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다 뿌린다", "회사에 알리겠다", "고소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이런 말을 들었다면 협박죄는 이미 성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협박죄는 보통 사람이 겁을 먹을 만한 해악을 알렸고 듣는 사람이 그 뜻을 알아들었으면 완성되며, 내가 떨었는지나 상대가 정말 실행할 생각이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입니다(2007도606).
달라지는 것은 죄명과 무게입니다. 무엇을 빌미로 삼았는지, 왜 그 말을 했는지, 무엇을 요구했는지에 따라 법정형이 벌금으로 끝날 수 있는 죄에서 1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벌어지고, 처벌불원서 한 장으로 사건이 끝나는지도 이 세 가지에 따라 정해집니다.
협박죄 성립요건 3가지와 판례
첫째, 해악을 알려야 합니다. 생명과 신체, 명예, 비밀, 직장, 재산에 대한 해악이 모두 해당하고, 말이나 글이 아닌 태도나 거동으로 알려도 협박입니다(대법원 2023도17896). 가족이나 회사처럼 나와 밀접한 제3자를 해치겠다는 말도 나에게 공포심을 줄 정도라면 나에 대한 협박이 됩니다(대법원 2010도1017).
둘째, 그 해악이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법원은 두 사람의 관계와 지위, 말이 나온 상황, 앞뒤 사정을 한꺼번에 봅니다(대법원 2011도10451). 헤어진 연인이 사적인 사진을 갖고 있다는 사정, 말한 사람이 직장 상사라는 사정은 같은 문장의 무게를 키웁니다.
셋째, 상대방이 그 의미를 알아들어야 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입니다.
판시 취지: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을 알려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관계없이 협박죄는 기수에 이릅니다. 해악의 고지가 도달하지 않았거나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에만 미수로 봅니다(대법원 2007도606 전원합의체).
그러니 겁먹지 않은 척 답장했다고 고소를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협박죄는 피해자가 얼마나 무서워했는지를 증명하는 죄가 아닙니다. 다만 그 뒤 달라진 일상은 형을 정할 때 무게가 되므로 날짜와 함께 적어 두세요.
조사에서 가해자가 가장 자주 내놓는 변명은 "홧김에 한 소리", "진짜 할 생각은 없었다"입니다. 대법원은 협박의 고의에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대법원 90도2102). 예외는 순간적인 욕설이라 해칠 뜻이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뿐이고, 사진이나 직장, 가족을 구체적으로 짚은 말은 그 예외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유포·폭로·보복, 협박 유형별 죄명 분기표
아래 표는 상대가 한 말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조문과 법정형, 그리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처벌불원서)을 냈을 때 사건이 어떻게 되는지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합의를 재촉받고 있다면 마지막 칸부터 확인하세요.
| 상대가 한 말이나 행동 | 적용 조문 | 법정형 | 처벌불원서를 내면 |
|---|---|---|---|
| ”가만두지 않겠다”, “찾아가겠다” | 형법 제283조 협박 | 3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 벌금 등 | 공소 제기 불가 |
| 흉기를 보이거나 여럿이 몰려와 위협 | 형법 제284조 특수협박 | 7년 이하 징역, 1천만 원 이하 벌금 | 처벌 절차 계속 |
| ”사진·영상 뿌린다”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 1년 이상 유기징역 | 처벌 절차 계속 |
| ”폭로하지 않는 대신 돈을 보내라” | 형법 제350조 공갈 | 10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 벌금 | 처벌 절차 계속 |
| ”고소 취소 안 하면 두고 보자”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9 | 1년 이상 유기징역 | 처벌 절차 계속 |
| 겁주는 메시지를 되풀이해 보냄 |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3호 | 1년 이하 징역, 1천만 원 이하 벌금 | 공소 제기 불가 |
| 원치 않는 연락과 방문이 이어짐 | 스토킹처벌법 제18조 | 3년 이하 징역, 3천만 원 이하 벌금 | 처벌 절차 계속 |
같은 "두고 보자"라도 빌미가 영상이었는지, 이유가 고소였는지, 요구가 돈이었는지에 따라 표의 칸이 바뀝니다. 그래서 고소장에는 협박 문구만 옮기지 말고 그 말이 나온 이유와 요구 사항을 함께 적어야 무거운 조문으로 판단됩니다.
