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죄 변호사가 역고소당한 성범죄 피해자를 위해 하는 일은, 가해자가 내민 '불기소됐으니 거짓 신고'라는 등식을 수사기관 앞에서 깨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성폭행 신고가 불기소되거나 무죄가 났다는 사정만으로 신고를 허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습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역고소는 피해자를 피의자 자리에 앉혀 고소를 거두게 하거나 합의를 받아 내려는 공격이고, 성범죄 고소가 무고로 쉽게 뒤집힌다는 '무고 공포론'이 그 공격에 힘을 실어 줍니다. 그러나 무고죄는 신고가 거짓이라는 점이 증명돼야 성립하고, 증거가 모자라 처벌하지 못했다는 결론은 신고가 거짓이었다는 결론과 전혀 다릅니다.
무고죄 변호사가 역고소 통지를 받은 날부터 하는 일
역고소 사건을 단계로 나누고, 단계마다 가해자 측이 노리는 것과 변호사가 하는 일, 피해자가 피할 행동을 한 줄에 놓았습니다.
| 단계 | 가해자 측이 노리는 것 | 변호사가 하는 일 | 피해자가 피할 것 |
|---|---|---|---|
| 역고소 사실을 안 날 | 겁을 주어 고소 취하나 합의로 몰기 | 선임계 제출, 담당 수사관에게 걸린 혐의 확인 | 가해자에게 직접 따지기 |
| 고소장 확보 | 원사건 기록 속 약한 대목 키우기 | 정보공개청구로 역고소장과 원사건 기록 확보 |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으로 메우기 |
| 조사 전 | ’불기소는 곧 허위’라는 등식 세우기 | 판례와 무고 성립요건을 담은 의견서 제출 | 원사건에 없던 새 이야기 보태기 |
| 피의자 조사 | 원사건 진술과 어긋난 답 끌어내기 | 조사 동행, 조서 문구 확인 | 준비 없이 혼자 출석하기 |
| 처분 뒤 | 결과에 불복하며 다툼 이어 가기 | 불복 절차 대응, 반격 여부 검토 | 서둘러 합의서에 서명하기 |
둘째 칸을 위에서부터 읽으면 가해자 측의 계획이 한 줄로 이어집니다. 겁을 주어 물러서게 하고, 원사건 기록에서 약한 대목을 골라 '불기소는 곧 허위'라는 등식을 세운 뒤, 조사에서 원사건 진술과 어긋난 답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변호사는 그 등식이 조서에 들어가기 전에 판례와 무고 성립요건을 담은 의견서를 먼저 건넵니다. 역고소에 합의금 반환 요구까지 붙어 올 때의 단계별 대응은 (무고죄 역고소 뒤 합의금 반환 요구)에 따로 있습니다.
오른쪽 칸도 가볍게 보시면 안 됩니다. 역고소를 당한 피해자는 억울함에 가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조사에서 원사건보다 더 강하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그 순간 생기는 작은 어긋남이 가해자가 가장 기다리는 재료입니다.
불기소되면 무고가 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156조의 무고는 남을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에 빠뜨리려고 거짓 사실을 신고해야 성립하고, 대법원은 신고가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며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무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판시 취지(대법원 2018도2614) — 성폭행 피해 신고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되거나 무죄로 끝났더라도, 그 결과가 곧 거짓 신고의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고를 판단할 때에도 피해자가 처했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진정한 피해자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는 잣대로 피해자의 설명을 쉽게 물리쳐서는 안 됩니다.
이 판결의 사건은 무고 공포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 줍니다. 직장 선배가 기습적으로 키스했다며 강제추행으로 신고한 피해자가 불기소 뒤 거꾸로 무고로 고소당했고, 재정신청으로 기소까지 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손을 잡고 걷는 CCTV 장면이 크게 작용해 유죄가 나왔고 항소도 기각됐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니 원사건이 불기소나 불송치로 끝났다고 해서 역고소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무고 사건에서 따지는 것은 피해자가 거짓인 줄 알면서 신고했느냐이고, 그 반대편에 놓을 재료는 피해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 직후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기록, 진료 기록, 신고에 이르기까지의 경위가 그것입니다.
가해자가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며 역고소했을 때
첫 번째 모양은 원사건의 사실을 통째로 부인하는 역고소입니다. 심앤이가 이런 역고소를 불송치로 끝낸 사건의 경찰 결정서에는 늦게 한 고소와 증거 부족만으로는 무고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 담겼습니다.
상황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한 방을 쓰게 된 친구에게 원치 않는 성관계를 당한 피해자는, 여러 번 거절하고 피하다 다음 날 예정보다 일찍 혼자 돌아왔습니다. 몇 달 뒤 그 친구가 자신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간으로 고소했지만, 가해자가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고 맞서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되자 가해자는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쟁점을 성관계가 실제로 있었는지로 좁히고 세 차례 진술을 정리해, 거절한 말과 몸짓, 가해자의 행동처럼 겪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과 바로 신고하지 못한 사정을 2차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하도록 도왔습니다. 의견서에서는 증거가 모자라 불송치됐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례를 들고, 피해 직후 이야기를 들은 참고인과 정신과 치료 기록으로 진술을 받쳤습니다.
