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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지연 대표변호사

징역 2년 / 집행유예 3년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 합의금 6,000만 원

  • 사건

    가해자는 서로 안면 정도만 있었던 대학 선배고, 새해 동창회 자리에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피해자는 2차 자리에서 평소 주량을 넘겼습니다.
    몸은 아예 못 가누고, 기억만 드문드문 하는 만취 상태가 됐습니다.

    자리를 파하고 길에서, 가해자는 자기가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면서 다른 사람들을 먼저 보냈습니다.
    가해자는 이미 이때부터 만취한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서 성폭행할 생각이었습니다.

    피해자는 택시 기사님께 간신히 집 주소를 이야기하고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는 모텔로 가달라고 했고,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려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모텔 앞이었습니다.
    피해자는 너무 어지럽고 정신이 없어서 반항도 못하고 가해자에게 끌려갔습니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모텔방 안이었고, 가해자가 피해자의 옷을 강제로 벗기면서 몸을 만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취해서 목소리도 안 나오고 손끝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가 강간을 시작했을 때, 성관계 경험이 없었던 피해자는 찢기는 아픔에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프다고, 그만 하라고 간신히 말을 했지만, 가해자는 마치 들리지도 않는 것처럼 강간에 몰두했습니다.
    피해자는 너무 아파서 계속 소리를 지르다 정신을 잃었습니다.

    새벽에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가해자는 이미 방에서 나가고 없었습니다.
    침대 시트는 피로 흥건했고, 바닥에는 속옷과 겉옷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핸드폰에는 피해자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전화가 가득했습니다.

    피해자가 카톡으로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따지자, 가해자는 네가 동의해서 했다는 기계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어쨌든 미안하다, 실수였다, 서로 잊고 넘어가자는 말에는 아무런 진심이 없었고, 가해자는 그냥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 싶은 듯했습니다.

    대학 동창들 사이에서 성폭행 피해자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피해자는 신고도 못 하고 1년이 넘도록 혼자서 견뎠습니다.
    그냥 내가 처신을 잘못 한 것인가 하는 죄책감이 피해자를 짓눌렀습니다.
    친한 친구에게 어렵게 이 이야기를 했는데, 나 같으면 그냥 넘어간다는 친구의 말에 피해자는 싸울 힘을 잃었습니다.

    피해자는 이 일로 퇴사한 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1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는 도저히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심앤이를 찾았습니다.

  • 심앤이의 역할

    1. 피해자의 결심

    사건 전략을 짜고, 경찰조사 진술대비를 마치고, 고소장까지 작성해서 이제 제출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너무 무섭다며 고소를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의 망설임이 굳은 결심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심앤이의 모든 담당자들이 피해자의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이번에 용기를 내면 가해자에게 네 잘못을 알려줄 수 있다고, 그래야 피해자의 삶도 달라진다고 설득했습니다.
    열흘 정도의 망설임 끝에 피해자는 다시 결심했고, 이후 다시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2. 피해자 진술 신빙성 확보, 수사관 설득

    증거는 가해자의 단순 사과 카톡, 피해자가 쓴 일기, 사건을 전해들은 룸메이트의 증언, 산부인과 진료기록 같은 간접증거가 전부였습니다.
    결국 진술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게다가 고소가 늦어진 불리함까지 있었습니다.

    진술대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피해자 조사에서 경찰 수사관을 설득하고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모든 진술에서 디테일을 살리고, 당시 기억과 감정을 세세하게 연결하고, 정황증거들을 계산하에 배치해서 신빙성을 최대한 높였습니다.
    경찰조사에서도 동행한 변호사가 계속 보강진술을 하면서 수사관이 피해자의 심경을 납득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덕분에 수사관이 조사 도중에 이건 준강간이 맞다고 이길 수 있다고 확실히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3. 가해자의 실수 추궁

    가해자는 처음 수사관의 연락을 받고 자기는 성관계도 한 적이 없고, 모텔방에 재워주고 그냥 나왔을 뿐이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경찰조사에 출석할 때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동의를 받고 성관계를 했다고 말을 바꿨지만, 이미 진술을 번복한 것이기 때문에 심앤이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덕분에 가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이때부터 급격히 떨어졌고, 상황이 불리해지자 가해자 변호사가 먼저 합의 이야기를 꺼낼 정도였습니다.

  • 결과

    정말 어려운 사건이었는데도, 경찰은 유죄라고 판단하고 1개월만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찰에서도 피해자 변호사 의견서와 엄벌탄원서를 통해 굳히기에 들어갔고, 추가 조사 없이 곧바로 기소처분(구공판)이 나왔습니다.

    재판단계까지 가자 사건을 완전히 포기하고 합의를 요청해왔습니다.
    가해자의 자백과 피해자 증인신문을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협상을 시작했으며,
    가해자가 당장 마련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던 6,000만 원까지 합의금을 높여서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끝냈습니다.

    물론 합의를 했어도 가해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성범죄 전과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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