원회 2024 연간보고서에서 디지털 성범죄 준수율은 2021년 81.6%에서 2024년 76.9%까지 해마다 떨어졌습니다.
  3. 양형기준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 피해자의 의사를 행위인자와 동등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해, 기준을 지킨 판결 안에서도 형이 크게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87.6%입니다. 성평등가족부가 2026년 8월 26일 발표한 자료에서 2021~2023년 성범죄 판결 가운데 양형기준의 권고 범위 안에서 형이 정해진 비율이 이만큼이었고, 전체 범죄군 평균 91.1%보다 낮았습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79.9%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기준을 벗어난 12.4%만이 아닙니다. 양형기준은 감경 영역 안에서 정해진 형도 준수로 셉니다. 처벌불원 같은 특별감경인자로 감경 영역이 열리고, 공탁이나 초범 같은 일반 감경 사정으로 그 영역의 아래쪽에서 형이 정해진 판결은 아무리 가벼워도 준수 판결로 집계됩니다.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 어떤 숫자인가요?

양형기준이 제시하는 권고 형량범위 안에서 실제 선고형이 정해진 비율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매년 연간보고서에서 이 비율을 범죄군별로 공개하고, 성평등가족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21~2023년 3년치 수치를 발표했습니다. 아래 표는 양형위원회 2024 연간보고서의 연도별 수치입니다.

선고연도성범죄디지털 성범죄전체 범죄군
2020년86.5%집계 전90.5%
2021년89.0%81.6%92.2%
2022년89.3%80.7%92.1%
2023년87.0%78.4%90.4%
2024년87.4%76.9%88.9%

출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2024 연간보고서」 185~186쪽입니다. 성평등가족부의 3년치 수치와 연도별 수치는 집계 방식이 달라 숫자가 조금씩 다르지만, 성범죄가 해마다 전체 평균을 밑돌고 디지털 성범죄가 그보다 한참 낮다는 결론은 같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준수율은 2021년 81.6%에서 2024년 76.9%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떨어졌습니다. 2024년 한 해만 보면 디지털 성범죄로 양형기준이 적용된 2,012명 가운데 464명이 기준 밖에서 형을 받았고, 성범죄는 4,486명 가운데 564명이었습니다. 같은 해 처음 집계된 스토킹범죄의 준수율은 69.9%였습니다.

준수율이 높아도 판결이 가벼울 수 있는 이유

양형기준은 먼저 사건을 감경·기본·가중 영역 가운데 하나에 넣고, 그 영역 안에서 형을 정하게 합니다. 영역을 고르는 기준이 특별양형인자인데, 성범죄 양형기준은 여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 피해자의 뜻을 특별히 무겁게 올려 두었습니다.

성범죄 양형기준 평가원칙 요지 — 형량범위를 고를 때 범행 자체에 관한 인자는 행위자·기타 인자보다 무겁게 보되, 처벌을 바라지 않는 피해자나 유족의 뜻만큼은 범행 자체의 인자와 같은 무게로 셈할 수 있게 했습니다.

범행 수법이나 피해자의 취약성 같은 행위 자체의 사정과, 피해자에게서 받아 낸 처벌불원서 한 장이 같은 무게로 저울에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특별감경인자가 특별가중인자보다 두 개 이상 많으면 권고 범위의 하한을 절반까지 더 낮출 수 있고, 집행유예 기준에서도 처벌불원은 집행유예 쪽으로 기우는 주요 사유입니다. 이렇게 낮아진 권고 범위 안에서 정해진 형은 준수 판결로 집계됩니다.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 여부로 성범죄의 처벌이 갈리던 시절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형을 정하는 단계에서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여전히 가장 무겁게 평가될 수 있는 감경 사정으로 남아 있고, 그래서 가해자 측은 재판이 시작되면 합의와 처벌불원서부터 얻으려 합니다.

