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권도장 사범이나 학원·과외 선생님에게 몸을 만져졌다고 말했다면 부모가 할 일은 세 가지로 줄어듭니다. 되묻지 않고 아이가 한 말을 그대로 적어 두고, 학원이나 도장에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은 채 등원을 멈추고, 해바라기센터와 경찰로 가는 것입니다. 피해 아동이 13세 미만이면 강제추행만으로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벌금형이 없습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이하 성폭력처벌법).
부모의 첫 반응은 대개 정반대입니다. 아이를 붙잡고 언제부터였는지 캐묻고, 그길로 학원에 달려가 원장과 가해자를 대면합니다. 그 하루 사이에 아이의 진술에는 부모의 말이 섞이고, 가해자에게는 메신저를 지우고 말을 맞출 시간이 생깁니다.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피해자 쪽 증거부터 무너지는 순서입니다.
이 글은 부모가 할 일 일곱 가지를 표로 먼저 보이고, 학원에 먼저 따지면 안 되는 이유, 아이 진술을 지키는 조사 제도, 나이별 처벌, 태권도장 사건, 취업제한과 경력조회, 과외와 어린이집의 차이, 가해자 측 논리에 대한 반박을 차례로 다룹니다.
아이가 말했을 때 부모가 할 일 7가지
일곱 가지는 시간 순서입니다. 앞의 셋은 아이가 말한 그날, 가운데 둘은 신고 전후, 뒤의 둘은 수사가 시작된 뒤의 일입니다.
| 순서 | 부모가 할 일 | 하지 말아야 할 일 | 이유 |
|---|---|---|---|
| 1 | 아이가 한 말을 날짜와 함께 그대로 적기 | 언제·어디서·몇 번인지 되묻기 | 부모의 질문이 섞이면 가해자 측이 ‘주입된 기억’이라고 공격함 |
| 2 | 그날부터 등원·등관, 학원 차량 이용을 멈추기 | 그만두는 이유를 학원에 설명하기 | 접촉을 끊는 것이 먼저이고 설명은 수사기관이 함 |
| 3 | 직후라면 씻기지 말고 입은 옷 그대로 해바라기센터로 | 목욕, 세탁, 옷 버리기 | 증거 채취와 진료가 한자리에서 이뤄짐 |
| 4 | 학원·도장에 알리지 않고 경찰에 신고·고소 | 원장·가해자 대면, 사과 요구 | 알리는 순간 영상과 메신저가 사라짐 |
| 5 | 영상, 차량 블랙박스, 출결표, 1 수업 배정 기록의 확보를 수사관에게 요청 | 부모가 직접 영상을 달라고 요구 | 보관 기간이 짧은 자료부터 없어짐 |
| 6 | 해바라기센터 영상녹화 조사, 진술조력인, 국선변호사 요청 | 조사 전에 집에서 예행연습 시키기 | 조사 횟수를 줄이고 첫 진술을 원본으로 남김 |
| 7 | 원장의 환불·합의 제안은 서면으로 받아만 두기 | 환불받으며 확인서·합의서에 서명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끼어들 수 있음 |
1번이 가장 어렵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말은 두 마디입니다. 말해 줘서 고맙다는 말,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다음에는 아이가 쓴 단어 그대로, 들은 날짜와 시각을 붙여 적어 둡니다. 아이가 "선생님이 거기를 만졌어"라고 했다면 그 문장을 어른의 용어로 고쳐 적지 않습니다.
기록 예문: “9월 12일 토요일 저녁 8시쯤, 씻기 전에 아이가 먼저 말함. ‘관장님이 띠 매 준다고 하면서 자꾸 거기를 만져.’ 더 묻지 않고 안아 줌.”
고소는 부모 이름으로 낼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 접수 뒤 사건이 어떤 단계를 밟는지는 수사절차(경찰·검찰)에 순서대로 나와 있습니다.