결과무고 혐의 불송치(혐의없음)
사건 전문 보기 →블랙아웃 사건에서 가해자가 영상을 내밀 때
두 번째 모양은 가해자가 합의된 관계였다며 영상이나 사진을 앞세우는 역고소입니다. 모텔 복도 영상이 원사건 불송치의 근거가 되고 무고 고소로까지 이어진 경우입니다.
상황업무에 도움을 주겠다는 직장 대표와의 저녁 자리에서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마시고 정신을 잃은 피해자는, 다음 날 집에서 깨어나 가해자에게 이끌려 모텔에 간 장면과 구강성교를 요구받은 장면을 조각조각 떠올렸습니다. 가해자가 내민 모텔 복도 영상에 피해자가 비교적 멀쩡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는 모습이 담겨 있자 수사기관은 심신상실로 보기 어렵다며 불송치했고, 가해자는 오히려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정보공개청구로 원사건 기록 일체를 받아 사실관계를 다시 짰고, 의견서에서 평소를 훨씬 넘는 음주와 전날까지 먹던 정신과 약, 과로가 겹쳐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위 고소를 하려던 사람이라면 불리할 수 있는 영상을 스스로 찾아 나서지 않았을 것이고, 고소로 얻은 것 없이 변호사 비용과 직장 경력의 손해만 떠안았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결과무고 혐의 불송치(혐의없음)
사건 전문 보기 →기억이 끊긴 상태에서 입은 피해를 입증하는 길은 준강간·준강제추행에서 따로 다룹니다.
무고에 모욕까지 묶어 고소해 오면 어떻게 하나요?
혐의마다 성립요건을 따로 따져 하나씩 무너뜨리면 됩니다. 가해자는 역고소를 한 가지 죄명으로만 걸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괴로움에 내뱉은 말까지 모아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덧붙여 피의자 신분을 무겁게 만들려 합니다.
성희롱 고소 뒤 무고와 모욕으로 함께 역고소된 사건에서 심앤이는 두 혐의의 요건을 따로 반박해 모두 불송치 결정을 받아 냈습니다(사건 보기).
무고죄 변호사 비용과 국선변호인, 무엇이 가능한가요?
역고소 대응 비용은 피해자가 먼저 부담하지만, 근거 없는 역고소였다면 그 손해를 역고소한 사람에게 청구할 길이 있습니다. 반면 수사 단계에서 국가가 무고 사건의 변호인을 붙여 주는 경우는 좁습니다.
| 항목 | 어떻게 되나 | 근거 |
|---|---|---|
| 원사건의 피해자 국선변호사 |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를 돕도록 검사가 선정 |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6항 |
| 무고 사건 수사 단계의 국선 | 구속영장 심문 때 판사가 직권으로 선정 |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 |
| 무고 사건이 기소된 뒤 | 구속, 빈곤 등을 이유로 한 청구 등 요건을 갖추면 법원이 선정 | 형사소송법 제33조 |
| 역고소 대응 사선 비용 | 피해자가 먼저 부담 | 선임 계약 |
| 근거 없는 역고소의 손해 | 혐의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모르고 고소했다면 배상 책임 | 대법원 95다45897 |
| 허위 역고소 자체 | 역고소가 허위라면 그 자체가 무고죄 | 형법 제156조 |
다섯째 줄이 '무고죄 변호사 비용 청구'의 근거입니다. 대법원은 고소인이 상대에게 범죄 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채 고소했다면, 그 고소로 상대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청구에는 위자료와 함께 역고소를 막느라 쓴 변호사 비용을 넣고, 인정 범위는 법원이 따집니다. 그래서 무고 사건의 선임계약서와 영수증, 의견서 사본을 모아 두셔야 합니다.
손해를 입증하는 방식은 변호사비용 청구에서 다루는 형사 비용 청구와 비슷합니다. 다만 무혐의 결정만으로 배상이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으므로, 역고소인이 사실을 알면서 고소했다는 정황을 무고 사건 기록에서 함께 찾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무고죄 변호사 없이 조사받아도 되나요?
혼자 출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권하지 않습니다. 무고 조사는 지금 걸린 혐의만이 아니라 원사건의 경위와 그때의 인식까지 다시 묻기 때문에, 준비 없이 들어가면 원사건 진술과 다른 표현이 조서에 남기 쉽습니다. 원사건을 함께 진행한 변호사가 무고 사건까지 맡으면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볼 필요가 없어 대응이 빨라집니다.
변호사를 고를 때는 세 가지를 확인하세요. 피해자 편에서 무고 역고소를 방어해 본 곳인지, 조사 전에 의견서를 낼 계획이 있는지, 무혐의 뒤 반격까지 함께 따져 줄 수 있는지입니다. 성범죄 가해자를 대리해 피해자를 무고로 맞고소하는 일도 하는 곳이라면 처음부터 거르세요. 그곳의 무고 경험은 반대편 자리에서 쌓은 것이고, 가해자 사건도 맡는 곳인지는 (성범죄 전문 법무법인 고르는 법)의 확인 질문으로 가려낼 수 있습니다. 조사 대비 요령은 수사절차(경찰·검찰)에, 역고소 전반의 대응은 무고죄 방어에 모아 두었습니다.
역고소 통지를 받았다면 그날 정보공개청구로 역고소장과 원사건 기록부터 받아 두세요. 조사 날짜는 조정하되 진술은 변호사와 정리한 뒤에 하고, 사건 직후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기록과 진료 기록은 원본 그대로 모아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