기준을 벗어나거나 가볍게 끝난 판결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행위와 관계없는 사정이 형을 깎았습니다. 2026년 8월 27일 성평등가족부가 연 젠더폭력 양형기준 포럼에서 한민경 경찰대학 교수는 2025년 1월부터 2026년 5월 20일까지 선고되거나 보도된 젠더폭력 사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뉴스핌·이투데이·여성신문 보도에 따르면, 처벌불원과 합의, 공탁, 초범 여부, 피고인의 가족관계와 직업처럼 범행과 직접 관련이 적은 요소가 감경 사유로 폭넓게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보도된 사례는 구체적입니다. 여성 29명을 상대로 155차례 몰래 촬영한 사건에서도 초범이라는 점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습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사촌을 수년간 추행하고 간음한 성폭행 사건은 1심 징역 4년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 집행유예 5년으로 줄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참작됐습니다.

포럼에서는 성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처벌불원을 빼고, 반복 범행에는 초범 감경을 엄격히 적용하며, 유포하지 않았다거나 돈을 벌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을 유리하게 해석하지 말자는 제안이 나왔고, 심앤이는 이 제안에 찬성합니다.

반대편에서는 처벌불원을 없애면 피해자가 합의로 배상받을 선택지가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배상은 민사로도 받을 수 있고, 합의금을 형의 값으로 묶어 두는 지금의 구조가 가해자 측의 합의 종용과 기습 공탁을 부릅니다.

처벌불원·공탁·초범, 양형기준 원문이 정한 한계

감경 사유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형기준 원문은 각 사정이 인정되는 조건을 좁게 정해 두었고, 아래 표는 그 조건과 피해자가 반박할 때 낼 자료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감경에 쓰이는 사정양형기준 원문이 정한 한계피해자가 낼 수 있는 자료
처벌불원피고인 측의 사실상 강요나 기망에 의한 것,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는 것은 제외처벌불원 의사가 없다는 서면, 합의 압박 기록
공탁양형인자 이름에서 ‘공탁 포함’ 삭제, 디지털 성범죄 기준은 실질적 피해 회복인지 피해자 의견과 회수 가능성까지 따짐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서면
형사처벌 전력 없음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 상당 기간 반복한 범행은 제외범행 횟수와 기간을 정리한 일람표
진지한 반성범행을 인정한 경위와 피해 회복·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을 조사해 판단사과가 없었던 사실, 부인 기간, 2차 가해 기록

공탁 줄의 변화는 최근의 일입니다. 성범죄 양형기준은 2025년 7월 1일 시행 수정본에서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의 괄호 문구를 지웠고, 양형위원회는 2026년 3월 30일 모든 범죄군에서 같은 문구를 삭제해 7월 1일 이후 공소가 제기된 사건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표의 셋째 줄대로라면 상당 기간 반복한 범행에는 초범이라는 사정이 감경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반복된 범행이라면 범행 횟수와 기간을 일람표로 정리해 엄벌탄원서와 함께 제출하세요.

판사가 양형기준을 벗어나면 이유를 적어야 하나요?

적어야 합니다. 법원조직법은 법관이 형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해야 하지만 양형기준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정하고, 기준 밖의 형을 정했다면 판결서에 그 이유를 밝히도록 했습니다(제81조의7). 약식절차나 즉결심판은 예외입니다.

양형위원회 2024 연간보고서 — 제1심 양형이 양형기준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양형부당의 항소이유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양형기준을 준수하였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가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은 뒷부분입니다. 기준 안의 판결이라도 형이 사건의 무게에 비해 가볍다면 다툴 수 있고, 다툴 대상은 판결문의 양형 이유에 적힌 감경 사정입니다.

가벼운 판결에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

항소는 검사나 피고인만 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 기간은 7일입니다(제358조). 피해자는 선고 직후 담당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하는 서면을 내 검사를 움직여야 합니다. 요청서의 항목과 날짜 계산은 검사 항소 요청 7일에 정리돼 있습니다.

같은 징역 3년이 1심의 집행유예에서 검사 항소 뒤 실형으로 바뀐 사건으로, 심앤이가 의견서로 짚은 사정은 앞의 표에서 진지한 반성과 처벌불원 줄에 해당합니다.