학원에 먼저 따지면 왜 안 됩니까?
증거와 시간 때문입니다. 학원과 도장 안에서 벌어진 일의 증거는 대부분 상대방 손에 있습니다. 교실 영상, 학원 차량 블랙박스, 강사 배정표, 가해자 휴대폰의 메신저가 그렇습니다. 부모가 항의하러 간 날이 곧 가해자가 사건을 알게 된 날이 되고, 그날부터 자료가 지워집니다.
원장의 계산도 부모와 다릅니다. 학습자에 대한 아동학대 행위가 확인되면 교육감은 학원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교습정지를 명할 수 있고, 원장이 주의와 감독을 다한 경우만 예외입니다(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17조, 이하 학원법). 원장에게는 사건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 편이 이익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제안이 수강료 환불과 강사 해고, 그리고 조용히 마무리하자는 확인서입니다.
그 제안은 법에 어긋납니다. 학원과 교습소의 장, 그 종사자는 일하다가 아이에 대한 성범죄를 알게 되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를 지는 사람들입니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 제7호, 이하 아청법). 신고하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같은 법 제67조 제4항). 해고로 끝난 강사는 아무 기록 없이 다른 학원으로 옮겨 갑니다.
학원 원장이 떠들었다거나 지각했다는 이유를 대며 만 13세 학원생의 성기를 여러 차례 만지고 골프채로 때린 사건이 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이 그 장면을 봤고 아이는 한동안 제대로 걷지 못했지만, 일을 키우지 말자는 부모의 결정으로 학원비만 돌려받고 덮였습니다. 피해자는 트라우마와 우울증이 이어지자 성인이 되어 6년 만에 고소했습니다. 그 친구들을 다시 찾아 진술을 미리 확인하고 수사 협조를 설득했고, 형사조정으로 1,000만 원을 받았지만 가해자는 기소유예 처분에 그쳤습니다(사건 보기).
환불로 덮은 대가는 아이가 6년 동안 혼자 치렀습니다. 그날 신고했다면 친구들의 기억도, 다리에 남은 멍도 그대로 증거였습니다.
해바라기센터 영상녹화 조사와 아이 진술을 지키는 제도
해바라기센터는 상담, 의료, 수사·법률 지원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성평등가족부 안내에 따르면 위기지원형과 통합형은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아동형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과 지적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평일 주간에 지원합니다. 증거 채취용 응급키트와 진료, 진술녹화가 이곳에서 이뤄집니다.
아이의 조사에는 법이 정한 장치가 붙습니다. 19세 미만 피해자의 진술과 조사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해 보존해야 하고(성폭력처벌법 제30조), 진술조력인이 조사에 참여해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으며(제36조), 변호사가 없는 19세 미만 피해자에게는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야 합니다(제27조 제6항). 2026년 10월 2일부터는 검사의 직접 조사가 없어지므로 이 첫 조사의 무게가 더 커집니다(개정 내용 정리).
부모가 알아 둘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영상녹화물은 그것만으로 증거가 되지 않고, 피고인 측이 피해자를 신문할 기회가 있었던 경우 등에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제30조의2). 대신 법정에 서는 부담을 줄이는 길이 있습니다. 19세 미만 피해자 측이 요청하면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거보전을 청구해야 합니다(제41조). 그 절차에서 반대신문까지 마치면 아이가 공판 법정에 다시 서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학원 선생이 1:1 수업 시간에 13세 미만 아이의 가슴을 만지고 유사강간까지 한 사건에서, 아이는 피해를 말하는 대신 학원을 바꿔 달라고 졸랐고 아프다는 핑계로 수업을 빠졌습니다. 부모가 사정을 알게 된 뒤 조사는 경찰서가 아닌 해바라기센터에서 전 과정 영상녹화로 진행됐고, 아이는 부모 없이 변호사에게 의지해 진술했습니다.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학원을 옮겨 달라던 메시지, 범죄피해평가가 진술을 뒷받침해 13세 미만 위계 등 추행·유사성행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사건 보기).