마지막 칸의 차이도 큽니다. 일반 협박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확인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재판 중이면 공소기각 판결로 끝납니다(형법 제283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그 뜻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밝힐 수 있지만 한 번 밝히면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제232조). 촬영물·보복·공갈·스토킹은 합의해도 수사와 재판이 이어집니다. 고소한 뒤 날아드는 협박을 행위별로 끊어 내는 방법은 2차 가해·보복범죄 대응에서 이어집니다.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는 협박도 처벌되나요?
처벌됩니다. 알리겠다는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협박은 성립합니다. 비밀이 퍼지면 관계와 평판이 무너진다는 해악을 알린 것 자체가 협박이고, 그 협박으로 만남이나 연락을 억지로 하게 했다면 형법 제324조 강요죄까지 문제 됩니다.
고백을 거절당하자 피해자의 개인사를 회사 게시판에 알리겠다며 만남을 요구한 직장 동료에게 심앤이는 사과 메신저를 자백으로 내세워 협박 혐의 송치를 받아 냈습니다(사건 보기).
사진·영상을 빌미로 한 협박은 무엇이 다른가요?
형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촬영물이나 그 복제물로 협박하면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그 협박으로 연락이나 만남처럼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면 3년 이상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2024년 개정으로 합성·편집물을 쓴 협박도 같은 조문에 들어갔습니다.
촬영물이 한 번이라도 찍히거나 복제된 적이 있고 그것을 내세워 퍼뜨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주었다면, 협박하는 자리에서 영상을 보여 주지 않았거나 그때 파일을 갖고 있지 않았어도 이 조문으로 갑니다(대법원 2023도17896). 협박을 받은 직후 시간대별로 할 일은 (동영상 유포 협박 대응표)에, 이미 퍼졌을 때의 삭제 요청까지 포함한 조문별 대응은 촬영물 유포·유포협박에 있습니다.
나체 사진을 빌미로 한 협박에서 가해자가 선고 직전 공탁으로 형을 낮추려 한 경우입니다.
상황피해자는 앱으로 알게 된 상대의 카카오톡으로, 그의 여자친구라는 사람에게서 피해자의 알몸 사진을 가지고 있으니 당장 연락하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연락하자 협박은 오히려 이어졌고, 가해자는 피해자의 실명과 직장을 들먹이며 몰아붙였습니다. 수사 내내 부인하던 가해자는 공판에 이르러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공소장과 증거목록을 확보해 공판에 직접 출석했고, 실명과 직장을 되풀이해 거론한 수법이 계획적이라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선고를 앞두고 가해자가 300만 원을 일방적으로 공탁하자 피해자에게 받을 뜻이 없다는 입장과 자필 엄벌탄원서를 곧바로 제출했습니다.
결과징역 1년 6개월 ·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과 40시간의 치료강의 수강
사건 전문 보기 →'고소하겠다'는 말도 협박죄 성립요건에 들어가나요?
피해자가 하는 말이라면 원칙적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권리행사로서 해악을 알린 경우 그것이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으면 협박이 아니고, 겉모습만 권리행사일 뿐 실질이 권리 남용이면 협박이라고 봅니다(대법원 2007도606 전원합의체).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피해자의 말은 법이 보장한 고소권의 행사입니다.
가해자가 합의금 이야기를 꼬투리 삼아 공갈로 되받아치기도 합니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며 합의금을 요구하고 고소한 사안에서, 고소권 행사에 수반한 언행은 권리남용에 이를 정도가 아니면 공갈이 되지 않고 성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갈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합의금을 입에 올렸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고소가 협박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가해자가 "취소하지 않으면 무고로 고소하겠다"며 권리행사의 모양을 빌려 입을 막으려 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목적이 고소 취소이고 수단이 겁주기라면 권리 남용으로 볼 여지가 크고, 고소를 거두게 하려는 목적의 협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보복범죄로 따로 무겁게 다룹니다.