권력형성범죄업무상위력추행형사고소
1년동안 지속된 직장상사의 성추행, 1심 집행유예에서 항소심 징역 3년 법정구속으로 뒤집은 사례

상황업무를 가르쳐 준다는 핑계로 머리를 쓰다듬고 옆구리를 찌르던 직장 사수는 점점 손에 깍지를 끼거나 다리를 만지는 데까지 나아가며, 단둘이 있는 사무실과 출장에서 약 1년 동안 추행을 이어 갔습니다. 반성의 뜻을 한 번도 보이지 않던 가해자는 합의가 되지 않자 공판 전날 기습적으로 형사공탁을 했고, 1심은 징역 3년 ·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추행을 약 10회로 특정한 범죄일람표로 고소하고, 1심에서는 공탁금을 받을 뜻이 없다는 탄원서로 감형 시도에 맞섰습니다. 검사가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하자, 항소심에서 두 차례 의견서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다는 점과 가해자가 같은 사회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것만으로 피해자의 고통이 이어진다는 점, 진심 어린 반성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결과항소심은 징역 3년의 형기를 그대로 둔 채 실형을 선고하고 가해자를 법정에서 구속

사건 전문 보기 →

모델 촬영 뒤 잠든 피해자를 간음하며 촬영한 사건에서 심앤이는 검사에게 상고를 요청해 항소심의 일부 무죄를 파기환송으로 뒤집고 징역 4년을 확정시켰습니다(사건 보기).

재판 단계에서 피해자가 낼 수 있는 서면의 종류와 제출 시점은 재판절차(법원)이 안내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지금 무엇이 바뀌고 있나요?

기준을 다시 짜는 중입니다. 양형위원회는 2026년 8월 10일 제147차 회의에서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의 소지·시청과 허위영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이용한 협박·강요를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에 새로 넣는 수정안을 심의했고, 형량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허위영상물 편집 기준이 2024년 개정된 법정형과 어떻게 어긋나 있는지는 (성범죄 형량 비교표)에 정리했습니다. 준수율 79.9%와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는 기준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신호이고, 피해자 쪽 목소리가 이번 개정 논의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판결을 받으면 양형 이유에 적힌 감경 사정을 앞의 표와 하나씩 대조해 보세요. 표의 조건에 맞지 않는 감경이 있다면 그 대목을 적어, 선고 뒤 7일 안에 담당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하는 서면을 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얼마인가요?
성평등가족부가 2026년 8월 26일 발표한 자료에서 2021~2023년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87.6%, 디지털 성범죄는 79.9%로 전체 범죄군 평균 91.1%보다 낮았습니다. 양형위원회 2024 연간보고서에서 2024년 성범죄 준수율은 87.4%, 디지털 성범죄는 76.9%였습니다.
Q.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왜 계속 떨어지나요?
양형위원회 연간보고서에서 디지털 성범죄 준수율은 2021년 81.6%에서 2024년 76.9%까지 해마다 낮아졌습니다. 포럼 발표에서는 초범, 유포하지 않았다는 사정, 처벌불원과 공탁 같은 요소가 감경에 폭넓게 쓰인다는 분석이 나왔고, 양형위원회는 2026년 8월 디지털 성범죄 기준 수정안을 심의했습니다.
Q. 처벌불원서를 쓰면 형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정해진 폭은 없지만 영향이 큽니다. 처벌불원은 성범죄 양형기준의 특별감경인자이고 행위인자와 같은 무게로 평가될 수 있으며, 집행유예를 정할 때도 주요 긍정 사유입니다. 감경 영역과 집행유예 권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서명 전에 효과를 확인하세요.
Q.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은 위법인가요?
위법은 아닙니다.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법관이 존중해야 하는 기준입니다. 다만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면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하므로(법원조직법 제81조의7), 그 이유가 항소 요청의 출발점이 됩니다.
Q. 1심 형이 너무 가벼우면 피해자가 항소할 수 있나요?
피해자에게는 항소권이 없고 검사와 피고인만 항소할 수 있습니다. 항소 기간이 7일이라 선고 직후 담당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하는 서면을 내야 합니다. 양형기준을 지킨 판결이라도 형이 부당하게 가볍다면 항소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아요.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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