학원을 바꿔 달라는 말이 되풀이된다면 이유를 캐묻기 전에 그 요청부터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말보다 먼저 행동으로 보내는 신호는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에 목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태권도 성추행·학원 강사 성추행 처벌, 13세 미만이면 벌금형이 없습니다
처벌은 피해 아동의 나이에서 갈립니다.
| 구분 | 법정형 | 근거 | 공소시효 |
|---|---|---|---|
| 13세 미만 강제추행 | 5년 이상의 유기징역 |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 | 적용하지 않음 |
| 13세 미만 유사성행위 | 7년 이상의 유기징역 | 같은 조 제2항 | 적용하지 않음 |
| 13세 미만 위계·위력 추행 | 강제추행과 같은 형 | 같은 조 제5항 | 적용하지 않음 |
| 13세 이상 19세 미만 강제추행 |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 아청법 제7조 제3항 |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 |
| 13세 이상 19세 미만 위계·위력 추행 | 위와 같은 형 | 같은 조 제5항 |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 |
표에서 읽을 것은 두 가지입니다. 13세 미만 사건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선생님이 때리거나 협박하지 않았어도 죄가 됩니다. 가르치고 평가하는 지위로 아이를 누르는 것이 위력입니다. 학원과 교습소의 종사자가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를 상대로 범행하면 그 죄에 정한 형의 절반까지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아청법 제18조).
13세 미만일 때의 피해에는 공소시효가 없으므로(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3항) 아이가 어른이 된 뒤에도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효가 없다는 것과 증거가 남아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남기지 않은 기록은 그때도 없습니다.
태권도장에서 벌어진 사건, 고령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끝날 뻔했습니다
운동 지도는 몸에 손을 대는 일이 전제돼 있어서, 도장에서의 추행에는 자세를 잡아 준 것이라는 변명이 따라붙습니다. 어디를, 어떤 상황에서, 몇 번 만졌는지가 구체적일수록 그 변명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취미로 태권도장에 다니던 수강생에게 일흔이 넘은 도장 직원이 수업 중 골반을 감싸 안고 성기를 만졌고, 피해자가 자리를 피하자 다시 다가와 가슴을 만진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사과하지 않았고, 가해자 측 변호사는 고령이라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라며 형사조정에서 10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심앤이는 피해자의 탄원서를 붙여 약식이 아닌 정식재판에 넘겨 달라는 의견서를 검사에게 냈습니다. 재판이 열리자 합의금은 700만 원으로 올랐고, 합의하고도 징역 8월 ·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사건 보기).
고령이다, 초범이다, 평판이 좋다는 사정은 처분을 가볍게 만드는 쪽으로만 쓰입니다. 피해자 쪽에서 의견서와 탄원서를 내지 않으면 검사 앞에는 그 사정만 놓입니다.
취업제한과 성범죄 경력조회, 학원·과외·도장 확인표
법원은 성범죄로 형을 선고할 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을 운영하거나 거기에 취업할 수 없게 하는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해야 합니다. 기간은 10년 이내이고 벌금형 약식명령에도 붙습니다(아청법 제56조 제1항·제2항). 학원, 교습소, 아동·청소년을 가르치는 개인과외교습자, 체육도장은 모두 대상 기관입니다. 체육도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5-58호에 수영장, 체력단련장과 함께 올라 있습니다.