가해자가 권리행사의 모양을 빌려 피해자를 거꾸로 고소한 경우입니다.
상황성추행 사건을 합의로 마무리해 가해자가 기소유예를 받은 뒤, 약 60세 연상인 가해자는 태도를 바꿨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갇히고 겁박당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공갈로 고소했고, 준 돈을 되돌려 달라는 연락을 멈추지 않다가 피해자의 가족까지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응심앤이는 피해자가 더는 연락받지 않겠다는 뜻만 짧게 남기고 대응을 멈추도록 한 뒤, 정보공개청구로 가해자가 낸 고소장부터 확보했습니다. 그다음 가해자가 한 일을 공갈미수·협박·무고·스토킹 네 갈래로 특정해 맞고소했고, 죄책감과 두려움을 부추겨 돈을 받아 내려 한 행위가 공갈의 해악 고지에 해당한다는 점과 거짓 고소장을 낸 순간 무고가 완성된다는 점은 하급심 판례로 뒷받침했습니다.
결과공갈미수·협박·무고·스토킹 모두 인정돼 검찰 송치
사건 전문 보기 →사이버 협박죄 성립요건, 메시지·게임 채팅도 같나요?
같습니다. 법에 '사이버 협박죄'라는 이름의 조문은 따로 없습니다. 해악을 알리는 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DM이나 카카오톡, 게임 채팅으로 보낸 한 번의 협박도 형법 제283조로 판단합니다.
온라인에서 달라지는 것은 반복입니다. 불안감을 주는 글이나 이미지를 되풀이해 보내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원치 않는 연락과 게시가 지속되면 스토킹범죄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가 되면 접근금지나 전화·메신저를 통한 접근 금지 같은 잠정조치의 길도 열립니다(스토킹처벌법 제9조).
과장된 말이 오가는 게임 채팅이라도 법원이 보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와 말이 나온 경위입니다. 상대가 내 실명이나 주소, 학교를 언급했다면 장난이었다는 변명은 힘을 잃습니다.
공갈 협박죄 성립요건, 돈을 요구받았다면
협박으로 겁을 준 뒤 돈이나 재산상 이익을 받아 내면 공갈죄입니다(형법 제350조). 돈을 보내지 않았어도 공갈미수로 처벌되므로(제352조), 요구를 거절했다고 사건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폭로를 멈추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요구 메시지와 계좌번호, 송금 내역은 협박과 돈을 잇는 증거여서, 돈을 보냈다면 공갈로, 보내지 않았다면 공갈미수로 같은 자료가 쓰입니다. 고소장에는 요구받은 금액과 날짜, 보낸 금액을 나눠 적으세요.
협박죄 고소 준비, 녹음과 처벌불원서
협박 통화는 녹음해도 됩니다. 통화 당사자가 상대 몰래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고(대법원 2002도123), 이 법이 금지하는 것은 제3자가 남의 대화를 엿듣는 녹음입니다. 메시지는 캡처와 함께 원본 대화를 보존하고, 다른 사람을 거쳐 전해진 협박이라면 전달한 사람의 이름과 날짜를 적어 두세요.
고소장에는 협박 문구 원문, 받은 일시와 경로, 그 말이 나온 이유와 요구 사항을 적습니다. 형법 협박죄에는 친고죄처럼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한다는 제약이 없고, 공소시효는 5년입니다. 조사와 송치로 이어지는 흐름은 수사절차(경찰·검찰)를 펼쳐 보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조심할 순간은 가해자 쪽이 처벌불원서를 요구할 때입니다. 일반 협박이라면 그 서면 한 장으로 사건이 끝나고 되돌릴 수 없습니다. 처벌불원서는 합의금 입금과 합의서 조항을 확인한 뒤에야 쓰는 문서입니다. 촬영물이나 보복 협박이라면 서면을 써도 처벌은 계속되니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실제 사례
심앤이가 실제로 대리한, 이 주제의 사건 기록이에요.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