| 기관 | 운영자의 경력 확인 | 강사·직원의 경력 확인 | 부모가 직접 할 수 있는 일 |
|---|---|---|---|
| 학원·교습소 | 등록·신고를 받는 교육감·교육장 | 원장(어기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 | 원장에게 강사 경력조회를 했는지 묻기 |
| 개인과외교습자 | 신고를 받는 교육감·교육장 | 해당 없음(교습자 본인이 운영자) | 신고증명서 제시 요구, 경력 조회 회신서 요청 |
| 태권도장 등 체육도장 | 신고를 받는 지방자치단체장 | 관장(사범 등 사실상 일하는 사람 전부) | 관장에게 전 직원 경력조회 여부 묻기 |
| 유치원·어린이집 | 인가 기관 | 원장 | 어린이집은 영상 열람 요청 |
남의 성범죄 경력을 부모가 직접 조회하는 길은 없습니다. 조회는 기관의 장과 관할 행정기관, 그리고 본인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외 선생을 구할 때는 본인이 발급받은 성범죄 경력 조회 회신서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개인과외교습자는 학습자의 집에서 가르칠 때 학부모가 요청하면 신고증명서를 제시해야 합니다(학원법 제14조의2 제5항). 다만 대학과 대학원 재학생은 신고 의무가 없어 교육청의 경력조회도 거치지 않습니다.
학원 담임 강사가 슬럼프 상담을 하던 학생을 위로한다며 토닥이고 끌어안고 다리를 만진 사건에서, 피해자는 트라우마로 2년이 지나서야 고소했습니다. 당시 주변에 도움을 청한 대화 캡처와 변호사 상담 예약 내역, 교통사고 입원 기록으로 늦어진 경위를 소명했고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가해자는 접근금지·통신제한·비밀유지 조항이 든 합의서에 서명하고 3,000만 원을 지급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1년 ·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과 함께 취업제한 5년을 선고했습니다(사건 보기).
합의는 취업제한을 지우지 못합니다. 가해자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면 합의서가 아니라 판결이 있어야 합니다.
과외 성추행과 어린이집·유치원 성추행에서 달라지는 점
과외는 집 안에서, 문을 닫고, 둘만 있는 구조입니다. 영상도 목격자도 없기 쉬워서 아이가 그날 한 말과 남은 메시지가 증거의 전부가 됩니다. 과외 선생에게는 학원 원장 같은 중간 관리자도 없으므로 부모가 곧 유일한 신고자입니다. 선생에게 연락해 따지지 말고 아이 휴대폰의 대화를 그대로 둔 채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선물과 무료 보충, 단둘이 있는 시간, 비밀 요구처럼 호의가 통제로 바뀌는 흐름은 그루밍·가스라이팅에서 단계를 따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CCTV 설치가 의무이고 영상정보를 60일 이상 보관해야 하며, 보호자는 자녀의 안전을 확인할 목적으로 영상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4·제15조의5).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장과 종사자도 아청법상 신고의무자입니다. 아이가 어려 말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림이나 놀이 중에 한 말을 고쳐 주지 말고 날짜와 함께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가해자 측이 꺼내는 세 가지 논리, 하나씩 반박합니다
첫째는 아이 말만 믿고 사람을 잡는다는 이른바 진술 오염 프레임입니다. 영상녹화는 아이의 첫 진술을 조사자의 질문까지 포함해 원본으로 남깁니다. 유도 질문이 있었는지는 그 영상으로 확인됩니다. 부모가 되묻지 않았고 조사가 전문 기관에서 이뤄졌다면 이 공격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둘째는 학원이 문을 닫으면 다른 아이들과 강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원장의 호소입니다. 학원을 위험하게 만든 것은 신고가 아니라 범행과 그것을 막지 못한 운영입니다. 같은 교실에 있던 다른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수사가 필요합니다.
셋째는 취업제한이 생계를 끊는 이중 처벌이라는 주장입니다. 취업제한은 벌을 한 번 더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일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입니다. 법은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의 예외까지 이미 두었습니다(아청법 제56조 제1항 단서). 그 예외에도 들지 못한 사람의 생계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먼저라는 것이 이 법의 결론입니다.
아이가 입을 연 날 부모가 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들은 말을 적고, 학원에는 말하지 않고, 센터와 경찰로 가는 것입니다. 부모가 그날 흔들리지 않으면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